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결핍장애 증후군

예수결핍장애 증후군을 퇴치하자

최근 맹위를 떨쳤던 구제역의 근원은 한 농장주의 동북아시아 지역 여행과 이 지역 출신 외국인 근로자 고용이라는 역학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를 보면서 한국교회가 안고 있는 영적인 구제역에 대하여 고민을 해보기로 한다.

구제역과 한국교회
국립수의과학검역원에 따르면, 지난 1월 포천 1차 발생 농장의 경우 동북아 출신 근로자가 지난 해 9월 입국했고, 11월에는 옷과 신발 등 국제우편물이 들어왔는데, 이곳 구제역이 작년 동북아에서 집중 발생한 바이러스 A형이었다.
또 강화 지역에서 최초로 발생한 소 사육농가의 주인은 지난 3월 동북아 지역 해외여행을 다녀온 뒤 소독 방역조치 없이 농가로 들어간 것으로 조사됐다. 원래 전염병이란 것이 예방은 쉬우나 일단 발병했다고 하면 삽시간에 번지기 때문에 퇴치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몇 사람의 부주의와 무분별함이 부른 구제역의 피해는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참혹했다. 소, 돼지 살처분에 따른 직접 피해에다 육류수출 중단, 지역경제 위축, 방역작업 비용, 소비위축에 따른 피해 등을 합치면 국가적 손실은 수천억 원에 이른다.
그렇다면 교회는 어떠한가? 현대교회는 지금 세속의 흐름에 대책 없이 노출되어 있다. 외모지상주의가 판을 치고, 기복주의, 믿음만능주의, 대형주의, 물량주의, 성공주의라는 바이러스가 그리스도의 몸을 덮쳐버렸다. 마치 구제역에 걸린 돼지나 소가 시름시름 앓다가 무기력하게 죽어가는 것처럼, 교회도 지금 마귀적인 구제역에 걸려 꼴이 말이 아니다.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어야 할 교회가 안티기독교 세력의 확산과 세인들의 지탄, 성도들의 무기력으로 빈사상태다.
성전 건물은 크고 주일이면 수백, 수천, 수만 명이 모이고, 이것저것 많은 프로그램들이 진행되고 있지만, ‘이건 아닌데’하는 공허함이 밀려오는 것은 어찌된 일인가. 대부분의 성도들이 우리를 구원하신 예수님을 닮아가는 일과 천국의 상급보다는, 세상에서 잘 되고 부요하게 되는 것을 추구하고 있는 현실이다. 교회는 세속을 거슬러 하나님 나라에 들어가기 위해 준비하는 곳이다. 육적으로 잘되기보다는 영적으로 잘되어야 하고 천국의 상급을 추구해야 하는 곳이다. 그런데 자꾸 세상에서 잘되려 하고 세상을 닮아가고 있다. 무엇이 문제인가?

