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의 조율(調律)

조율이라는 말이 있다. 사전에 보면 “악기의 음을 표준음에 맞추어 고름”, 또는 “문제를 어떤 대상에 알맞거나 마땅하도록 조절함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라고 되어 있다. 연주회를 시작하려면 반드시 그전에 모든 악기를 조율해야 한다. 피아노 조율은 음악회가 끝난 뒤에 하지 않는다. 허드슨 테일러가 남긴 말 중에 유명한 말이 있다. “연주전에 조율해야지요. 마찬가지로 하루를 시작하기 전에 영혼을 조율하는 것이 꼭 필요합니다.”
중국 선교의 선구자인 허드슨 테일러는 스물다섯의 젊은 나이에 중국 땅을 밟아 평생 동안 중국선교에 헌신했다. 허드슨 테일러는 사람들로부터 많은 질문을 받았다. 그 질문 중에 하나는 이것이었다. “당신은 어떻게 일생을 선교사로 보낼 수 있었습니까?” “그럼에도 행복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입니까?”
이런 질문을 받을 때마다 그는 다음과 같이 대답했다.
“저의 헌신과 행복의 비결은 하루하루를 어떻게 시작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연주자는 음악회가 시작되기 전에 악기를 조율합니다. 음악회가 끝난 뒤 조율한다면 그것처럼 어리석은 일은 없겠죠? 저는 아침에 일어나면 저의 생각을 하나님의 뜻에 맞추는 일부터 시작합니다. 그린?하면 하루의 삶이 보람되고 행복해집니다.”
허드슨 테일러의 사명감당의 비결은 하나님 앞에서 영혼을 조율하는 데 있었다. 그렇게 많은 환난과 핍박 가운데 중국 내륙선교의 사명의 큰일을 이룬 것은 바로 영혼의 조율에 있었던 것이다. 바이올린을 피아노 소리를 듣고 조율하듯, 우리 영혼이 하나님 말씀을 듣고 잘못된 음을 조율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던 일을 멈추고 가만히 서서 하나님의 말씀을 듣는 것은 우리 삶에서 절대 빠지면 안 되는 시간이다. 먼저는 하루를 시작하기 전에 영혼의 조율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성경의 수많은 인물들이 아침 일찍이 서둘러 하나님의 일을 행한 것은 우연이 아니다. 그들은 하나님과의 영혼의 조율이 이루어져 모든 일을 일찍이 행할 수가 있었던 것이다.
창세기 22장에 보면 하나님이 아브라함을 부르시어 독자 이삭을 번제로 드리라는 말씀이 나온다. 이 말씀을 들은 아브라함은 어떻게 했던가?
“아브라함이 아침에 일찍이 일어나 나귀에 안장을 지우고 두 사환과 그 아들 이삭을 데리고 번제에 쓸 나무를 쪼개어 가지고 떠나 하나님의 자기에게 지시하시는 곳으로 가더니….”
아브라함은 이삭을 바치라는 하나님의 뜻을 알고, 순종하기로 영혼의 조율이 이루어졌기 때문에 아침에 일찍이 일어나 모리아 산으로 갈 수가 있었던 것이다.
여호수아 3장에 보면, 요단강을 건너기 전 여호수아도 아브라함과 똑같이 아침에 일찍이 일어나 준비하고 있었다.
“여호수아가 아침에 일찍이 일어나서 이스라엘 사람들로 더불어 싯딤에서 떠나 요단에 이르러서는 건너지 아니하고 거기서 유숙 하니라.”
하나님의 뜻을 따라 요단강을 건너 가나안 땅을 정복하는 일에 하나님과의 영혼조율이 끝났기 때문에 일찍이 서둘 수가 있었던 것이다.
예수님은 새벽 미명에 혼자 기도하셨다고 복음서에 기록되어 있다. 12제자를 선택하실 때를 비롯하여 모든 일들을 새벽 미명에 하나님께 나가 기도하시므로 영혼 조율의 모범을 보이셨다.
왜 하나님의 사람들은 새벽 시간을 귀히 여기는가? 그 이유는 새벽에 하나님을 만나 영혼을 조율하기 위해서인 것이다.
우리도 먼저는 하루를 시작하기 전 영혼의 조율이 필요하다. 새벽이든, 아니면 한밤중이든 먼저는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 영혼의 조율이 이루어져야 한다. 바이올린이 피아노 소리를 듣고 자신의 음을 조율하듯이….
자신의 모든 생각을 내려놓고 주님의 음성을 들어야만 영혼의 조율이 이루어질 것이다. 고요한 곳을 찾자. 그리고 침묵하자. 그러면 하나님의 음성이 들려올 것이다. 조용한 시간을 내어 말씀을 묵상하자. 말씀을 통해 우리의 잘못된 것들을 조율하자.
악기는 조율을 해 줄 때 아름다운 소리를 발한다. 악기는 정기적으로 조율해 주지 않으면 제 소리를 내지 못한다. 조율이란 악기로 하여금 제 소리가 나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더 좋은 소리가 아니라 마땅히 내야 할 소리를 내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악기가 각기 자기의 소리를 내듯, 우리는 각기 자기가 내야 할 소리가 있다. 우리는 각자 자기의 향기가 있다. 영혼의 조율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각자의 소리를 제대로 낼 수가 없는 것이다. 영혼의 조율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각자의 빛과 향기를 드러낼 수 없을 것이다.
너무나 바쁘고 맡은 일들이 많아 영혼의 조율을 하지 못한다면 어떻게 될 것인가? 피아노가 조율해야 하는 시기를 놓쳐서 비용이 더 많이 들어가는 것을 보았다. 6개월에 한 번만 해도 될 조율을 시기를 미루다, 정확한 소리를 잡을 때까지 짧은 기일에 두세 번 조율을 거듭해야 했다.
최근 어느 글에선가 읽었던 글이 마음을 울려준다. “활은 부드럽다. 그러나 부드러운 활도 너무 휘면 부러진다.”
우리의 영혼도 부드러운 활과 같다. 때문에 적절한 균형과 조화가 필요하다. 너무 무리하게 다루면 부러질 수 있다. 하나님의 사람들도 너무 무리하면 효율적인 사역을 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미루어 한꺼번에 다 조율할 때까지 기다리면 무리가 온다. 매일 매일 경건의 시간을 갖고 적절히 조율해 나갈 때 최상의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예수님은 그 많은 일을 하셨음에도 매일 경건의 시간을 가지심으로, 사역에서 오는 탈진의 위험을 방지하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