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교회 성도들이 만나고 헤어질 때 했던 인사 ‘마라타나’는 ‘아멘 주 예수여 어서 오시옵소서’라는 뜻이다. 임박한 주의 재림을 대망하는 간절함이 담긴 소망적인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대림절은 초림 하셨던 예수님을 기리며, 동시에 재림하실 주님을 대망하는 의미가 진정 살아나는 절기가 되었으면 한다. 


기다림의 의미

성경은 이스라엘의 백성들이 무엇을 품고 살아야 하는지를 ‘기다림’이란 단어로 표현하고 있다. “파수꾼이 아침을 기다림보다 내 영혼이 주를 더 기다리나니 참으로 파수꾼이 아침을 기다림보다 더하도다”(시130:6). 이렇게 구약은 초림하시는 예수님을 ‘갈망하는 기다림’으로 표현했다. 반면 주님께서 제자들에게 “예루살렘을 떠나지 말고 내게 들은바 아버지의 약속하신 성령을 기다리라.”(행1:4) 하신 말씀처럼, 신약의 사도들은 성령강림과 재림하실 예수님을 ‘참을성 있는 기다림’으로 표현했다. 

그렇다면 21C 현대 그리스도인들은 어떤 기다림으로 주의 재림을 대망해야 할 것인가? 우리는 지금 코로나 사태의 후유증과 고금리 고물가 장기적 경기침체, 그리고 지구온난화 문제로 인한 심각한 이상기후 현상과 러크전쟁으로 야기된 신냉전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이런 시대에 우리는 더욱 믿음과 소망을 가지고 주님을 기다려야 한다. 

“이것들을 증거하신 이가 가라사대 내가 진실로 속히 오리라 하시거늘. 아멘! 주 예수여 어서 오시옵소서”(계22:20). 

2천여 년 전, 로마제국의 식민 지배당했던 이스라엘 백성들은 간절하게 메시아를 고대하고 있었다. 시므온도 ‘의롭고 경건하여 이스라엘의 위로’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날도 시므온은 성령의 감동으로 성전에 갔다가, 마침 마리아가 아기 예수님을 안고 있는 것을 보았다. 그는 벅찬 감격 속에서 ‘주재여, 내 눈이 주의 구원을 보았사오니 이는 만민 앞에 예비하신 것이요. 이방을 비추는 구원의 빛이요 주의 백성 이스라엘의 영광’이라고 하면서 하나님을 찬송했다. 

시므온은 오랜 세월 동안 ‘이스라엘의 위로’ 즉 메시아를 기다렸던 인물이다. 노쇠하여 곧 죽음이 임박했지만, 여전히 그의 가슴에는 메시아를 볼 것이라는 생생한 믿음과 소망이 있었던 것이다. 그러다가 마침내 아기 예수님을 만난 것이다. 이렇게 진정 주의 재림을 기다리는 성도라면 막연히 기다림이 아니라, 내 믿음 안에서 이미 이루어진 소망으로 품을 수 있어야 한다. 

주의 재림이 더디게 느껴지더라도 ‘하루가 천년이요 천년이 하루 같은’ 시간의 주인 되시는 하나님, 그 주님의 약속을 굳게 붙들고 대망해야 할 줄 믿는다.


임박한 추수의 때  

문제는 기다리다 지치기 쉽다는 것이다. 하나님은 기다리다 지쳐 영적으로 잠들기 쉬운 사명자들의 자아를 깨뜨리기 위해 종종 거친 환경을 허락하신다. 특히 영적인 메마름을 주셔서 경건 생활하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게 되는데, 그런데도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꾸준한 기도 생활이다. 

특히 이 과정에서 집중적으로 훈련시키는 것은 무기력과 권태 즉 자기와의 싸움이다. 단조로운 일상이 반복되는 가운데 나타나기 쉬운 자아가 바로 무기력과 권태이다. 극복해야 한다는 것을 잘 알기는 하지만, 뜻대로 안 되기 때문에 허례와 위선 속에서 악전고투하게 된다. 