예수 결핍 장애
세계적인 미래학자인 레너드 스윗(63·드루 신학대 석좌교수) 박사는 이를 ‘예수결핍장애(Jesus Deficit Disorder)’라고 진단했다. 그는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크리스천’ 설문조사(2007년)에서 8위에 올랐던 인물이다. 당시 20만 명이 넘는 기독교 지도자가 참여한 조사임을 감안할 때 그의 영향력은 상당하다.
“예수님의 교회에 예수님이 없는 것이다. 교회가 그리스도 이외의 것으로 너무 변질됐다.”고 지적했다. 이런 ‘예수결핍장애’가 왜 생겼냐 하면 기독교의 성장과 부요를 숭배하면서부터 시작되었다는 것이다. “기독교는 미국에서 성공적으로 성장했다. 기독교인이 된다는 것은 아주 존경받는 일이었다. 그런데 교회가 예수님 대신 그 동안의 성공 그 자체를 예배하기 시작했다. 어느 세대나 축복이 있고 저주가 있기 마련이다. 우리 세대가 겪고 있는 저주는 바로 예수결핍장애이다.”
레너드 스윗의 지적처럼 오늘 날 현대교회는 심각한 ‘예수결핍장애’를 앓고 있다. 다들 예수님을 부르고 찾지만 예수님의 정신과 영성은 빠져있는 것이다. 주님께서 “살리는 것은 영이니 육은 무익하니라”(요6:63)고 하셨다. 그런데 우리는 이런 주님의 말씀을 육적인 것으로 변질시켜, 육신의 소욕을 좇아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닌가? 내가 추구하는 것들이 과연 말씀에 비추어 얼마나 합당한지 성찰해보자. 예수님을 본받아 성화되는 신앙목표는 어디에서 잃어버렸는가.
마귀는 우리에게 열심히 기도하여 세상에서 잘되라고 한다. 예수님의 정신과 영성을 본받아 사는 문제는 피곤하니 잊어버리고, 편하게 세속의 애정과 욕망 그리고 쾌락을 좇아가라고 한다. 하지만 이대로 무기력하게 당할 수만은 없다. 지금 교회를 덮쳐버린 마귀적인 구제역을 퇴치해야 한다. 전국이 구제역을 퇴치하기 위해 엄청난 비용을 들여 소독을 철저히 했듯이 교회도 영적인 소독과 같은 철저한 회개 절제 기도생활에 힘써야 하겠다. 하루 빨리 기복, 믿음만능, 대형, 물량, 성공주의라는 바이러스를 교회에서 퇴치해야 한다.
레너드 스윗 박사는 이렇게 역설했다. “지식이 아니라 경험적으로 하나님을 맛보고 느껴야 한다. 우리에겐 라이프(Life 삶 혹은 생명)가 필요한 것이지 뷰(View 관점)가 아니다. 왜냐하면 예수님의 본질이 생명이기 때문이다. 예수님을 믿는다고 할 때 ‘믿는다(Believe)’란 단어에서 e만 빼면, ‘Be Live(생명이 되어라)’가 된다. 예수님을 믿는 자는 생명이 되어야 한다.”

성화가 목표다
생명을 얻으려면 좁은 문으로 들어가 좁고 협착한 길을 다 가야만 마침내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좁은 문으로 들어가라. 멸망으로 인도하는 문은 크고 그 길이 넓어 그리로 들어가는 자가 많고, 생명으로 인도하는 문은 좁고 길이 협착하여 찾는 이가 적음이니라”(마7:13,14).
그런데 대부분 아직 좁은 길을 다 가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의 생명을 얻은 줄로 착각하고 있다. 천국 갈 준비가 다됐다고, 생명을 얻었다고 생각하니까 더 이상 추구해야 할 영적인 목표가 없어진 것이다. 그래서 자꾸 세상을 기웃거리는 게 아닌가. 아니다. 아직 우리는 가나안 땅을 확보하지 못한 광야성도들이다.
광야연단과정을 다 끝내고 하나님의 생명이 내주합일 된 분들이 성화(聖化)된 성도들이다. 이들은 진리를 깨닫자마자 세상의 환경이나 인연에 매이지 않고 즉시 생활 속에서 실천하였다. 어거스틴·토마스 아퀴나스처럼 대학자로서 이단사설에 맞서 진리를 확립하거나, 칼빈·루터처럼 부패한 교회를 새롭게 개혁하고, 웨슬리·허드슨 테일러처럼 수많은 교회를 개척하며 활발한 전도활동을 하신 분들, 하천풍언·마더 테레사·조지 뮬러처럼 구제와 봉사로 헌신하신 분들, 안토니오·프랜시스·분도 라브르처럼 철저한 수도생활을 하면서 어둠을 밝힌 분들도 있다.
이들은 각자 다양한 은사를 가지고 서로 다른 환경 속에서 수많은 사역을 감당했지만, 모두 하나님의 밝은 빛 가운데 말씀을 철저하게 실천하면서 생활한 성도들이었다. 우리의 신앙목표는 하나님의 생명을 얻어 성화되는 것이다. 우리 모두 성화(聖化)를 향해 달려가자!
이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