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희생이 자녀를 세웁니다

신은 모든 사람들에게 일일이 나타날 수가 없어서 인간에게 어머니를 주셨다.”라는 글을 읽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래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단어는 어머니라고 합니다. 어머니는 모든 이들에게 따뜻함과 포근함을 느끼게 하는 분입니다.

저에게도 그런 어머니가 두 분이나 계셨습니다. 한 분은 저를 낳으시고 기르시고 교육시키신 친정어머니이시고 다른 한분은 시어머니이십니다. 두 분의 어머니들은 세상에서는 한없이 작고 여린 모습이셨습니다. 그러나 여인은 사랑을 만들고 어머니는 기적을 일으킨다.”는 것처럼 우리들 앞에서는 가장 든든한 버팀목이요 기적이었습니다.

친정어머니는 자식들의 교육을 위해서는 어떠한 어려움이나 힘든 일도 헤쳐 나가셨던 분입니다. 아들 하나에 딸이 다섯이나 되는 딸 부잣집. 위로 두 언니는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편이라서 제가 초등학교 다닐 때에 결혼을 했지만 셋째 언니부터는 어머니께서 교육을 시키기 위해 온갖 고생을 하셨습니다. 동네 어르신들이나 집안의 어르신들까지도 어머니가 고생하면서 딸들을 도외지에 있는 학교에 보낸다고 나무라기도 하고 역정을 내기도 하셨답니다. 그러나 딸이라도 배워야 한다며 의지를 꺾지 않으시고 노력과 희생으로 뒷바라지를 하셨습니다. 다행이 우리 형제들은 모두 공부도 잘 하고 반듯하게 커주어서 어머니의 자랑스러운 자녀들로 지금은 각자의 자리에서 잘 살아가고 있습니다.

시어머니께서는 50여년 주님을 믿으며 기도로 가정을 세우시고 이끄신 분이십니다. 미신을 섬기는 집안이었는데 어머니께서 믿음을 갖게 되면서 한 분 두 분 믿음을 갖기 시작하셨고 지금은 집안의 거의 모든 친지 분들이 예수님을 믿는 믿음의 가정들이 되었습니다. 또한 아버님이 사업에 큰 어려움이 생기셨을 때 어머님의 철야기도의 응답으로 문제가 해결되었었다는 간증도 들었습니다.

두 분의 어머니들은 지금 제 곁에 안 계십니다. 시어머님은 작년 부활절 새벽에 주님의 부르심을 받으셨고 친정어머니는 몇 주 전에 주님 품으로 가셨습니다. 어머님들을 보내 드리면서 제가 마지막으로 할 수 있었던 말은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라는 말 뿐이었습니다. 다른 단어는 생각도 나지 않았습니다.

우리 가정들이 세워지고 잘 되기 위해서는 어머님들의 희생이 필요했습니다. 그분들의 희생이 없었다면 어찌되었을지 생각하기도 싫습니다. 간혹 어머니가 온전히 희생하지 못해서 자식들을 고생시키고 바르게 양육하지 못한 가정들도 보았습니다. 가정과 자녀들의 대한 책임을 소홀히 한 채 아버지 홀로 자녀를 키우는 가정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고 합니다. 요즘은 어머니들의 마음가짐과 희생이 정말로 중요합니다.

저도 부족하지만 어머니라는 이름이 붙은 사람입니다. 그러기에 그분들의 삶을 조금이라도 따라 살아야 먼저 가신 두 분의 어머님들을 만날 때 부끄럽지 않을 것 같습니다. 저도 언젠가는 그분들의 뒤를 따라 주님 품에 안길 날이 멀지 않았음을 보기 때문입니다.

가장 위대한 성인 중 한 분으로 꼽히는 어거스틴(354-430)참회록을 쓰기까지 굽이진 길을 거쳐 신앙의 길에 당도하였습니다. 그가 성경 속 진실을 마주하는 데에 여러 신학자의 영향을 받기도 했으나, 그의 일생 속에서 기도로 기다린 사람이 있었습니다. 바로 어머니 모니카였습니다. 기독교 가정에서 엄격하게 자란 그녀는 인내와 온유의 성품으로 사람들을 화해시키고, 기도로 사람들을 하나님께 인도하는 삶을 살았습니다. 그의 남편을 인내와 기도와 전도로 마침내 하나님 앞으로 인도했고, 자기를 오해하고 미워하던 시어머니도 인내와 온유로 감복시켜 화목을 이루었습니다.

또한 어거스틴의 생애에 깊은 영향을 미친 경건한 어머니로서 그에게는 하나님의 음성이었습니다. 그래서 어거스틴은 어머니를 통해서 당신은 나에게 말씀하셨습니다. 어머니의 권면을 거절한 것은 곧 당신을 거절한 것이었습니다.”라고 고백하였습니다.

한 가정이 세워지기 위해서 어머님의 희생이 필요했듯이 온 인류가 구원되고 세워지기 위해서 누군가의 희생이 필요한 것이 당연한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인류를 위해 고난당하시고 희생하셨기에 인류가 세워지고 소망을 가질 수 있게 되었습니다. 죄의 속박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소망과 천국에 갈 수 있다는 소망은 인류가 새롭게 살아갈 힘이 되고 원천이 되는 것입니다.

어머니들이 빛된 언어와 행실로 가정에서 하나님의 음성으로 살아갈 때 우리의 가정과 자녀들이 변해갈 것입니다. 또한 우리 주님이 당하신 고난과 희생의 깊이와 넓이를 기억하면서 세상에서 빛과 소금으로 살아야 합니다. 주님의 희생이 결코 헛된 것이 아님을 삶으로 보여주어야 합니다. 모니카처럼 아들아, 내 치마폭에는 내 눈물과 기도가 담겨있다.”고 고백할 수 있는 어머니이기를 소망해 봅니다.

임순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