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

폭력과 마약사범으로 두 차례 7년간 교도소생활을 하다 44세에 출소한 한 마약장수가 7년째 월 200만원을 기부한다는 훈훈한 이야기를 전해 들었습니다. 출소 후에 법무보호복지공단 경기지부 생활관에 입소해 숙식을 제공받으면서 모은 1900만원의 10%를 기부한 것이 인연이 된 그는 장기수 딸의 학자금과 생활비, 청소년 출소자의 검정고시학원비 등을 지원하고 있답니다. “지은 죄가 많아서 조금이라도 갚고 싶습니다. 그리고 제가 세상으로부터 도움 받은 것도 갚으면서 살겠습니다.” 그의 이야기처럼 이 세상을 살고 있는 많은 사람들에게 나눔의 진정한 뜻을 전하는 의미 있는 메시지가 아닌가 싶습니다.

나눔은 꼭 여유가 있어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나누겠다는 마음만 있으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라는 진리를 우리에게 가르쳐주는 듯합니다.

가끔 몸의 일부를 나누는 사랑의 사람들을 봅니다. 어떤 때는 가족들이기 때문에 장기의 일부를 떼어 주지만, 어떤 경우에는 전혀 상관이 없는 남에게도 장기이식을 통해 생명을 살리는 모습을 봅니다. 나눔의 아름다움을 실감합니다.

영국은 세계에서 가장 기부를 잘하는 나라입니다. 전 국민의 77%가 기부에 참여한다고 하니 가히 기부의 나라가 분명합니다. 영국에서는 현금인출기에서 돈을 빼거나 신용카드를 사용할 때 항상 기부 의사를 묻는다고 합니다. 돈을 쓸 때마다 기부를 생각나게 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 기부를 통해 좀 더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나누고 있는 것입니다.

유난히도 추운 겨울을 지나고 있습니다. 어디서는 신빙하기가 온다고 하시는 분들도 있고, 어디서는 온난화가 되는 과정 중에 나타나는 추위라고 하시고도 있습니다. 이렇게 유난히도 추운 겨울인데도 따뜻한 겨울을 지나는 이웃들이 있습니다. 넉넉해서가 아니라, 바로 나눔 때문입니다. 동네에 있는 교회에서 지난겨울이 오기 전에 사랑의 연탄나누기 운동을 했습니다. 그런가하면 어떤 이웃은 김장나누기로 가난하지만, 김치가 넉넉하여 걱정 없는 겨울을 지나고 있다고 합니다. 어디에서는 사랑의 쌀 나누기로 가난하지만, 쌀 걱정 없이 지나는 이웃도 있다고 합니다.

나눔이라는 것이 참 좋은 것 같습니다. 이 세상에 있는 모든 먹을 것, 입을 것, 마실 것, 땔 것들을 다 똑같이 나눈다면 먹지 못하여, 입지 못하여, 마시지 못하여 죽는 사람은 없을 듯 싶습니다. 하나님은 필요한 것들을 사람들에게 다 주셨는데, 사람들은 골고루 나누지 못하여 가진 이는 더 많이 갖고, 못 가진이는 가지지 못하여 어려움이 발생하는 것 같습니다.

12번의 헌혈을 하고는, ‘기쁨은 나눌수록 커지고 슬픔은 나눌수록 작아진다’는 나눔의 미학을 발견했다는 어떤 이의 말이 공감이 갑니다.

성경은 나눔의 이야기로 가득합니다. 모세와 함께 광야에 나온 이스라엘 백성은 자그마치 40년간이나, 하늘로부터 내리는 기적의 양식, 만나를 나누어 먹었습니다. 후에 이 땅에 오신 예수님은 배고픈 백성들에게 오병이어, 칠병이어로 수 천 명의 사람들과 먹을 것을 나누셨습니다. 예수님은 마지막에 나눔의 절정인 살과 피를 나누시는 성찬을 제정하시고, 참 나눔의 의미를 알려 주셨습니다.

사실 예수님은 나누어 주려고 이 땅에 오신 것이 아니겠습니까? 세상에는 없는 하늘의 평안을 나누어 주시려고 오셨습니다. 세상에는 없는 하늘의 기쁨을 나누어 주시려고 오셨습니다. 세상에는 없는 하늘의 사랑을 나누어 주시려고 오셨습니다. 세상에는 없는 하늘의 영광을 나누어 주시려고 오셨습니다. 그리고 세상에 없는 하나님, 삼위일체 하나님 안에만 있는 영원한 생명을 우리들에게 나누어 주시려고 이 땅에 오셔서, 십자가를 지시고 죽으셨습니다.

헤르만 헷세의 작품 가운데 『어거스터스』가 있습니다. 어거스터스라는 사람이 세상에 탄생되었을 때, 이상한 노인이 산모에게 찾아와서 “아기의 탄생을 축하하는 뜻으로 이 아이를 위한 소원 한가지만을 이루어 주겠다”고 말합니다. 어머니는 “이 아이가 누구에게나 사랑받는 사람이 되게 해주십시오!”라고 요청했습니다. 어거스터스는 그의 어머니의 희망대로 성장하면서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습니다. 그러나 그 사랑에 취하여 교만해지고, 자기는 남을 사랑하지를 못합니다. 결국 그의 말년은 사람들로부터 버림을 받는 비참한 생활을 하게 됩니다. 늙은 어거스터스에게 노인이 다시 방문해서 “어떤 인간이 되고 싶은지 한 번 더 소원을 들어 주겠다”고 말합니다. 어거스터스는 서슴지 않고 “누구에게나 사랑받는 인간이 아니라, 누구라도 사랑할 수 있는 인간이 되게 해 주십시오”라고 대답을 하고 있습니다.

사랑과 나눔을 받는 인생이 행복한 것이 아니고, 사랑하고 나누어 주는 인생이 행복하다는 진리를 가르쳐주는 글입니다.

추운 이들에게 연탄과, 김치와, 쌀을 나누어 주는 사람들이 행복한 사람들인 것입니다. 자기 몸의 일부와 장기를 주는 사람들이 행복한 사람들입니다. 자기는 비록 죄인이었지만, 남에게 나누어 주는 사람이 행복한 사람입니다. 넉넉해서가 아니라 이웃들을 위하여 기부할 수 있는 사람이 행복한 사람입니다. 예수님처럼 나누어 주는 사람이 참 행복한 사람입니다. 그러나 땅에 것만을 나누어 주는 것으로 그쳐서는 안 됩니다. 세상이 줄 수 없는 신령한 것들, 영원한 것들을 나누어 주어야 합니다.

예수님은 우리에게 말씀을 나누어 주셨습니다. 그리고 그 말씀들 속에는 온갖 하늘의 것들이 가득하였습니다. 하늘의 평안과 기쁨과 사랑과 영광과 생명이 가득하였습니다. 참 생명의 말씀을 나누어 주는 사람들은 참 행복한 사람들입니다.

“좋은 소식을 가져오며 평화를 공포하며 복된 좋은 소식을 가져오며 구원을 공포하며 시온을 향하여 이르기를 네 하나님이 통치하신다 하는 자의 산을 넘는 발이 어찌 그리 아름다운고”(롬10:15).

이안드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