주의 재림을 기다리다 지치게 되면, 과거에 절제했던 정욕적인 행실들, 버렸던 육적인 소유들을 다시 즐기게 되고 악습에 빠지기 쉽게 되어 있다. 하나님은 이런 자아를 깨뜨리시어 영적으로 성숙하게 하시고, 깨어 있는 영적인 파수꾼이 되기를 원하신다. 

다시 한번 익은 열매를 추수하기 위해 재림하시는 주님의 뜻을 새롭게 상기하자. 작금의 안타까운 현실을 직시하자. 익은 열매가 무엇인지도 잘 알지도 못하고, 아직 되지도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주의 공중강림 하실 때 휴거될 줄로 착각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가. 구원받은 성도가 교회시대 동안에 익은 열매가 되지 못했다면, 대환난에 들어가서라도 연단을 받아 익은 열매가 되게 하시는 것이 변함없는 하나님의 구원 섭리이다.

“열매가 익으면 곧 낫을 대나니 이는 추수 때가 이르렀음이니라.”(막4:29) ‘추수 때는 세상 끝’(마13:39)이요 천국은 익은 열매를 추수하여 들이는 곳간이라 했다. 그렇다면 마땅히 우리는 그리스도의 형상을 닮는 성화(聖化) 즉 익은 열매가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지금 전 세계는 지구온난화 문제가 아주 심각하다. 기후전문가들은 탄소나 메탄의 배출량 증가로 2040년쯤에는 지구 온도의 임계점인 1.5°가 넘어 돌이킬 수 없을 것이라 경고했다. 지구온난화로 인해 남북극의 대빙하가 녹아서 해수면이 상승하게 되고 이런 해류의 변화로 인해 대홍수, 대폭설, 극심한 가뭄 등의 이상기후 현상이 심화하여, 이는 식량 생산과 직결되는 것이다. 

계시록에 예언된 대로 땅, 강과 물 근원, 하늘과 바다의 1/3 가뭄재앙인, 7년 대환난의 환경재앙이 피부에 와닿는 현실이 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이스라엘의 고토귀환, 천하만국에 복음이 전파되고 있으며, 적그리스도가 출현하는 나라 EU가 예비된 것을 볼 때, ‘다시 오마’ 약속하셨던 주의 재림과 대환난이 심히 임박한 시대에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마라나타

마귀가 우는 사자와 같이 두루 삼킬 자를 찾고 있는 세상이다. 많은 목회자와 성도들이 영적으로 힘들고 지쳐 허덕이는 현실이다. 그렇다면 분별력 있는 영적 파수꾼들은 주의 임박한 재림을 알리고 준비시켜야 할 것이다. 세례 요한이 광야에서 외치는 자의 소리로서 초림하실 메시아의 길을 평탄케 하는 사명이었다면, 마지막 때 사역자들의 사명은 재림하시는 주님의 길을 평탄케 하는 것이다. 익은 열매를 추수하러 오시는 주의 재림과 대환난이 임박했음을 알리는 것이 우리의 사명이다.

다시 한번 이번 대림절을 통해 주의 재림을 대망하며 대환난을 대비하는 열기가 뜨거워지기를 소망한다. 성령의 감동 감화받은 영적인 파수꾼들이여! 우리 주님께서 지금까지의 기다림이 헛되지 않도록 하시리라. 기독교 역사에서 지금까지 주의 재림이 지체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진리 때문에 당하는 크고 작은 고난이 있었지만, 주님의 말씀은 언제나 한결같다. “너는 여호와를 기다릴지어다. 강하고 담대하며 여호와를 기다릴지어다.”(시27:14) 마지막 때의 사명자들에게 “마라나타”라고 안부를 전한다. “아멘 주여, 어서 오시옵소서!” 기다림이 한국교회의 신앙고백이 되기를 소망하며 그때를 기다린다.                  

 

 이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