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목사님이 미국에서 전도사 사역을 하실 때, 사모님에게 운전연습을 시킨 적이 있으셨다고 한다. 미국은 그 당시 시험관이 함께 탑승하여 시내주행 시험을 치르도록 되어 있었다. 그래서 그 목사님과 사모님은 시험에 대비하여 여러 날 같이 차를 타서 열심히 가르치고 배웠다. 그런데 그 운전연습을 하는 동안에 두 분은 여러 번 부부싸움을 하게 되었다. 운전을 처음 하는 사모님이 차가 인도에까지 올라가는가 하면, 신호가 바뀌지 않았는데도 전진하는 등의 일로 크게 부부싸움을 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목사님은 그러한 상황에 놀라 소리를 지르거나 당황하셨고, 사모님은 그 소리에 더 놀라 위험스러운 장면이 여러 번 연출되었다는 것이다.

결국 2개월 만에 면허를 따기는 했지만, 면허를 받던 날 두 분은 결코 기쁘지가 않았다고 한다. 마치 전쟁에 나갔다가 돌아온 군인이 적군과 싸워 이기기는 했지만, 거의 탈진상태로 돌아온 것처럼, 합격증을 따기는 했지만 두 사람 속에는 많은 상처가 남았다는 것이다.

그 일로 목사님은 자신 안에 그렇게 추악하고 더러운 면이 있었다는 사실에 적지 않게 충격을 받았고, 사역자의 길을 간다는 것에 회의가 들 정도로 마음이 어렵게 되었다. 그래서 사모님이 면허증을 따기는 했지만, 자신과의 싸움에서는 합격하지 못한 것에 대하여 괴로워 그 싸움에 재도전하기로 하셨다고 한다. 그래서 교인들 중에 운전면허가 필요한 사람이 누굴까 살피다가 담임목사님의 사모님이 눈에 띄어서 함께 재도전을 하게 되었다. 그 사모님도 역시 운전에는 별 소질이 없어 비슷한 장면들이 연출되었지만 목사님은 참고 또 참았다. 결국 여러 번 도전 끝에 운전면허를 따게 되셨다. 사모님은 사모님대로 아무도 소질이 없다고, 심지어는 남편도, 자녀도, 사위도 아무도 연습시켜주지 않아 운전면허를 따지 못했다가 합격을 하여 너무나 기뻤고, 그 목사님은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겨 그렇게 기쁠 수가 없었다고 하셨다.

그 목사님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우리는 과연 자신과의 싸움에서 실패할 때, 그것을 극복하기 위하여 다시 도전하는 일을 하고 있는가 생각하게 된다. 아니 그보다 먼저 그렇게 싸우고, 남에게 상처를 주고, 그것 때문에 여러 날을 괴로워하며 고민하는가 말이다.

많은 믿는 자들이 표면적으로 살인하지 않으면 살인하지 말라는 율법을 지키고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율법을 지키는 것은 겉으로만 지키는 것으로 되는 것이 아니다. 예수님이 뭐라고 말씀하셨는가? 형제에 대하여 욕하고, 미워하고, 미련하다고 말하는 것 자체가 이미 살인한 것이라 하지 않으셨는가? 마음에 음욕을 품으면 이미 간음한 것이라 하지 않으셨는가?

그래서 주님은 율법을 완성하러 오셨다고 하셨다. 주님은 또, “그러므로 이 계명 중에 지극히 작은 것 하나라도 버리고 또 그같이 사람을 가르치는 자는 천국에서 지극히 작다 일컬음을 받을 것이요 누구든지 이를 행하며 가르치는 자는 천국에서 크다 일컬음을 받으리라.”고 하시지 않았는가?

그 목사님의 영적 싸움에 대한 재도전은 아마도 그런 마음의 계명 지키기 실패 때문이었으리라 짐작이 된다. 그분의 또 다른 간증을 보면 내면에서 영적 싸움을 치열하게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 당시 목사님은 미국의 대도시에 있는 학교를 다니는 중이셨는데, 주차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계셨다. 늘 도시에, 더구나 학교 주변에 주차장이 부족하여 어느 골목에 어느 집 앞에 늘 주차하곤 했는데, 어느 날 누군가가 송곳으로 타이어를 찌른 정도가 아니라 새것으로 교체해야 할 만큼 찢어 놓았다. 돈도 부족한 유학생활에 억지로 그것을 갈아놨는데, 얼마 후 또 다시 누군가가 타이어를 송곳으로 터뜨려 놨다. 원수를 사랑하라는 말씀을 수없이 들어왔지만 그때는 정말 참기가 힘드셨다고 한다. 며칠 사이로 타이어를 3개나 교체했으니 돈도 아깝고 분한 마음이 들어 힘드셨다고 한다. 그런 일이 있은 지 일주일 후 또 다시 누군가가 타이어 두 개를 터뜨렸다. 그때는 정말 사랑은 악한 것을 생각지 아니하고라고 성경에 써 있지만, 마음속은 어떻게든지 범인을 잡아서 보복하겠다는 생각으로 가득 차게 되었다. 하나님의 말씀대로 살아야 하는데 그때는 그 악당 생각만 나서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단다.

그런데 어느 주일 낮 예배 시간에 평화의 기도찬양을 부르게 되었다. “주여 나를 평화의 도구로 써주소서. 미움이 있는 곳에 사랑을, 다툼이 있는 곳에 용서를.”

이 곡이 울려 퍼질 때 성령님이 목사님의 마음을 감동시키셨다고 한다. 그토록 죽이고 싶고 미워한 그 사람이 한없이 불쌍하고, 한없이 사랑스럽고 그 영혼에 대한 한없는 사랑의 마음이 일어났다는 것이다. 얼마나 그 영혼에 대한 사랑의 마음이 충만하던지 현수막을 만들어 누가 내 자가용의 타이어를 터뜨렸는지 모르지만 난 그분을 사랑합니다.’라고 써 놓고 싶었다 한다. 그리고 비로소 누군가가 그 주차 자리에 자기의 차를 대려고 의도적으로 그런 일을 벌였다는 것을 성령님이 깨닫게 하셨다.

죄의 무서움을 새롭게 알아, 마음에 있는 작은 죄라도 다 털어버리는 훈련이 필요하다. 하나님은 우리를 거룩하고 흠이 없게 하시려고 택정하셨다. 실패할 때마다 성령님의 도우심을 청하면서 재도전하면 오뚝이같이 또 일어날 수 있다. 성령께서 도우실 것이니 위로를 얻고 일어서자.

이안드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