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날 빛 눈꽃



채인 발자국 바라보니

진솔바람엔 벗겨진 흉허물

낭랑가지에 걸친  씨오라기

사력질에 남은 자락 펄렁이니

소쪽박 빈손엔 씨나락뿐인가



진주 이슬 맺는 고난과 아픔

회색 땅거미 자맥질하면

회한은 날 빛으로 바랠 즈음

버짐꽃 벗고

새 옷 입는 함박꽃

눈물 씨알별 별똥 되었나



고통이 흐르는 밤

얼린 땅도 지하 수로 내면

달맞이꽃 피인 밤

흰빛 나래 춤사래치고

쌓인 것

은총의 드르팟이네



빈손 달린 몸뚱어리

삭풍 부는 눈보라에 덮히어도

묏부리 북풍조차

지붕 위에 머물면

눈물도 녹다가 지쳤겠지

수정 고드름

처마 아래 콧물 되었네



선바람에 떨던 몸

부대낀 인내의 끝

싸리꽃 울린 방긋 미소

올깍이에 맺힌 눈꽃 되어

비워야만 채워주는

새날 빛 은총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