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임재 연습

하나님과 일치하는 거룩한 삶을 살았던 수많은 믿음의 선진들에게는 말씀과 더불어 끊임없는 기도의 삶이 있었다. 그 결과 하나님과 매 순간 함께하는 임재의 기쁨이 주어졌다. 그것은 일치를 향한 시작이었고 결과를 만들어 주었다.

임재는 하나님이 지금 내 곁(안)에 있다는 것이다. 그걸 느끼며 기뻐하는 감격의 순간을 우리는 하나님의 임재라고 부른다. 꾸준한 경건의 연습으로 얻어지는 보석과도 같은 임재, 지극히 작은 일들 속에서도 늘 하나님의 임재 속에서 살아갔던 로렌스 형제를 통해 우리의 분주한 삶과 잡다한 분심을 내려놓길 원한다.

로렌스 수사는 일생 평수사로 지내면서 수도원 주방에서 접시를 닦고 음식을 만들면서 하나님의 임재 연습을 한 사람이었다. 지극히 평범한 삶속에서 예수님의 성품을 닮아 비범한 사람이 된 것이었다. 사람들이 비천한 일이라고 업신여기는 부엌일과 동료들의 샌들을 수선하는 일을 푸념하지 않고 기쁨으로 수행하였다.

처음에는 그도 하나님과의 임재에 대해 까맣게 잊은 채 몇 시간을 그냥 흘려보내기도 하였다. 그러나 겸손히 자신의 잘못을 인정한 뒤에 아무 걱정도 하지 않고 다시 시작했다. 때로는 자신도 제어하기 어려운 잡다한 생각들이 한꺼번에 몰려와 그가 하나님을 생각할 수 없도록 훼방했지만, 그럴 때마다 그는 그런 생각들을 조용히 옆으로 제쳐놓고 하나님과의 정상적인 대화로 다시 돌아가곤 했다.

그는 하나님의 임재를 의식하는 연습을 하는 것은 하나님을 향한 사랑으로 하는 것이지 머리나 말로 하는 게 아니라고 했다. “하나님의 길에서 생각은 하나도 중요하지 않습니다. 하나님을 향한 사랑만 있으면 됩니다. 훌륭한 일들을 하는 것도 필요하지 않습니다. 저는 프라이팬에서 계란 프라이를 뒤집는 것도 하나님을 사랑하기 위해서 합니다. 그리고 그 일을 끝마쳤을 때 다른 할 일이 없으면 부엌 바닥에 꿇어 엎드려 그 일을 잘 할 수 있게 은혜를 베풀어주신 하나님을 경배합니다.”

떠돌아다니는 분심들로 인해, 기도에 대한 열정의 결핍과 인내의 부족으로 인해 하나님께 나아가는데 걸림돌이 될 때가 극히 많다. 우리는 천성적으로 뒤로 물러나려는 경향이 있지만, 주님은 허락하시는 모든 것들을 받아들이시기를 원하신다. ‘내가 할 수 있을까’ 라는 걱정이 앞서지만 은혜는 우리가 필요로 하는 그 순간에 어김없이 우리의 모든 것을 아우르며 주장하신다.

혼란스러운 생각이 떠돌아다닐 때, 지금 현재의 순간으로 되돌아오고 구태여 그 생각들과 싸울 필요가 없다. 싸우면 싸울수록 주님께서 내 곁에 계신다는 것을 잊어버리게 될 것이다. 현재에 머무르기만 한다면 하나님께서 다시 내 곁에 계심을 알아차리게 되기 때문이다. 우리가 생각 속에서 방황할 때마다 곧바로 주님께 돌이키면, 점점 더 지속적이고 친밀한 방식으로 그리스도의 임재 안에 거하는 축복을 누리게 될 것이다.

하나님의 임재를 늘 경험하고 싶은 우리에게 로렌스 형제는 다음과 같이 제안한다. “사람들은 하나님을 사랑하는 법을 배우기 위해 여러 가지 방법들을 탐색합니다. 그들은 가짓수를 헤아리기도 어려울 만큼 많은 훈련들을 통해 하나님을 사랑하는 데 도달하고자 합니다. 그들은 하나님의 임재 안에 머물기 위해 수많은 방법들을 동원하여 고되게 수고합니다. 그러나 그렇게 하는 것보다는 모든 것을 하나님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하는 것, 일상의 모든 임무를 수행하면서 하나님을 향한 사랑을 나타내는 것, 심령으로 하나님과 교제함으로써 하나님을 계속 생각하는 것이 더 단순하고 직접적이지 않겠습니까? 우리는 똑똑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진지한 자세로 이렇게 한번 시도해보는 것뿐입니다.”

사람들이 인정해주는 일이 아니어도 된다. 주방봉사를 하거나, 화장실 청소를 하거나, 계단을 닦거나, 때로는 남들의 손이 미치지 않는 허드렛일로 여겨지는 일들이 더 큰 단순함의 터전이 된다. 낮은 자의 하나님은 거기 더 먼저 가 계시기 때문이다.

오직 하나님으로만 우리 마음이 가득 채워지기를 소망하자. 그것이 임재다. 진실로 원한다면 진실하게 추구하자. 오직 하나님만이 우리 마음의 주인이 되시도록 다른 모든 것들은 비워내는 연습. 다 비운 우리의 마음에 하나님은 놀랍도록 충만한 은총으로 임하실 것이다.

장봉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