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일은

사랑하는 일은, 누군가를 끊임없이 사랑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주님은 원수를 사랑하라 하셨지만 가까이 있어 안 볼 수 없이 만나야 하는 불편한 사람을 사랑하는 일은 용기와 겸손이 필요한 일입니다. 상대가 정신적 퇴화까지 동반한 중증의 환자이면 쉼 없이 요구되는 희생에 지치기 십상입니다. 어머니라 할지라도 그것은 분명 쉬운 일이 아닙니다.
하지만 그것보다 더 힘든 것은 미운 사람을 계속 접해야 하는 일입니다. 질투를 일으키거나 자신을 무시하는 무례히 행함에 괘씸한 마음이 일어나는 상대를 사랑하는 일은 진정 겸손하지 않고는 할 수 없는 일입니다.
주님은 늘 아는 체를 하고 기회가 오면 영락없이 가르치려 하는 갸룟 유다를 3년이나 함께 살며 사랑하셨습니다. 자신을 진정으로 존경하지 않음을 아시면서도 사람들 앞에서 예의를 보이려 허리를 굽히는 가식의 냄새를 맡으며 사셨고, 거룩한 예물을 사사로이 훔쳐 쓰면서도 주님을 사치한다 비난하는 그의 발도 닦이셨습니다. 정말 소름끼치도록 역겨운 것은 랍비여 라고 하며 다가와 행했던 그의 마지막 입맞춤입니다. 하지만 주님은 그냥 그 더러운 입술에 순결한 뺨을 내어주셨습니다.
사랑한다는 일은 모래의 아픔을 품?진주를 만들어내는 조개처럼 교만함을 품어 주님의 겸손을 비추는 일입니다. 사랑한다는 것은 습기 찬 땅속에서 7년을 견디다 날아오르는 굼벵이 매미처럼 어둠을 견디며 주님의 빛을 향해 날아오르는 일입니다. 사랑하는 일은 수많은 사람들의 발에 밟혀 패여 버린 예루살렘의 돌계단처럼 밟히고 밟혀 모난 것 없이 매끈해 지는 일입니다.
사랑하는 일이 쉽다면 그것은 애정을 말하는 것일 겁니다. 자기를 좋아하는 사람을 사랑하고 뿌듯하게 자기가 베풀 수 있는 한의 사랑일 뿐입니다. 결국은 자기를 사랑하는 사랑인 것입니다.
그러나 진정한 사랑은 돌아오는 것이 욕과 미움과 조소이어도 계속하는 사랑입니다. 그 손에 죽임을 당할지라도 계속 용서하는 골고다의 사랑입니다. 우리는 할 수 없는 사랑… 그러기에 사랑의 근원이신 주님께 받아야만 하는 사랑입니다.
아, 우리는 아동들이 추행당하는 미치고 더러운 시대 속에 살고 있습니다. 영혼들은 진정한 사랑에 주리고 목말라 있습니다. 우뢰의 아들인 요한이 사랑의 사도로 바뀔 수 있었던 그 사랑을 구해야만 합니다. 불순하고 음란한 막달라의 마리아가 순결한 사랑을 하게 된 주님의 그 사랑을 구해야만 합니다. 주님을 배반하여 죽고 싶은 자기를 용서하는 사랑을 얻어야 살 수 있습니다.
사랑으로 죽을 수 있는 이는 사랑하는 이입니다. 억울해도 사랑함으로 견뎌가는 이는 사랑으로 죽을 수 있는 이입니다.
사랑하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사랑으로 죽어 가신 주님을 사랑하는 일은 그렇게 어렵지는 않습니다. 주님을 사랑하면 사랑을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주님께 그 사랑을 자주 구하면 사랑하게 됩니다. 주님은 사랑이시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