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도새의 교훈

도도새는 인도양의 모리셔츠 섬에서 살았던 새입니다. 작은 날개와 노란색의 억센 다리를 가졌으며 몸집은 칠면조보다는 크고 23kg 정도 됩니다. 도도새는 유순한데다 오랫동안 이곳에 살면서 적의 방해 없이 살았기 때문에 하늘을 날아야 할 필요가 없어져 나는 기능이 퇴화되었습니다.

1598년 포르투갈 선원들이 모리셔츠 섬에 도착해서 날기는커녕 달리지도 못하는 작은 날개를 가진 커다란 새들을 보았습니다. 도도새는 사람들로부터 멀리 떨어져 살았기 때문에 사람들을 본 적이 없었으며 선원들을 보고도 달아나지 않았습니다. 선원들은 아무 짝에도 쓸모없어 보이는 그 새들을 포르투갈어로 ‘바보’ 라는 의미의 ‘도도’라고 부르게 되었습니다. 고기를 얻기 위해 이 새들을 포획하기 시작하면서 그 개체수가 현저히 줄어들었고 1681년에는 멸종되고 말았습니다.

300년이 흐른 어느 날 한 생물학자는 모리셔츠 섬에 갈바리야라는 나무가 더 이상 번식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그는 도도새가 멸종된 이후로 이 나무도 함께 번식하지 않는 사실에 어떤 연관이 있을 거란 의문점을 가지고 연구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결과 갈바리야 나무의 씨앗은 껍질이 너무 두텁기 때문에 도도새가 나무 열매를 먹고 난 후 그 씨앗이 배설물로 나와야만 싹이 틀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지구상에 존재하지 않는 도도새 이야기를 들으며 중요한 진리를 깨닫게 됩니다. 하나님은 양같이 우둔하고 유순한 하나님의 백성들이 천국길 가는데 아무런 방해가 없고 적이 없다면 영적으로 무기력해질 것을 미리 아시고 마귀를 통해 온갖 시험과 풍파를 허락하신다는 사실입니다. 영적으로 살려고 푸드덕 푸드덕 날개짓 하면서 어깨에 힘이 생기고 날개가 점점 커지면서 어린아이 같이 힘없고 미련하던 모습은 사라지고, 마귀와 세상과 거칠고 사나운 환경을 넉넉히 이길 수 있는 힘을 키워 주시는 것입니다. 연단 받는 환경이 지긋지긋하고 못 살겠다 소리 없는 아우성을 치지만, 만약 마귀도 없고 아무런 연단도 없다면 우리도 도도새처럼 영적인 힘을 상실해 버리고 세상에 잡아먹힐 수밖에 없는 존재가 될 것입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애굽을 떠나 가나안 땅을 향해 광야 순례 길을 시작한지 얼마 못 되어 곧 이어 뒤쫓아 오는 바로군대의 추격으로 인해 죽기 살기로 뒤도 돌아보지 않고 달릴 수밖에 없는 환경이 펼쳐졌습니다. 하나님은 이스라엘 백성들이 출애굽의 큰 감격에도 불구하고 광야의 척박한 환경 속에서 애굽을 그리워 할 것을 미리 아시고 바로 군대들이 뒤쫓게 만들어 광야로 쑥 집어넣어 주셨습니다.

예수님 믿고 만사형통 할 줄 알았는데 이게 웬걸 안팎으로 불어 닥치는 환난의 바람으로 하나님 앞에 납작 엎드려 울고불고 기도하고 애원하며 매달리는 통에 어느 새 기도의 실력이 커지면서 나도 모르게 영적으로 강해지고 자라고 있었습니다. 세상으로 한 눈 팔 겨를도 없이 하나님만을 바라볼 수밖에 없는 환경들이 있었기에 달리면서 넘어지고 코가 깨지고 다쳤어도 이만큼 이 자리까지 와 있다는 사실입니다. 연단이 축복이라는 말이 연단 중에는 마음에 와 닿지 않지만, 한 가지 연단과정이 끝나 뒤돌아보면 정말 연단이 축복이었구나 하고 깨닫게 됩니다.

연단의 바람이 없었다면 영적인 무기력증에 빠져 천국 갈 방향감각도 잃어버리고, 세상을 짝하며 살다가 자기의 영혼이 멸망해 가고 있다는 사실도 모른 채 죽음을 맛보게 되었을 것입니다. 연단은 재앙이 아니라 우리를 참 평안과 영생으로 나아가게 하는 하나님의 사랑의 반려임을 도도새의 교훈을 통해 배우게 됩니다.

손양원 목사님의 어린 시절, 신사참배를 안 한다고 교장한테 얼굴이 퉁퉁 부을 정도로 매를 맞고 돌아왔을 때였습니다. 마음에 분노가 끓어올라 벌겋게 달아오른 아들의 얼굴을 본 아버지 손종일 장로님이 “양원아, 따귀를 분하게 여길 것 없다. 지금부터 그런 고통을 겪어야 하나님의 좋은 일꾼으로 길러질 수 있기 때문이다. 어떤 고통이 있을지라도 신사참배를 한다면 더 이상 내 아들이 아니라는 것을 명심하여라.”라고 훈계와 권면을 하셨습니다.

하나님은 연단의 방망이로 도도새와 같이 아무 짝에도 쓸모없는 것처럼 느껴지는 연약한 우리를 변화시켜 푸른 싹을 틔우시고, 하나님 보시기에 합당한 일군으로 키워 가시는 선하신 분이십니다.

이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