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고 있는 사람과 함께

욕심은 한도 끝도 없습니다. 가지고 있는 것에서 조금 더 넓은 아파트, 조금 더 큰 차, 자녀가 좋은 대학에 합격하고 배우자가 나만을 사랑해주면 평생 행복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주님을 만나기전에는 ‘어찌하면 잘 먹고, 잘 살고, 사람들에게 인정받을까?’ 라는 것이 전부였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정반대로 말씀하셨습니다. 가난하고, 굶주리고, 울고, 박해 받는 사람들이 행복하고, 부유하고, 배부르고, 웃고, 모든 사람이 좋게 말하는 그 사람들은 불행하다고 하셨습니다. 우리와 정 반대의 개념입니다.

『울고 있는 사람과 함께 울 수 있어서 행복하다』는 책의 저자인 유정옥 사모님의 삶을 통해서 행복이 무엇인지 다시금 깨닫게 됩니다. 남편 목사님은 목회를 하기 전 사업을 하다가 망했습니다. 사업을 잘하고 있었는데 대리점의 사장이 3억 원을 부도내고 잠적했습니다. 대리점 사장 한 사람 때문에 잘되던 사업이 망했습니다. 이일로 불신 집안의 장손인 남편이 예수님을 영접하고 신학공부까지 했습니다. 그러니 사모님은 더 바랄 것이 없었습니다. 부도내고 잠적했던 대리점 사장을 만나 미안하다고 머리를 조아리는 그 사람 앞에서 사모님은 3억 원짜리 어음을 찢어 버렸습니다. 그리고는 “당신이 우리남편을 예수님 믿게 해 주었기 때문에 이 돈은 안 갚아도 됩니다. 앞으로 돈 생기거든 다른 어려운 사람들을 도우세요. 이 3억 원은 오늘로서 끝입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렇게 해서 사역으로 부르심을 받은 목사님과 사모님은 가난하고 소외받고 고통 받는 이들을 섬기는 목회를 하고 있습니다. 가난하고 병들었던 성도가 갑자기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고 떠나자 고아로 남은 아이들을 맡아서 키우고, 청계천 상가의 자녀들을 위한 무료 탁아소 운영하고, 남편 목사님이 천거한 신학생들을 맡아서 개척교회의 방 하나에 들이고 돌본 일, 생면부지의 암환자를 2개월 동안 봉양해서 하나님 앞으로 돌아오게 한 일, 2주일 동안 식모생활을 자원하여 할아버지 한 분을 전도한 일, 남편 이영도 목사님이 카자흐스탄에서 한 쪽 귀의 청각을 잃으면서까지 하나님께 바친 교회와 유치원 등. 세상의 시선으로는 참으로 불행하고 미련해 보이는 일을 하면서 두 분은 “행복합니다”라고 말씀하십니다.

저 또한 육이 무너져야 영이 세워질 수 있기에 주님께서 뽑고 뽑아서 허락하신 환경을 통해 주님의 음성을 들었습니다. 희귀성 헌팅턴 병을 앓고 있는 아이와 남편의 손과 발이 되어주면서 십자가의 사랑을 깨달았습니다. 저의 아픔과 고통과 끊임없이 교차되는 수많은 고뇌들이 불행이 아님을 보게 됩니다. 비로소 ‘저는 행복한 사람입니다’ 라고 고백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하나님께 사랑하심을 입고 부르심을 입은 사람은 모두 이런 고백을 할 것입니다.

그러나 주님은 입술로만 고백하는 사랑은 하늘나라로 들어가는 열쇠를 받을 수 없다고 말씀하십니다. 오직 하나님의 뜻대로 행하는 자에게만 주신다고 하셨습니다. 하지만 저의 교만한 자아는 고통스러워 몸부림치면서 벗어나려 반항합니다. 세상과 정욕과 자기를 부인하라는 말씀에 순종하여 사는 것이 어렵습니다. ‘저는 행복합니다. 감사합니다’라는 고백을 드리지 못할 때가 많습니다. 하지만 오해와 무시도 받아보고 육신적, 물질적 고통이 무엇인지 겪어야만 본성이 정화되고 겸손해져서 사랑의 맛을 내는 새 사람으로 변화 될 수 있기에 오늘도 주님을 목 놓아 부를 수밖에 없습니다.

신영복님의 글 가운데 이런 글이 있습니다. “인생에서 가장 먼 여행은 머리에서 가슴까지의 여행이라고 합니다. 냉철한 머리보다 따뜻한 가슴이 더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또 하나의 가장 먼 여행이 있습니다. 가슴에서 발까지의 여행입니다. 발은 실천입니다. 현장이며 숲입니다.”

곳곳에는 장애를 딛고 따뜻한 가슴과 행동하는 발로 하나님의 맛을 내는 분들이 많습니다. 양팔과 다리 없이 얼굴과 몸통만을 가지고 태어난 닉 부이치치는 전 세계를 돌며 절망 가운데 있는 분들에게 하나님을 믿는 믿음 안에서 자신을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용기와 비전을 심어 주고 있습니다.

“요놈은 비록 비뚤어지고 금이 갔지만 내가 가장 아끼지. 왜냐하면 내가 만들었기 때문이야.” 자신은 토기장이가 만든 질그릇이라고 표현하시는 뇌성마비 시인 송명희님. 그녀는 수많은 글을 통해 같은 처지에 있는 분들을 위로하며 주님사랑을 전하고 있습니다.

 

이 분들은 하나님의 귀한 말씀을 머리와 가슴, 입이나 귀가 아닌 손과 발을 통해 빛나게 하셨습니다. 꽃이 죽어서 맺은 열매처럼 주님사랑으로 자신이 죽어서 성령의 열매를 주렁주렁 맺는 자는 행복한 사람입니다. 남은 생을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에 올인 하는 자는 진실로 행복하여라!

박미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