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5년 한국은 갈등과 대립으로 지독한 몸살을 앓았다. 진보와 보수의 이념 갈등과 세대 갈등, 부유와 빈곤의 계층 갈등에 여야 정치권의 이념과 진영논리, 갈수록 어려워지는 경제 상황에서 공무원, 노동자, 기업에 이르기까지 기득권을 놓지 않으려는 이기주의가 팽배했다. 하지만 이제 살아계신 하나님을 통해 희망찬 새해를 기대하면서 그 대안을 찾아본다.

에누 바이러스

상생과 공존의 미덕을 찾아볼 수 없었다. 어렵사리 대학을 졸업해도 일자리를 얻기 어려운 상황에서 특혜 논란은 세대 간, 계층 간 불신과 갈등을 키웠다. 불공정과 불의가 만연된 한국 사회구조를 자조하면서 금수저, 흙수저, 헬조선이 우리 사회 전반을 도배했다. 잘 사는 부모 밑에 태어나면 학업도 취업도 쉽고, 가난한 집안 출신은 험난하기만 한 현실, 실업에 허덕이는 청년세대, 빈곤에 허덕이는 차상위 계층의 탄식이 가득했다.

20대 청년들이 실업에 허덕이는데도 이미 일자리를 꿰찬 기성 근로계층은 조금도 양보할 의사가 없었다. 거대 노조들은 정부의 임금 피크제나 고용 유연화 정책에 폭력으로 반발했다. 자기 앞에 놓인 떡 하나를 양보하면 그 떡이 다른 사람에게 새로운 일자리로 돌아간다는 사실을 외면했다. 여야 정치권은 국민을 보듬기는커녕 국민이 정치권을 걱정해야 할 정도로 극단의 대결로 치달았다.

최근 일부에서 회자되는 용어 중에 에누 바이러스라는 말이 있다. 바이러스 하면 흔히 질병을 떠올리겠지만, ‘에누 바이러스는 육체가 아닌 정신에 대한 바이러스다. 지금 우리의 가정, 교회, 기업, 넓게는 나라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망한다, 안 된다는 좌절과 절망이 팽배하다. 그 이면에는 모두 이기심과 자기중심이 자리 잡고 있다. 그러나 기도와 말씀을 붙들고 된다, 할 수 있다고 하면서 묵묵히 자기 일을 충실히 해나간다면 절망은 희망으로 바뀔 것이다. ‘망한다, 안 된다희망이 있다, 할 수 있다로 바꾸는 사람 즉 선한 영향을 끼치는 사람을 에누 바이러스를 가진 사람이라고 한다.

새해에는 이런 에누 바이러스를 가진 사람들이 많아지기를 기대한다. 나만이 아닌, 타인과 공존하려는 사람들이 우리 사회 곳곳을 환하게 비추기를 바란다. 우리 주님은 그리스도인들이 긍정과 소망의 에누 바이러스를 가지고 대한민국에 선한 영향력을 끼치기를 원하신다.

갈망과 사랑

하나님이여 사슴이 시냇물을 찾기에 갈급함같이 내 영혼이 주를 찾기에 갈급하나이다”(42:1). 극심한 가뭄에 입안이 타들어가는 목마름으로 시냇물을 찾는 사슴과 같이 주님을 찾는 심정이 필요하다. ‘긍정과 소망의 에누 바이러스가 장착된 그리스도인들에게는 내 영혼이 살아계신 하나님을 갈망하나이다.’(2)라는 고백처럼, 지금도 살아서 역사하시는 하나님을 향한 갈망과 사랑이 꼭 필요하다.

