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을 알리는 종소리

요즘 휴대폰 없는 사람을 눈 씻고 찾아보기 힘들 만큼 휴대폰은 우리 생활의 필수품처럼 되었습니다. 2년 전 우리나라 핸드폰 보급률이 인구대비 92.2%였던 것을 볼 때, 핸드폰이 얼마나 보편화 되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요즘엔 초등학교 1학년 아이들이 입학선물로 핸드폰을 사 달라고 하는 추세니 핸드폰 없이 생활하기 불편한 세상이 되었습니다.
1988년 7월 1일 아날로그 방식의 휴대전화 서비스가 처음 시작되었는데, 최초로 수입 판매된 휴대전화는 그 묵직한 생김새 때문에 일명 망치 폰으로 불렸습니다. 그 이듬해 국내 최초로 개발된 휴대전화는 냉장고 폰이란 별명이 붙었는데, 가격이 4백만 원이나 해서 극소수의 부유층만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매년 수백 종의 모델들이 출시되고 오늘 나온 휴대전화가 일주일이면 유물이 될 정도로 휴대폰의 진화는 엄청나게 빨라졌습니다. 우리나라는 세계 최초 DMB 방송 실시, 세계적 수준의 정보통신 인프라와 서비스를 갖춘 IT강국으로 자리 잡게 되어 2000년대 이후로는 세계 휴대전화의 기술을 선도하고 있습니다. 경기도 여주군에 폰 박물관이 생길 정도로 우리나라는 핸드폰의 지상낙원이 되었습니다.
소식과 정보를 전달하는 매체의 발달과 더불어 이동의 신속함을 보장하는 교통수단의 발달도 눈부실 정도입니다. 1981년에 프랑스에서 처음 선을 보인 테제베(TGV), 영국의 APT, 독일의 ICE, 일본의 신칸센, 우리나라의 KTX가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독자적으로 일본, 프랑스, 독일에 이어 세계 4번째로 시속 300km(최고속도 350Km)의 고속전철을 제작, 운영할 수 있는 기술을 갖고 있어 명실상부한 고속전철 기술국 반열에 오르게 되었습니다.
다니엘은 마지막 때에는 교통수단과 지식이 고도로 발달할 것을 예언하였습니다(단12:4). 핸드폰 시장의 변천사를 보더라도 현대인의 지식과 문명이 얼마나 잘 발달되어 있는가를 알 수 있습니다. 예전에 어른들이 흉악한 범죄가 발생하면 혀를 끌끌 차시면서 ‘말세야 말세~’ 하시던 그 말세를 우리가 살아가고 있습니다. 성경에서는 세상 끝(마13:39-40) 또는 종말(단9:27)이라 표현하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아직은 괜찮지 않나 하는 안일한 생각으로 임박한 때를 느긋하게 보내고 있지만, 때에 맞게 영적으로 깨어있고 무장하는 것이 지혜입니다.
고도의 지식과 교통수단의 발달 속을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은 가면 갈수록 세상의 문명을 따라만 다니다가 세월을 낭비하기 쉽습니다. 문명과 지식의 발달을 쫓아가다가 영혼이 썩는 것을 모를 수도 있습니다. 날마다 달라지고 바뀌는 세상의 문명을 별생각 없이 따라다니다 보면 영혼의 성숙에 필요한 은근함과 다져짐을 간직하기가 어렵습니다. 영혼의 성숙과 성장에 관심을 기울이고 주의하지 않으면, 그때그때 은혜 받아 현상유지 하기 위한 자기만족식의 교회생활을 합니다. 따분하고 지루한 것은 질색하고 고부가가치의 세상지식과 프로그램을 선호하는 성도들은 영혼의 성숙과 심령의 밭을 좋은 밭으로 일구어내는 성화의 길을 따라잡기 어렵습니다.
십자가의 도가 세상 사람들에게는 미련하고 시대에 뒤떨어져 보일지라도 성도들에게는 하나님의 능력이 됩니다(고전1:18). 세상에 미련하고 세상을 거슬러 올라가는 사람만이 구원에 도달할 수 있습니다. 이 땅에 가장 가난하고 시대에 뒤떨어진 모습으로 태어나신 예수님의 생애를 생각해 볼 때, 우리가 세상에서 누리지 못하므로 오는 불만이나 가지지 못한 것에 대한 불편함은 세상이 알지 못 하는 천국의 행복을 누리기 위해 치러야 할 대가입니다. 삶이 평탄하고 부요하면 성화의 길로 나아가기가 어렵습니다.
가장 빠르고 가장 최첨단 기술을 자랑하는 문화 속에서 살고 있는 우리는 더 빠르고 더 고도로 발달된 지식을 향유하는 다음 세대와 더불어 살아가고 있습니다. 빠르고 정밀한 기술과 지식을 선호하는 자신과 다음세대들을 바라보며 정말 추구해야 할 가치가 무엇인가 생각해 보게 됩니다.
하나님은 우리를 선한 일꾼으로 부르셨습니다. 그리고 시간을 재촉하시며 자기의 밭을 잘 일구어 많은 열매 맺기를 원하십니다. 포도나무의 원가지인 유대인들에게도 예수님을 믿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것을 볼 때에 때의 임박함을 알 수 있습니다. 연단 받아 정결해진 심령으로만 가나안 땅을 밟을 수 있다는 영생의 진리가 때의 경종을 울립니다.
성경이 우리에게 말하고 있는 영생의 비밀은 세상에서 무시와 외면을 당하고 있는 하나님의 진리입니다. 때론 세상이 주는 편리함을 누리고 싶은 욕망이 자주 일어납니다. 그러나 순간순간 우리를 붙잡아 주시는 주님의 은혜로 고개마다 구비마다 좁은 길을 향해 나아갈 수 있습니다. 날마다 세상 속에서 구별되어 있음을 알게 해 주시고 걸어가야 할 길이 어디인지 알려주시는 주님을 찬양합니다.
이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