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위를 가만히 살펴보면 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것들은 돈으로 살 수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하늘, 땅, 공기, 해, 달, 별, 구름, 바람, 비, 이슬, 나무, 꽃, 나비 등. 이 가운데 어느 한두 가지라도 없어지면 사람은 살아가기 어렵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이렇게 소중한 것을 잊고 살아갈 때가 많습니다. 이 뿐이겠습니까? 눈에 보이지 않지만 가슴으로 느낄 수 있는 사랑, 용서, 감사, 친절, 배려 등 사람과 사람이 살아가는데 꼭 필요한 것들을 놓치고 살 때 우리는 마음에 깊은 병이 들게 됩니다. 하늘과 땅 그리고 해와 달을 우리가 만들 수 없듯이 사랑과 용서도 감사와 친절도 우리의 의지만으로 실천하기에는 역부족입니다. 이것만 봐도 하나님이 꼭 필요하다는 결론이 나옵니다. 정작 우리가 살아가는데 가장 소중하고 필요한 것들을 우리는 만들 수도 행할 수도 없기 때문입니다.

가장 감사할 수 없는 조건 속에서 평생 감사의 삶을 살아가는 한센병 환자들이 모여 사는 소록도민의 감동적인 삶은 예수님을 빼고는 말할 수 없습니다. 그들은 예수님을 믿고 있다는 이유로 세상에서 가장 행복해 합니다. 고난 가운데 빛나는 믿음을 갖고 감사의 삶을 살아가는 소록도민의 신앙고백을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섬의 모양이 아기 사슴과 비슷하다고 하여 붙여진 소록도에는 한센병 환자를 위한 국립소록도병원이 있고 교회는 5개가 있습니다.

소록도의 교회는 매일 새벽 3시 30분이 되면 하나님께 가장 먼저 예배를 드립니다. 예배당 맨 앞줄에 팔과 다리가 모두 없으신 한 할아버지가 앉아 계셨습니다. 밖에는 겨울비가 내려 몹시 춥고 어둡기까지 한데 어떻게 이곳까지 나오셨는지 알 수 없었습니다. 예배가 끝나자 그분은 혼자서 예배당 문까지 천천히 기어가고 계셨습니다. 그리고는 문턱을 넘어 빗물이 흥건한 차가운 시멘트 바닥을 배로 밀며 나아가시는데 더욱 놀라운 일은 할아버지가 낮은 목소리로 찬송가를 부르시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아버님, 비가 오는데 교회 오시는 거 힘들지 않으셨어요?” “힘들긴요. 예배도 드리고 하나님도 만나서 너무 행복하지요.” 짧은 말을 남긴 할아버지는 웃으며 가던 길을 재촉하셨습니다.

연세가 지긋하신 한 할머니께서 혼자 빗자루를 들고 교회청소를 하고 계셨습니다. 힘드실 만도 한데 찬양까지 부르면서 즐겁게 청소하시는 이유가 있었습니다.

“우리 교회는 우리가 만들었어요. 벽돌 한 장 한 장마다 우리의 피가 묻지 않은 벽돌이 없어요. 아무것도 없어서 일일이 흙 퍼다 구워서 만들었는데요. 피나고 살점 떨어져도 우리는 모르잖아요. 아픈 줄 모르니까 계속했지요. 돈이 없어서 여자들은 머리카락을 잘라서 팔았어요. 그때 나는 몸이 아파서 머리카락을 자르지 못했어요. 사람들한테도 미안했지만 하나님께 제일 죄송했어요. 그게 맘에 많이 걸려서 지금까지 건축헌금 하는 거예요.”

육십 대 중반쯤으로 보이는 한 권사님은 아픈 기억을 이야기 하면서도 내내 기쁨을 잃지 않았습니다. “나에게 병이 생긴 것이 너무나 감사해요. 병이 생기지 않았으면 예수님 만나지 못했잖아요. 한센병이 생기지 않고 예수님 모르는 것보다 한센병 생기고 예수님 만난 게 더 감사해요.”

하나님께서 어떤 방식으로 일하시며, 어떻게 응답하시든 우리가 항상 기억해야 할 것은 하나님의 주권입니다. 하나님은 모든 행위에서 절대적으로 의로우시며 그 모든 행사에 자비로우십니다. 하나님께서 어떤 일이 우리에게 일어나도록 허락하신 데에는 언제나 합당한 이유가 있습니다. 로마서 8장 29절에서 말씀하신 것처럼 그 아들 예수 그리스도를 닮기 원하시는 것이 우리를 향하신 하나님의 궁극적인 목적입니다.

하나님의 은혜로 모든 것을 긍정적인 선물로 받아들이는 연습을 통해 지금 일어나는 일들을 감사하는 자리로 옮겨가야 할 것입니다. 그러므로 형통을 통해서든지, 고통을 통해서든지 결국 영광을 받으실 분은 오직 하나님 한 분이시며, 우리는 주님 안에서 안식하며 감사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스펄젼 목사님이 생전에 드렸던 감사기도입니다. “촛불을 보고 감사하는 자에게 하나님은 전깃불을 주시고, 전깃불을 감사하는 자에게 달빛을 주시고, 달빛을 감사하는 자에게 햇빛을 주시고, 햇빛에 감사하는 자에게 영원토록 사라지지 않는 천국의 영광을 비춰 주신다.”

“감사로 제사를 드리는 자가 나를 영화롭게 하나니 그 행위를 옳게 하는 자에게 내가 하나님의 구원을 보이리라”(시50:23).

박미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