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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상의 보상
깊어가는 가을 끝자락에 실천신학 현장학습으로 벽제에 있는 동광원을 다녀왔습니다. 우리가 탄 버스가 달릴 때마다 길가에 줄지어 선 은행나무와 단풍나무들이 손을 흔들며 인사를 합니다. 저 멀리 동그라니 앉아 있는 산은 큰 불덩이 같습니다.
도착한 우리를 반겨주시는 박공순 수녀님은 70세가 넘으신 연세에도 불구하고, 해맑은 얼굴에 수줍음을 타는 소녀 같습니다.
동광원은 이현필 선생님의 영성에 감화 받은 신도들이 세운 한국적 영성을 지닌 한국 개신교 최초의 수도공동체입니다.
한국의 성 프랜시스, 맨발의 성자로 불리는 이현필 선생님은 일생을 맨발, 탁발, 남루한 모습으로 죄인 됨과 약한 자임을 고백하고 오직 주님만을 의지하며 그리스도를 본으로 사신 분이셨습니다. 청빈을 벗 삼아 사셨던 선생님은 마지막 가시는 길에도 무덤 하나 남기지 말고 평토장을 해줄 것을 신신당부하시며 가셨다고 합니다.
동광원을 다녀온 후 이사를 위해 주섬주섬 옷가지들과 물건을 정리하며 이것저것 쌓아놓고 살고 있는 제 모습을 발견하고 큰 부끄러움을 느꼈습니다. 맨발로 다니시며 마지막 가시는 길에도 평토장을 요구하셨던 이현필 선생님, 소박한 생활을 하시는 동광원의 수녀님들의 모습이 떠오른 것입니다. 남에게 양보하면 보다 유용하게 쓰일 수 있는 물건들이 그냥 서랍 속에 묵고 있는 것을 보며 퍽 미안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면서도 선뜻 포기하지 못하는 자신의 어리석음을 보게 됩니다.
마태복음 6장 19절 이하를 보면 예수님께서는 ‘땅’에 보물을 쌓지 말고 ‘하늘’에 쌓으라고 말씀하십니다. 하늘과 땅의 명확한 대비를 통해 땅을 버리고 하늘을 선택하라고 가르치시는 것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땅과 하늘이 말 그대로의 땅과 하늘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땅이란 자신을 위한 어떤 의지와 행위 일체를 말하는 것이고, 하늘은 주님의 기도에서 나오는 것처럼 아버지의 뜻에 따라 살아가는 삶을 말합니다.
소아마비 퇴치기금으로 6백억 원을 세계보건기구에 쾌척하는 등 세계인에게 자선의 ‘큰손’으로 불리는 빌 게이츠는 원래 자선에 관심이 없었습니다. 그러던 그에게 4년 전 한 분이 사업에만 몰입하던 게이츠에게 충고를 했습니다. “지나치게 많은 돈을 은행에 예금하고 미래를 준비하는 것은 참 불행한 일이지. 그 돈으로 남을 돕는다면 인생이 훨씬 풍요로울텐테…” 게이츠는 이 말에 감동을 받아 삶의 방향을 바꾸었답니다.
빌 게이츠가 자신의 부를 이웃과 나눌 수 있게 된 계기는 한 분의 의미심장한 말이었지만, 그 이면을 깊이 보면 자선을 베풀 때 인생이 풍요로워진다는 것을 체험했다는 것입니다.
실상은 손에 쥔 것을 놓는 것, 자신의 것을 포기하는 일은 아무리 생각해도 어렵고도 어려운 일인 것 같습니다. 저를 보면 마음과 행동이 따로 일 때가 얼마나 많은지요. 그러니까 말처럼 하나님을 사랑하는 일이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닌 것 같습니다. 그러니 깨어지고 부서질 수 밖 없지요. 포기하고 버리고 나눌 때에만 하나님 품속으로 뛰어들 수 있고, 구원도 가능하니 변화를 갈구하며 하나님께 간절히 구하여야겠습니다.
사실 우리가 베푼 자선은 하나님한테서 비롯된 것이지 우리의 것이 아닙니다. 우리는 단지 도구 역할을 한 것뿐데 하나님은 천상의 보상까지 약속하십니다. 우리의 나눔이 천상의 보상을 불러온다는 사실을 잊지 않을 때, 우리는 이 땅에서 하나님의 뜻을 이루어 드리며 하나님 나라를 나누며 살게 될 것입니다.
