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 지는 자리

외모지상주의
루키즘 [lookism]이란, 외모가 개인 간의 우열과 성패를 가름한다고 믿어 외모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외모지상주의를 일컫는 용어다. 우리말로는 외모지상주의·외모차별주의로 번역된다. 외모(용모)가 개인 간의 우열뿐 아니라 인생의 성패까지 좌우한다고 믿어 외모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경향 또는 그러한 사회 풍조를 말한다. 곧 외모가 연애·결혼 등과 같은 사생활은 물론, 취업·승진 등 사회생활 전반까지 좌우하기 때문에 외모를 가꾸는 데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이게 된다는 것이다. 아무리 좋은 학교를 나왔다고 하더라도 외모가 받쳐주지 않으면 결혼을 할 수 없고, 학창 시절에 아무리 학점이 좋았더라도 역시 외모 때문에 번번이 면접에서 탈락하다 보니 자연 외모에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는 것이 요즘의 현실이다.
그러나 외모에 너무 집착하다 보면 병증으로 발전할 수도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처음에는 운동이나 가벼운 다이어트 요법 등을 통해 몸매를 가꾸다가, 그래도 안 되면 막대한 시간과 돈을 들여 성형수술을 하고, 그것도 모자라 몇 번씩이나 되풀이하여 성형수술을 하면서 외모를 가꾸는 데 열과 성을 다한다. 이 과정에서 강박증이 逅瘦竪?하고, 심하면 신체변형 장애까지 일어나게 된다. 한국에서도 2000년 이후 루키즘이 사회 문제로 등장하였는데, 조사 결과 한국 여성들이 세계에서 가장 많은 성형수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다이어트 열풍에 휩쓸려 무리하게 살을 빼다가 죽음에 이른 경우도 보고되고 있다.

홍안소년 미인들에게
한국의 무디로 불리던 성결교단의 대표적 부흥사 이성봉 목사님이 지은 “허사가”에는 인생의 덧없음을 노래하고 천국을 소망한 12절의 찬양시가 나온다. 그 중 5절에 나온 가사는 인생의 젊음들을 향해 주는 메시지이다.
홍안소년 미인들아 자랑치 말고 / 영웅호걸 열사들 뽐내지 마라 / 유수 같은 세월은 널 재촉하고 / 저 적막한 공동묘지 널 기다린다.
수많은 젊은이들이 세상의 쾌락을 향해 불나방과 같이 자신을 던지고 있는 세상이다. 교회 안에 그리스도인으로 들어온 청년들조차 꿈과 희망의 최종 목적지는 이 땅에서의 성공이다.
청년사역을 하고 있지만 그들의 가치관을 주님중심으로 천국중심으로 이끌어 가는데 정말 많은 기도와 헌신이 필요함을 갈수록 절감한다. 조금 낮은 천국으로 가도 좋으니까 이 땅에서 좀 더 행복하면 안 될까요? 청년들은 그렇게 말하며 배시시 웃곤 한다. 그들의 마음을 왜 모르겠는가.

던져진 광야 길에서 우리 인생들은 영원한 꿈을 꾸며 하나님의 뜻과 다른 엉뚱한 상상을 할 때가 많다. 강건하면 80인 이 땅에서의 삶을 영원한 천국과 바꾸어 버릴 헛되고 헛된 꿈이 그것이다. 모든 꽃은 진다. 가장 빛나는 화려함으로 모두를 설레게 하던 꽃도 길어야 일, 이주일이다. 꽃은 져야 한다. 그래야 열매를 맺는 최종의 목표를 이룰 수 있다. 한 알의 밀알이 땅에 떨어지는 성경의 이치와 같은 것이다. 
젊은이들이 아파하는 대부분의 문제들은 이성과의 관계나 직업, 학업 등의 문제들이다. 그 열정을 주님께로 조금만 돌린다면 무한한 에너지가 뿜어져 나올 텐데, 하는 안타까운 마음이 들 때가 많다. 그들의 열정을 끌어내어 줄 진심어린 지도자로 어서 성숙해야 할 나를 향한 안타까운 한숨과 외침도 더불어서 말이다.
외모지상주의는 보여 지는 모든 것을 대변하여 쓰일 수 있다. 비단 젊은이들의 문제만은 아니다. 나이를 막론한다. 명예와 돈과 쾌락을 향한 끈질긴 유혹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누구나는 홍안소년미인들이다. 흔히 인생을 일장춘몽(一場春夢)이라 비유한다. 한바탕의 봄꿈이다.

 

꽃이 지는 자리에서
“거룩한 사랑은 위대한 것과 사소한 것으로 나눠지는 법이 없습니다. 어느 각도에서나 아름답고 유익합니다. 오직 사랑만이 사랑을 낳습니다.” 어떤이가 말씀하셨다.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에게서 드러나야 할 것은 주님을 향한 진실하고 순결한 사랑이다. 그뿐이다. 더 이상의 말은 사족(蛇足)일 뿐이다.
“순종 없는 곳에는 덕행이 없습니다. 덕행이 없는 곳에는 선함이 없습니다. 선함이 없는 곳에는 사랑이 없습니다. 사랑이 없는 곳에는 하나님이 계시지 않습니다.” 오상의 성인 비오 신부님도 말씀하셨다. 주님을 향해 예, 그렇습니다. 나아가면 되는 것이다. 아주 단순하고 군더더기 없이 그저 바보처럼 인정하면 되는 것이다. 그럼에도 아무 것도 느낄 수 없고 할 수가 없는 자신을 발견한다면 적은 꽃 테레사 성녀의 충고를 들어 보자.
“아무것도 느끼지 못할 때, 기도하지도 선을 행하지도 못할 때, 그런 때는 작은 일을 찾아야 할 때입니다. 그런 작은 일들은 이 세상의 위대한 것보다, 극심한 순교의 고통보다 더 예수님을 기쁘게 해드리는 것입니다.”
꽃이 지면 열매가 맺힌다. 우리가 꽃처럼 지고 나면 주님이 피어난다. 화려함을 벗어버리면 거룩한 향기가 피어난다. 세상의 쾌락을 던져 버리면 순결함이 피어난다. 꽃이 진다고 서러워하지 말자. 꽃이 지면 우리 주님이 피어나신다. 그 거룩한 이치를 아는 우리는 아주 행복한 사람들이다.
이순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