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매주 목요일마다 선교 훈련을 받고 있다. 지인의 추천을 받아서 시작했는데 처음에는 매주 2시간이 넘는 거리를 다니는 게 쉽지 않았다. 하지만 함께 뜨겁게 예배하고, 열방에 계신 선교사님들의 강의를 들으니 믿음의 도전이 되고, 다시 오실 예수님에 대한 소망이 더해졌다. 이제는 그 시간을 기대하며 사모하게 된다.
3시간이 되는 선교 훈련 프로그램 중에 매주 꼭 빠지지 않는 시간이 있다. 미전도 종족을 소개하고 그 종족에 대해서 함께 기도하는 순서이다. 대부분 90% 이상이 예수님을 믿지 않고 우상을 섬기고 있는 종족들이다. 사회, 정치, 경제, 문화 어느 것 하나 안정된 것 없이 불안하고 소망 없는 민족들이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 시간이 되면 마음에 기쁨이 생긴다. 바로 함께 믿음의 선포를 외치기 때문이다.
종족을 소개한 후, 그들의 현재의 상태가 아닌 미래의 소망하는 모습을 현재형으로 외친다. “00종족은 하나님의 사명을 감당하는 열방 축복의 통로가 될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쫛쫛종족을 사랑하셔서 마지막 때 주님의 오실 길을 예비하게 하실 것입니다! 쫛쫛종족은 왕의 군대로 일어나 전진할지어다!” 말씀과 함께 외치고 뜨겁게 기도할 때, 선포한 대로 이루실 하나님을 기대하게 된다. 요한계시록의 말씀대로 모든 민족과 방언이 하나님을 찬양할 그 날에 주님 앞에 함께 예배할 그 민족을 그려보니 마음이 뜨거워지고 기쁨이 차오른다.
하나님이 말씀으로 이 세상을 창조하셨고, 그 권세로 마지막 심판도 이루어질 것이다. 말씀의 힘은 창조주 하나님의 능력이며, 그분의 형상대로 지으신 인간에게도 주어진 권세다. 성경에는 혀의 사용에 대해서 권고와 경고를 여러 차례 반복한다. “사람은 입에서 나오는 열매로 말미암아 배부르게 되나니 곧 그의 입술에서 나는 것으로 말미암아 만족하게 되느니라. 죽고 사는 것이 혀의 힘에 달렸나니 혀를 쓰기 좋아하는 자는 혀의 열매를 먹으리라”(잠18:20-21). 말은 한번 뱉은 것으로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보이지 않는 씨가 되어 심어지고, 자라나서 그 열매를 자신이 먹게 되어 있다.
“우리가 다 실수가 많으니 만일 말에 실수가 없는 자라면 곧 온전한 사람이라 능히 온몸도 굴레 씌우리라 우리가 말들의 입에 재갈 물리는 것은 우리에게 순종하게 하려고 그 온몸을 제어하는 것이라”(약3:2-3). 그뿐만 아니라, 말의 권세가 얼마나 강한지, 그것은 능히 온몸에 굴레도 씌운다. 우리가 하는 말은 자신과 타인의 행동을 묶어버리기도 하는 것이다. 하나님의 비전이 담긴 말은 선한 능력이 되어 아름다운 변화로 이끌지만, 악담과 저주가 담긴 말은 자신과 타인을 평생 나올 수 없는 감옥에 갇히게 하기도 한다. 하나님은 참으로 놀라운 능력을 우리에게 주신 것이 틀림없다.
믿음의 선포가 가진 힘을 깨닫고 나서 내 삶에서도 그 능력을 체험하고자 결심했다. 가장 먼저 섬기는 주일학교 아이들과 그 기쁨을 나누고 싶었다. 5가지 짧은 선포 문구를 정하여 예배 시간마다 아이들과 함께 외치기로 했다. “나는 예수 그리스도의 보혈로 구원받은 하나님의 자녀입니다. 나는 세상 그 무엇보다 하나님을 가장 사랑합니다. 나는 가정에서, 학교에서, 교회에서 하나님의 이름을 영화롭게 합니다. 나는 날마다 복음을 증거하며 예수님을 닮아갑니다. 나는 이 세상의 타락한 문화를 본받지 않고, 하나님의 나라 천국을 소망합니다.” 설교 시간에는 장난치고 떠들던 아이들도 이 시간만큼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 함께 외쳤다. ‘똑바로 앉아라, 떠들고 장난치지 말아라.’ 혼내고 다그칠 때는 새침해지던 아이들이, 긍정적인 믿음의 말을 하자고 하니 얼굴이 밝아지고 태도가 달라져 있었다. 선포는 모두 하나 되게 하는 힘을 가지고 있었다.
무엇보다 아이들을 바라보는 나의 마음에 소망이 생기기 시작했다. 온갖 위험이 도사리는 마지막 때를 살아가는 아이들을 볼 때마다 걱정하고 염려하던 마음에, 하나님이 하실 일을 바라보는 믿음이 생겼다. 지금은 비록 철부지 장난꾸러기들 일지라도, 언젠가 이 선포대로 변화될 것을 바라보며 지금 함께 예배드릴 수 있음에 감사하게 되었다.
우찌무라 간조는 ‘신자에게 있어서 기도는 기원이 아니라 예언이다. 하나님이 하려고 하시는 일을 미리 나로 하여금 그에게 구하게 하시는 것, 그것이 기도이다.’라고 했다. 답답한 현실만을 바라보며 낙심하지 말고, 더 이상 부정적인 말로 이웃을 고통스럽게 하지 말자. 이제는 믿음으로 한번 선포해보자. 영원 전에 작정하신 하나님의 선하신 뜻대로 이루어질 것을 바라보며 세상을 향해 힘껏 외치자. 우리가 구하거나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측량할 수 없는 놀라운 일을 행하실 하나님을 기대하며 미리 감사하자. 기쁨으로 우리의 혀의 열매를 먹을 날이 머지않았다.
박하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