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재된 욕구불만과 그로 인한 폭력성의 끝없음을 보여주는 자생적 테러리스트 외로운 늑대가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가고 있다. 자신만의 왜곡된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며 이슬람을 극단적으로 추종하는 예측 불허의 테러리스트가 된 그들. 테러의 화신이 되어 악으로만 치닫고 있는 어두운 미친 질주는 외로움과 절망에 싸인 채 온 세상을 향해 포효하고 있다.


 

늑대가 된 사람들

지난 17일 무장 괴한 3명이 프랑스 주간지 샤를리 엡도건물에 난입하여 총기를 난사해 12명이 사망했다. 미국 의사당 총격 기도, 캐나다 수도 오타와에 총격 테러, 조 바이든 미 부통령 자택 총격 등 최근 미국과 유럽에서 유행병처럼 확산되고 있는 테러의 대부분 외로운 늑대의 소행이라고 한다. 외로운 늑대에 의한 테러는 이전에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위협이기에 사안의 심각성이 크다.

이들은 이슬람 과격 테러단체인 이슬람국가(IS)’를 추종하여 따르는 자생적 테러리스트들이다. 직접 시리아로 가서 테러 훈련을 받고 돌아오기도 하고, 아니면 현지에 가지는 않았지만 스스로 추종자가 된 자들도 있다. 이렇게 외국인 IS대원은 15,000여명으로 추정된다. 출신국도 중동과 아프리카는 물론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등 80여개국에 이른다.

IS는 각국의 젊은이들을 페이스북이나 트위트, 비밀 웹 사이트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가입하도록 미혹하고 있다. 지구촌 전체가 언제든지 외로운 늑대의 테러 표적이 될 수 있다는 말이다.

우리나라도 외로운 늑대의 안전지대가 아니다. 경찰은 지난 110일 터키 킬리스에서 사라진 김모(18)군이 실종이나 납치가 아닌, ‘이슬람국가(IS)’에 가담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간 것이라고 결론지었다. 김군이 외부와 소통하는 유일한 통로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였다. 김군은 해외 SNS를 통해 IS에 포섭된 사례다. 그는 자신의 트위터에 남성이 역차별 받는 세상이다. 그리고 난 페미니스트가 싫다. 그래서 IS가 좋다고 남겼다. 그는 이슬람국가란 제목의 사진과 함께 ‘IS에 가입하고 싶다는 글을 영어와 아랍어로 올린 적이 있었다.

김군은 IS에 가담하기 위해 시리아로 밀입국했을 개연성이 크다. 김군이 킬리스를 여행 최종 목적지로 삼은 것이나 김군 컴퓨터에서 IS 관련 사진이 여러 장 발견됐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내용, 킬리스 메르투르 호텔까지의 여정을 직접 계획한 점, 여행 목적을 숨긴 점 등 근거는 많다. IS가 장악한 시리아 북부와 인접한 킬리스는 외국인 지하디스트(이슬람 성전주의자)들이 국경을 넘어 IS에 가담하는 경로 가운데 하나다.

김군 부모의 부탁으로 터키까지 동행했던 홍모(45) 목사는 아이가 학교폭력 등을 겪으며 6년 동안 부모에게까지 마음을 닫고 지냈다고 밝혔다. 학교폭력의 피해자였던 것이다. 김군은 중학교에 입학했으나 중퇴한 뒤 학교에 다니지 않았고, 이후 은둔형 외톨이에 가까운 생활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관심과 사랑이 답

외로운 늑대가 전세계적으로 증가하는 요인에 대하여, 소득 불균형과 종교, 인종 차별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하지만 더 근본적인 원인은 사랑의 부족이라고 본다. 사회에서 소외된 사람들이 자신의 욕구불만과 분노를 표출하는 마지막 수단으로 극단적 선택을 한다는 것이다. 이들은 하나 같이 사회 부적응자들이다. IS의 주 포섭 대상도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는 외국인들이다.

