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국의 꽃, 선교

교회에서 함께 동역하던 전도사님 내외분들이 기도처를 시작한 지 6개월 만에 다시 합류하였다. 그동안 가정 거실에 꾸민 예배처소에서 성도 하나 없이 무력감과 싸우며 외롭게 기도하던 날들 중이었다. ‘하나님, 도대체 왜 개척은 하게 하셨나요? 이제 무엇을 해야 합니까?’

그렇게 기도하는데,‘답은 OO를 통해 받으리라는 사인을 받았다. 두 달 뒤 앞으로의 일을 위해 상담 차 찾아오셨는데, 베트남의 한국어학과 대학생을 대상으로 복음을 전하고 있는 한 선교사님이 은퇴하게 되어, 신실한 후임자를 찾고 있다는 소식을 전해 주자 나지막하지만 분명한 어조로 말했다. “목사님, 결정났네요. 지금 답을 주셨어요. 저쪽 담장에 응답이란 글씨가 보였습니다. 하나님의 뜻이 분명하군요.” 아내 전도사님은 놀라워하며 자신의 사역도 청소년 사역이요, 자기도 왜 하는지 모르게 얼마 전부터 한국어 국제교사 자격증을 준비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모든 선교는 하나님께로부터 시작한다. 구약의 선지자들, 신약의 사도들 모두 하나님 나라와 하나님의 구원을 전하는 선교사들이었다. 하나님은 하나님께 헌신된 이들 중에 선교사들을 만드시고 보내셨다. 예수님이 본을 보이신 대로 바울 사도는 온 아시아와 유럽에 복음을 전하며 불꽃 같은 선교의 삶을 사셨다.

나의 달려갈 길과 주 예수께 받은 사명 곧 하나님의 은혜의 복음 증거하는 일을 마치려 함에는 나의 생명을 조금도 귀한 것으로 여기지 아니하노라”(20:24).

그러나 그 모든 헌신과 선교의 근원은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요 하나님이시다. “오직 성령이 너희에게 임하시면 너희가 권능을 받고 예루살렘과 온 유대와 사마리아와 땅 끝까지 이르러 내 증인이 되리라 하시니라”(1:8).

성령의 놀라운 은혜와 권능은 바로 땅 끝까지의 선교를 위해 부으신 것이다. 예수님의 증인이 되라고! 주님께서는 이것에 대한 확실한 믿음을 갖게 하시려고 3년의 공생애를 제자들과 함께하셨다. 때로는 시기하고, 때로는 다투는 어리석은 제자들을 데리고 다니느라 피곤하셨다. 더구나 기득권자들의 음모와 술수 때문에 예루살렘으로 향하는 발걸음은 늘 무거우셨을 것이다. 하지만 주님은 끝까지 기도하시고, 하나님으로부터 힘을 얻어 골고다 죽음의 언덕까지 나아가셨다. 자신을 완전히 희생하시며 번제로 태워버리신 것이다. 이것이 선교다.

얼마 전 캄보디아 선교를 나가신 목사님은 이런 고백을 하였다. “여기 오니까 제가 싫어하는 세 가지가 다 있더라고요. 닦아도 끝이 없는 먼지, 귀찮은 날벌레, 며칠씩 계속되는 소음.” 그래서 두어 달 만에 다시 돌아가고 싶었는데, 1년만이라도 채워야지, 그러다 벌써 2년이 다 되어간다고 하였다. 성령께서 세월 속에 다듬고 은혜를 공급하셔서 이제는 선교사의 향기가 나고, 사모님의 주름살이 느는 만큼 무지한 영혼들은 천국의 빛을 받는다. 그곳 심방에서 만났던 청각장애 소녀의 해맑은 미소가 떠오른다. 선교사님의 희생과 사랑이 그들 마음속에 천국의 씨앗을 심었다.

베트남 선교를 준비하는 전도사님 내외분들의 마음이 분주하다. 비움과 채움, 그리고 기대와 불안이 공존한다. 생각지도 못한 땅을 아브라함처럼 가려 한다, 주께서 이끄시는 대로. 선교는 희생을 거름으로 하여 피는 천국의 꽃이다. 주님 사랑에 잡힌 이들을 축복한다.

박상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