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잡고 가보자 같이

바다 너머 멀리서 날아온 카카오톡에 첨부된 독도 공연을 보았다. 지난 여름, 가수 이승철과 탈북 청년 42명으로 구성된 합창단 위드유의 합동공연이다. 이 나라의 통일을 꿈꾸며 부른 그날에홀로 아리랑의 노랫소리는 독도를 휘감아 철썩거리며 태평양으로, 인도양과 대서양으로 멀리멀리 퍼져나갔다.

때론 넘어지고 눈물 흘린 시간 기억해. 먼 훗날 너 힘들 때 일으켜줄 노래, 힘을 내 그날에 우리 다시 마주보게 될 날에 눈물이 앞서더라도 웃으며 닦아주길 기도해. 그날 위해 오랫동안 기다려온 너를 보며 힘들었냐고 위로해줄게. 우리만의 그날이 곧 다가올 거야. 저 멀리 동해 바다 외로운 섬 오늘도 거센 바람 불어 오겠지. 조그만 얼굴로 바람 맞으니 독도야 간밤에 잘 잤느냐. 아리랑 아리랑 홀로 아리랑 아리랑 고개를 넘어가보자. 가다가 힘들면 쉬어 가더라도 손잡고 가보자, 같이 가보자.”

독도의 맑은 물처럼 꾸미지 않은 노래와 순수한 마음들은 곧바로 세계에 알려져 하버드대학과 UN 회의에서까지 눈물의 박수갈채를 받는다. 가사도 그렇지만, 청년들의 그간 아픔과 고생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고통 속에서도 절망하지 않고 자유의 꿈을 포기하지 않은 목숨 건 탈출, 그 고난의 극복과 아직도 그 속에서 절규하는 친구들에 대한 사랑이 주는 감동이리라. 눈물이 앞서더라도 웃으며 닦아줄게. 위로해 줄게. 힘을 내! 그날이 곧 다가올 거야. , 이 얼마나 소망이 되며 힘이 될까!

지금, 이기주의가 범람하는 삭막한 시대에 진실로 필요한 것은 이것이 아닐까. 경제 극복도, 정치 부패척결도 다 필요하지만, 자살과 타살이 범벅이 된 이 외로운 시대에 진실로 필요한 것은 참된 자유와 사랑이다. 자기 하고 싶은 대로 다 하는 방종의 자유가 아니라, 남녀의 불타는 사랑이 아니라, 아프고 외로워 죽을 곳을 찾아 헤매며 절망하는 영혼들과 함께 나눌 수 있는 것이 자유고, 내가 받은 많은 은혜와 행복을 소외된 이들을 위하여 내어주는 것이 사랑이다.

아직 할 수 없다면, 이 자유와 사랑을 달라고 하나님께 빌어야 한다. 이것을 받지 않고는 평화를 얻을 수 없기 때문이요, 진정한 행복도 맛볼 수 없기 때문이다. 이는 거창한 프로젝트가 아니다. 작은 것에서부터 시작되는 강아지 똥 속의 민들레 씨와 같은 것이다. 자기를 낮추는 곳에서, 상대를 배려하는 곳에서 피어난다. 자신의 부족을 고백하고 주님의 사랑과 긍휼을 구하는, 모아쥔 작은 손바닥 속에서 시작된다.

이 일이 그렇게 어려워서인가. 프랑스의 한 카페는 기발한 가격표를 벽에 걸었다. 커피!(1만원), 커피주세요(6천원), 안녕하세요? 커피 한 잔 주세요(2천원). 자신에게 이득이 생기는 일이라면 이런 것쯤이야. 웃음이 절로 난다.

우리 주님은 창조주 하나님이시면서도 사람의 모습으로, 종의 형체로 이 땅에 내려와 가엾은 우리들을 위해 그분의 자유를 스스로 버리시고 속박되셨다. 그 사랑을 비난하는 사람들을 사랑하며 못 박혀 죽어가셨다. “아버지, 저들을 용서하여 주옵소서. 저들은 자기들이 하는 일이 무엇인지 알지 못하나이다.”

독도의 세찬 파도에 실려 밤을 견딘 이슬 같은 청년들의 노랫소리가 들려온다. “금강산 맑은 물은 동해로 흐르고 설악산 맑은 물도 동해 가는데 우리네 마음들은 어디로 가는가. 언제쯤 우리는 하나가 될까. 가다가 힘들면 쉬어 가더라도 손잡고 가보자, 같이 가보자.”

박상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