다문화사회로 빠르게 진입하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외로운 늑대가 뿌리 내릴 개연성은 충분하다. 국내의 이슬람 사회를 테러단체와 동일시하는 편견을 가져서는 절대 안 되겠지만, 우리나라에도 외국인 모슬렘들이 많고 또 개종하는 한국인들도 점차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그들 중에 누가 IS에 포섭되지 않는다고 보장할 수 있겠나. 김군이 바로 그런 사례다. 수많은 군중 속에서, 심지어 가족이나 친구 간에도 진심을 나누지 못하고 소외되어 지독한 외로움에 극단적 선택을 한 사람들. 그들 속에서 21C 첨단 문화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현대인들의 일그러진 자화상을 보는 듯해 마음이 착잡하다.

외로운 늑대의 대안은 인종과 이념의 벽을 뛰어넘는 무조건적인 그리스도의 사랑뿐이다. ‘지극히 작은 자 하나에게 한 것이 곧 내게 한 것이라주님께서는 말씀하셨다. 이 말씀대로 가난하고 소외된 작은 자들을 온몸으로 껴안은 인도 켈커타의 성녀 마더 테레사는 이렇게 역설했다.

현대인에게 가장 큰 적은 한센병도 결핵도 아닙니다. 자신이 있건 없건 아무도 개의치 않고 모두로부터 자신이 버림받고 있다고 체념하는 것입니다. 최대의 악은 사랑이 모자라는 것, 하나님이 베푸는 사랑이 부족한 것, 바로 곁에 사는 이웃사람이 착취와 권력의 부패와 가난과 질병으로 고통을 당하여도 무관심한 것입니다.”

우리 주변에도 마음의 굶주림을 안고 사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이 마음의 굶주림을 채워주지 않은 채 그대로 두면 결국 외로운 늑대로 성장해 버리고 마는 것이다.

아무도 자신을 필요로 하지 않고 아무도 자신을 사랑해주지 않는다는 마음의 굶주림, 그것은 밥 한 끼에 굶주리는 것보다 훨씬 가슴 아픈 일이다. 겨울바람보다 더 차가운 가슴앓이를 하며 따뜻한 품을 그리워하다가 끝내 절망한 사람들, 누구도 자신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고 체념한 사람들, 그 욕구불만이 분노로 바뀔 때 그들은 IS 같은 어둠의 먹잇감이 되기 쉽다.

적대감과 심판만으로는 외로운 늑대로 상징되는 현대인들의 마음의 굶주림을 극복할 수 없다. 오직 그리스도의 십자가 사랑만이 대안이다. 마귀에게 미혹되어 하나님을 대적하는 인간을 사랑하기 위해 오셨던 주님. 스스로 십자가를 지시고, 살을 찢고 피를 흘리는 혹독한 죽음도 불사하셨던 그 사랑만이. “아버지여, 저들의 죄를 사하여 주옵소서. 저들은 자기의 죄를 알지 못하여 그러하나이다.” 자신을 죽이는 원수까지 긍휼이 여기는 이 사랑만이 타락한 인간의 극단적 외곡상인 외로운 늑대도 변화시킬 수 있을 것이다.

IS가 던지는 미끼, 강력한 전사의 이미지에 현혹되고 있는 현대의 젊은이들. 그들 속에 채워지지 않은 사랑의 굶주림을 어루만져주지 않는다면 테러는 더욱 기승을 부릴 것이다. 마귀는 예전부터 그렇게 배후에게 교묘하게 역사해 왔다. 인간은 하나님을 사랑하고 사람들끼리 서로 사랑하며 살 때 가장 아름답고 행복할 수 있다. 인생의 모든 문제는 사랑으로 해결할 수 있다. 죽을 수밖에 없는 우리의 허다한 죄와 허물을 덮으신 예수 그리스도의 완전한 사랑이 답이다. 그 사랑이 우리를 살게 하고 회복시킨다.

이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