고난은 성령의 열매를 맺는 기회        
   

 나의 영적  스승 께서는 코가 찡찡하다고 하더니, 계속 콜록콜록 하셨다. 감기가 너무 심하여, 밤에 오신 손님을 만나기가 상당히 어려웠다고 한다. 그 다음날은 더 심하여 콧물, 기침, 몸살까지 겹쳐 목소리가 잠겨 잘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약속된 손님들과의 만남을 여전히 진행하였다 전에 심하게 앓으셨는데, 이번에도 심하게 찾아왔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감기가 와도 약은 절대 안 드시기 때문이다.

저는 감기가 찾아오면 점점 더 심하게 될 때까지 참고 견디며 가요. 하나님만 의지하고 약과 병원을 의지하지 않기로 했기 때문에 약을 먹지는 않아요. 그래서 온몸이 기침, , 몸살 등으로 최대 고통의 순간까지 갈 때까지 가죠. 그 고통을 참고 견디다 보면 어느 순간에 언제 그랬냐는 듯이 깨끗하게 사라져버려요. 이것이 제가 감기를 해결하는 방법이에요.”

더군다나 제게 주신 모든 환경은 성령의 열매 즉 어려운 환경을 참고 견디는 인내의 열매,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최선을 다해 충성하라는 충성의 열매, 그리고 사랑의 열매를 맺으라고 하나님께서 주신 환경이기 때문에 저는 그 환경을 피해가거나 쉽게 가거나 하는 것을 원치 않아요. 이러한 환경은 하나님께서 성령의 열매를 풍성히 맺어 예수님의 모습을 많이 닮으라고 주신, 영적으로 유익한 시간들이기 때문에 그러한 환경을 피해가려는 것은 영적으로 손해를 많이 보는 거예요. 그리고 하나님께서는 십자가를 벗어버리고 편하게 살려는 엄살 부리는 마음을 제일 싫어하시거든요.”

언제나 그렇듯이 선생님은 아무리 몸살이 오고 열이 나고 기침이 심하여 목소리가 제대로 나오지 않더라도 약속한 손님을 만나고, 또한 성무일과로 정해진 시간들을 철저히 지키며 사셨다. 강직성 척추염에다 일상적인 몸의 고통에 감기가 가중되어 힘들고 어렵지만, 그래도 주님과 정한 시간에 기도를 어김없이 드리고 말씀을 묵상하고 손님과의 약속 시간을 충실하게 지켜 가시는 것이다. 그렇게 고통을 묵묵히 받아들이며 나아가시던 일주일쯤, 심하던 감기가 언제 그랬냐는 듯 씻은 듯이 나아버렸다.

언젠가 선생님께서 이런 말씀을 하셨다. “더위를 극복하는 방법은 더위로 더위를 극복하는 거예요. 사람들은 더위가 오면 더위를 해결하기 위해 더위를 피해 시원한 산으로 강가로 바닷가로 가지만 저는 더위로 더위를 극복해요. 무더운 여름 특히나 습도가 많은 날은 숨이 콱콱 막히죠. 배탈이 나기 때문에 얇은 이불을 덮고 있어야만 하고, 두꺼운 요 위에 계속 누워 있어야 하기 때문에 등은 땀으로 흥건하고 숨이 막힐 지경이죠. 그것을 견디다보면 견딜 수 없는 한계점에 다다르게 돼요.”

그러면 기적으로 도우시는 하나님의 은총을 경험하게 되죠. 제 속에서 역사하시는 생명의 능력이 강하게 역사하여 말할 수 없는 평강과 기쁨이 제 안에 가득 차게 되죠. 그러나 언제나 생명의 능력을 나타내셔서 위로하시고 힘을 주시는 것은 아니에요. 더 큰 고통을 참고 견딤으로 더 큰 인내, 더 큰 희생을 바치기를 원하시는 하나님의 뜻이 있기 때문에 엄청난 고통을 견디도록 하실 때가 많죠. 점점 갈수록 고통은 더욱더 심해지는 것 같아요. 그것이 하나님께서 정하신 성장의 원리이기도 하고요.”

선생님은  말씀 가운데 죽으면 죽으리라는 각오로, 극심한 연단의 과정을 지나가실 때 한여름에도 두꺼운 겨울 스웨터를 입고 지내셨다. 선풍기가 없던 때이기도 하지만, 부채도 부치지 않았고 모기가 물어도 쫓아내지 않으셨다. 안방과 멀리 떨어져 있는 사랑방에 거쳐하셨던 선생님은 한겨울에 불이 거의 들지 않는 냉방에서 겨울을 보내야만 했던 적도 있으셨다. 그로 인해 발이 심한 동상에 걸려 여러 해에 걸쳐 많은 고생을 하셨다. 그러나 그러한 고난을 기꺼이 받아들이셨다. 모든 것이 주님께서 허락하신 환경이기에 어떠한 환경과 조건 가운데서도 감사하셨다.

왜 고생을 그렇게 사서 하시느냐? 고행주의냐?”라고 반문할 분들이 계실지 모르겠다. 선생님의 영적 삶의 자세와 영적 가치관은 모든 환경이 우연히 온 것이 아니고, 이유 없이 주어진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 모든 만물의 일거수일투족을 다 아시고 섭리하시고 운행하시는 하나님의 허락하심 속에 주어진 것이 환경인 것이다. 그런 환경을 주신 하나님의 목적은 그 환경 속에서 성령의 열매를 맺으며 예수님의 형상을 닮으라고 주신 하나님의 선물이라는 것이다.

예수님과 같이 온전한 사랑을 실천하고 원수까지 사랑하라는 말씀을 실천하려면, 미워할 수밖에 없고, 원망할 수밖에 없는 원수와 같은 어려운 사람이 나타나야 한다. 예수님과 같은 온전한 충성을 실천하는 사람이 되려면, 쉽고 편안하고 조건이 다 갖춰진 상황에서 충성하는 것은 누구든지 할 수 있다. 그러나 충성할 수 없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 충성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극한 환경 속에서의 충성은 아름다운 빛인 것이다. 예수님의 위대하심과 거룩하심이 여기에 있는 것이다.

너희가 너희를 사랑하는 자를 사랑하면 무슨 상이 있으리요. 세리도 이같이 아니하느냐? 또 너희가 너희 형제에게만 문안하면 남보다 더 하는 것이 무엇이냐. 이방인들도 이같이 아니하느냐? 그러므로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의 온전하심과 같이 너희도 온전하라”(5:46-48).

김경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