박미선
깊어가는 가을 끝자락에 실천신학 현장학습으로 벽제에 있는 동광원을 다녀왔습니다. 우리가 탄 버스가 달릴 때마다 길가에 줄지어 선 은행나무와 단풍나무들이 손을 흔들며 인사를 합니다. 저 멀리 동그라니 앉아 있는 산은 큰 불덩이 같습니다.
도착한 우리를 반겨주시는 박공순 수녀님은 70세가 넘으신 연세에도 불구하고, 해맑은 얼굴에 수줍음을 타는 소녀 같습니다.
동광원은 이현필 선생님의 영성에 감화 받은 신도들이 세운 한국적 영성을 지닌 한국 개신교 최초의 수도공동체입니다.
한국의 성 프랜시스, 맨발의 성자로 불리는 이현필 선생님은 일생을 맨발, 탁발, 남루한 모습으로 죄인 됨과 약한 자임을 고백하고 오직 주님만을 의지하며 그리스도를 본으로 사신 분이셨습니다. 청빈을 벗 삼아 사셨던 선생님은 마지막 가시는 길에도 무덤 하나 남기지 말고 평토장을 해줄 것을 신신당부하시며 가셨다고 합니다.
동광원을 다녀온 후 이사를 위해 주섬주섬 옷가지들과 물건을 정리하며 이것저것 쌓아놓고 살고 있는 제 모습을 발견하고 큰 부끄러움을 느꼈습니다. 맨발로 다니시며 마지막 가시는 길에도 평토장을 요구하셨던 이현필 선생님, 소박한 생활을 하시는 동광원의 수녀님들의 모습이 떠오른 것입니다. 남에게 양보하면 보다 유용하게 쓰일 수 있는 물건들이 그냥 서랍 속에 묵고 있는 것을 보며 퍽 미안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면서도 선뜻 포기하지 못하는 자신의 어리석음을 보게 됩니다.
마태복음 6장 19절 이하를 보면 예수님께서는 ‘땅’에 보물을 쌓지 말고 ‘하늘’에 쌓으라고 말씀하십니다. 하늘과 땅의 명확한 대비를 통해 땅을 버리고 하늘을 선택하라고 가르치시는 것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땅과 하늘이 말 그대로의 땅과 하늘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땅이란 자신을 위한 어떤 의지와 행위 일체를 말하는 것이고, 하늘은 주님의 기도에서 나오는 것처럼 아버지의 뜻에 따라 살아가는 삶을 말합니다.
소아마비 퇴치기금으로 6백억 원을 세계보건기구에 쾌척하는 등 세계인에게 자선의 ‘큰손’으로 불리는 빌 게이츠는 원래 자선에 관심이 없었습니다. 그러던 그에게 4년 전 한 분이 사업에만 몰입하던 게이츠에게 충고를 했습니다. “지나치게 많은 돈을 은행에 예금하고 미래를 준비하는 것은 참 불행한 일이지. 그 돈으로 남을 돕는다면 인생이 훨씬 풍요로울텐테…” 게이츠는 이 말에 감동을 받아 삶의 방향을 바꾸었답니다.
빌 게이츠가 자신의 부를 이웃과 나눌 수 있게 된 계기는 한 분의 의미심장한 말이었지만, 그 이면을 깊이 보면 자선을 베풀 때 인생이 풍요로워진다는 것을 체험했다는 것입니다.
실상은 손에 쥔 것을 놓는 것, 자신의 것을 포기하는 일은 아무리 생각해도 어렵고도 어려운 일인 것 같습니다. 저를 보면 마음과 행동이 따로 일 때가 얼마나 많은지요. 그러니까 말처럼 하나님을 사랑하는 일이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닌 것 같습니다. 그러니 깨어지고 부서질 수 밖 없지요. 포기하고 버리고 나눌 때에만 하나님 품속으로 뛰어들 수 있고, 구원도 가능하니 변화를 갈구하며 하나님께 간절히 구하여야겠습니다.
사실 우리가 베푼 자선은 하나님한테서 비롯된 것이지 우리의 것이 아닙니다. 우리는 단지 도구 역할을 한 것뿐데 하나님은 천상의 보상까지 약속하십니다. 우리의 나눔이 천상의 보상을 불러온다는 사실을 잊지 않을 때, 우리는 이 땅에서 하나님의 뜻을 이루어 드리며 하나님 나라를 나누며 살게 될 것입니다.
박미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