주님을 갈망하고 사랑한다는 말의 초점은 우리의 마음 가운데 언제나 주님을 모시고, 떠나지 않고, 관심을 집중하는 것이다. 늘 마음이 천국 보좌에 계시다가 장차 재림하실 예수님을 잊어버리지 않고 생활하는 것이 최우선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하나님을 사랑하지 않으며 생활하는 것은 하늘에 가서 상 받을 게 없다. 모든 것을 다 하나님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행해야 한다. 그럴 때 하나님께서 영혼이 먼저 잘 되게 하시고, 그 다음에 범사에도 복을 내리시고, 또 강건하게 해주시고, 무엇보다도 신령한 복을 풍성하게 내려주신다.

오직 예수님을 사랑하는 것에 가장 중점을 두고, 언제나 철저하게 사랑하는 생활을 하고자 하는 것이 최우선되어야 한다. 주님을 언제나 마음 가운데 품고 살면 생활에 필요한 지혜도 공급받을 수 있고, 은혜와 성령의 은사와 능력도 맛볼 수 있다. 또 하나님의 뜻을 분별해서 늘 빛의 열매, 성령의 열매를 풍성히 맺는 생활을 할 수 있게 된다. 하나님을 사랑하면 모든 것이 따라오는 법이니까.

너희가 나를 떠나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음이라.’(15:5)고 말씀하신 것처럼, 언제든지 주님을 떠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 그래야만 모든 영적 생활에 풍성한 열매가 나타나게 되고, 또 그때그때 필요한 복도 덤으로 받게 되고, 범죄하기 쉬운 환경 속에서도 죄를 짓는 않는 영적 훈련도 잘 되는 법이다.

그런데 주님을 향한 갈망과 사랑의 마음이 약해지면, 육신에 속한 세상적인 것들에 얽매여, ‘흙수저 헬조선운운하며 낙심과 절망의 포로가 되기 쉽다. 남의 떡이 더 크게 보여 상대적으로 작게 보이는 자신의 떡에 감사치 못한다. 원수 마귀는 배고픈 사자가 먹잇감을 찾듯이, 세상 염려 근심과 원망 불평으로 가득 찬 심령들을 찾아다니고 있다. 하지만 하나님의 성령은 믿음으로 말씀을 붙들고 기도하면서 현실을 극복하고자 하는 심령에 충만하게 역사하신다.

소망하여라

돌에 맞아 죽어가면서도 원수를 위해 기도하며 환한 얼굴로 하늘을 바라보았던 스데반 집사, 12세기에 부요했던 자신의 모든 소유를 버리고 청빈과 순결과 순종의 빛으로 사치와 향락과 방탕으로 기울어진 교회를 다시 일으킨 성 프랜시스, 일제의 신사참배 강요에 대부분 현실과 타협하여 무릎을 꿇었지만 오직 일사각오의 순교로써 믿음의 정절을 지킨 주기철 목사, 나병으로 아파하는 환우의 피고름을 입으로 빨아 고통을 덜어주었던 애양원의 손양원 목사에 이르기까지 그들은 결코 거대한 현실의 장벽 앞에 절망하지 않았다. 자기를 부인하고 십자가 지고 주님을 따르기 위해 타는 목마름으로 주님을 갈망하고 사랑했던 수많은 믿음의 선진들. 주님은 이러한 갈망과 사랑이 무미건조하고 냉랭한 우리의 가슴에도 타오르기를 원하신다.

자조와 탄식, 염려와 근심, 좌절과 절망이 가득한 세상에서 선한 영향을 끼치는 에누 바이러스를 가진 빛과 소금이 되자. 무엇보다도 하나님을 갈망하고 사랑하면 그 속에 마귀와 세상과 거친 환경과 영적인 싸움을 이길 수 있는 하나님의 지혜와 능력이 함께하리라. 우주만물을 창조하시고 우리를 위해 십자가에서 피 흘려주신 주님을 향한 갈망과 사랑으로 충만하여 세상에 긍정과 소망의 에누 바이러스를 퍼뜨리자. 그리하여 우리의 가정과 교회, 직장과 사회, 나라와 민족이 더 변화되기를 기대하자.

이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