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과 순종

신앙의 핵심은 믿음이다. 믿음은 반드시 행위로 나타나는데 그 행위는 순종이다. 믿음과 순종은 동전의 양면과도 같다. 동전의 양면을 뗄 수 없듯 믿음과 순종은 늘 함께 붙어 있다. 하나님을 믿는다면 반드시 하나님 말씀에 순종해야 한다. 성경 속 믿음의 대가들은 하나같이 자기의 이성과 경험, 환경을 뛰어넘는 위대한 순종을 실천하신 분들이다. 하나님은 우리의 체질과 속성을 너무나도 잘 아시기 때문에 우리의 믿음을 한 단계 한 단계 성장 시키실 때마다 자기를 부인하지 않으면 도저히 할 수 없는 일들을 하라고 하신다. 내가 가장 하기 싫어하고 이성과 가치관에 맞지도 않고, 주변 사람들의 비난이나 조롱을 받기에 딱 맞는 그런 일을 지목해서 하라고 하실 때, 머뭇거리는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내 믿음의 현주소가 드러나게 되는 순간이다.

하나님 말씀에 불순종하여 물고기 뱃속에 들어간 요나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요나는 하나님을 믿으면서 어떻게 저런 행동을 할 수 있을까?’라고 생각 했었다. 그러나 니느웨 사람들은 이스라엘의 원수와도 같은 민족이었으며, 그들이 심판을 받는 것은 마땅한데, 하나님은 회개할 기회를 주시고 구원하고자 하시니, 발이 떨어지지 않는 요나의 심정이 지금은 충분히 이해가 간다. 자신의 이성과 가치관을 훌쩍 뛰어넘는 믿음의 행위를 요구하실 때 반사적으로 마음속에서 일어나는 갈등은 위대한 선지자도 마찬가지였다.

자신의 가치관을 뛰어넘는 것은 대단히 어렵다. 하지만 자기 부인을 통해 우리의 영혼은 점진적으로 성장한다. 점잖은 예의, 염치, 자존심, 이성을 내세우다가는 하나님이 우리를 통해 행하실 놀라운 일들을 기대할 수 없다. 자신과 하나님만 아는 믿음의 뜬금없는 행동으로 인해 주변의 질타와 따가운 시선을 견디는 것은 우리의 영혼에 큰 유익이다.

한 마을에 두 친구가 살았는데 이상하게 한 친구는 점점 재물이 늘어 부자가 되는데 다른 친구는 재산이 점점 줄어 가난하게 되었다. 가난한 친구는 부자 친구를 찾아가 말했다. “이보게 친구, 어떻게 하면 나도 자네처럼 부자가 될 수 있을까?” 부자 친구는 그 비결을 흔쾌히 가르쳐 주겠다고 하면서 갑자기 큰 아들을 불렀다. “외양간의 소를 끌고 나와 지붕위로 좀 올려라.” 그런데 큰 아들이 아주 큰소리로 . 아버지!” 하고 대답하더니 이유도 묻지 않고 소를 끌고 나왔다. 큰 아들의 부인이 뛰어나와 이유를 묻자 몰라! 아버지가 소를 지붕으로 끌어 올리라고 하시네.” 부인은 하던 일을 멈추고 소 엉덩이를 때리면서 소야! 빨리 올라가거라.” 하고 거드는 것이었다. 이 모습을 보고 뛰어나온 부자 친구의 부인도 부지깽이를 가지고 나와 소 엉덩이를 때리며 함께 거들었다. 부자 친구는 아들아! 이제 그만 소를 외양간으로 끌고 가거라.” 큰 아들은 두말하지 않고 소를 외양간으로 다시 끌고 갔다.

우리가 익히 아는 전래동화의 한 장면이다. 되는 집의 비결이 순종에 있다는 것을 교훈하고 있다. 어느 수도원의 원장이 수련자에게 배추를 거꾸로 심게 했다는 일화와 같은 맥락이다. 수도원의 규칙 중 제 일의 규칙도 순종이다. 거꾸로 심은 배추가 자라났다는 이야기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믿음은 기적을 일으킨다는 것이 핵심이다. 성경의 아브라함과 이삭의 이야기에서도 순종과 믿음은 함께 했다.

하나님이 우리에게 엉뚱하게도 송아지를 지붕으로 끌어 옮기라는 명령을 할 때도 있다. 지붕에 올리자마자 아무 이유 없이 내려가라고 하시기도 한다. 믿음을 위한 순종, 순종을 위한 믿음. 그 둘은 함께여서 기적을 만들고 하나님을 영화롭게 한다.

성경이 이를 증명한다. “순종이 제사보다 낫고 듣는 것이 숫양의 기름보다 나으니”(삼상15:22). “사람이 귀를 돌려 율법을 듣지 아니하면 그의 기도도 가증하다”(28:9).

하나님은 우리의 믿음을 보시려고 순종을 원하시고 그것의 이름을 제사보다 나은 것이라고 규정하여 주셨다. 제사보다 나은 것이라니, 이보다 큰 칭찬이 어디 있을까.

마음이 심히 고민하여 죽을 지경이셨던 예수님은 결국, 천하디 천한 인간을 위해, 그 인간이 보이는 가장 추하고 더러운 교만과 조롱, 멸시, 악행 앞에서 위대한 순종으로 하나님을 향한 믿음을 몸소 보이셨다. 종의 형체를 입으시고 죽기까지 복종하셔서 말이다. 그 순종은 믿음과 만나 인류구원의 역사를 이루었고, 영원한 구원이라는 놀라운 축복을 만들어냈다. 한사람의 순종이 이루어낸 결과물이다.

그 어떤 수많은 예물보다 기도보다도 하나님은 우리의 순종을 보기 원하신다. 순종은 믿음을 만든다. 그 믿음은 열매를 만든다. 주님의 뒤를 좇아 순종으로 믿음을 완성해 나가면 우리의 신앙은 더 성장할 것이다. 나의 뒤를 따라올 또 다른 그 누군가에게 힘이 되고 위로가 될 것이다. 아울러 순종과 믿음의 역사로 만들어진 길이 우리 삶을 거룩한 천국으로 인도할 것이다.

이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