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과 미국의 교회들이 세속화 되면서 교회들이 비고, 유지비가 없어 세상에 팔려나가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동성애와 동성결혼 합법화를 막지 못해 전도의 길도 막혔다. 한국교회도 세습 문제, 돈 문제, 분쟁, 음란문제 등으로 대형교회의 비리가 매스컴에 자주 보도되면서 세간의 조롱거리가 되고 있다. ‘말세에 믿음을 보겠느냐’고 말씀하시던 주님의 탄식이 들리는 듯하다.  

미혹하는 세상
사람들은 대개 세상의 재미와 쾌락과 자신의 유익을 좇아 살기 마련이다. 청소년들은 낮에 못 다한 게임하느라 밤늦게까지 컴퓨터 앞에서 시간을 보내고, 정치인들은 서로 상대방의 약점이나 허물을 찾기에 바쁘고, 공무원들은 윗사람 눈치와 보신(保身)에 경황이 없고, 서민들까지 일확천금을 꿈꾸는 사람들이 로또복권에, 경마장에, 카지노에 빠져있다. 그런가 하면 인터넷을 통해 음란과 외도가 판을 치고 동성애가 공공연하게 자행되는 세상이다. 
마귀는 그리스도인들이 예수님을 주목하지 못하도록 갖가지로 유혹하고 있다. 당장 길거리를 나서면 노출의 계절에 여성들의 신체부위가 남성들의 눈을 유혹한다. 어디서나 휴대폰이 우리를 가만 두지 않는다. 돈과 명예와 권력, 세상의 출세와 성공, 영화, 만화, TV, 인터넷이 우리의 마음과 시간을 빼앗고 있다. 
크리스천들도 성경을 보거나 기도할 짬을 내기 어렵다. 정작 우리를 구원하기 위해 십자가에서 피 흘리신 예수님은 별로 주목하지 못하고 뭔가에 쫓기듯 분주하게 살아가고 있다. 요즘은 아예 교회생활을 하지 않는 가나안(교회 안 나가는) 성도들이 30%가 넘었다고 한다. 교회생활을 하고 있는 성도들조차도 주일성수, 수요·금요예배를 제대로 안 드리고, 온전한 십일조와 헌금생활을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런가 하면, 이웃이나 동료들의 좋은 점을 보아야 할 눈이 판단하고 정죄하기에 빠르고, 서로 양보하고 용서해야 할 눈에는 미움과 보복이 서려있다. 감사와 참회의 눈물로 촉촉이 젖어야 할 눈이 불평과 못마땅함으로 점점 메말라가고 있다.
이 모든 게 성도들의 모델인 예수님을 제대로 주목하지 못한 탓이 아닌가. 성경은 “믿음의 주요 온전케 하시는 이인 예수님을 바라보라”(히12:2)고 하였다. 교회의 머리는 예수님이라 했으니 그 지체인 우리가 주님을 주목하고 닮기 위해 노력해야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그래서 여기 세상에 찌든 한 죄인이 그분을 만나 변화되면서 오직 그분을 주목하고 죽기까지 증인의 삶을 살았던 성도를 소개하고자 한다.

그리스도의 증인
청나라 말기 만주에 살던 장센(Chang Shen)은 동네 사람들에게 “그의 안에는 선한 것이 하나도 없다”는 뜻의 “우소푸웨이 테”라는 비난을 받으며 살고 있었다. 그는 노름꾼에 호색한, 도둑이었고 심지어 자기의 아내와 고명딸까지 집에서 내쫓을 정도였다. 그런 장센이 중년에 소경이 되었을 때 사람들은 천벌을 받았다고 했다.
1886년 어느 날, 장센은 선교사들이 운영하는 병원에 가면 시력을 회복할 수 있다는 소문을 듣고 먼 길을 찾아가 극적으로 시력이 조금 회복되었다. 장은 처음으로 복음을 듣고 기뻐 어쩔 줄 몰라 하며 당장 세례를 받겠다고 했다. 웹스터 선교사는 장센의 회심을 좀 두고 볼 요량으로 이렇게 말했다. “돌아가서 이웃들에게 당신이 변화되었다고 말하시오. 얼마 후 우리가 방문할 그때까지 당신이 주님을 따르고 있다면 기꺼이 세례를 주겠소.”
육신의 쾌락을 좇아 이기적이고 악했던 그가 회개하고 거룩하신 예수님을 따르기 시작하자, 그를 손가락질하던 사람들은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장센의 변화된 모습에 자연히 사람들은 그가 전하는 예수님을 주목하기 시작했다. 5달 후 장센이 살고 있던 곳에 도착한 선교사 일행은 수백 명의 초신자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 후 장센은 잘못된 한방시술로 인해 완전히 시력을 잃고 말았지만 계속 복음을 전하여 수많은 영혼들을 주님께로 인도하였다. 그는 소경이었기에 복음을 전하면서 수많은 고난을 받아야 했다. 욕을 먹고 침 뱉음을 당하고, 사나운 개들에게 쫓기기도 하였지만 오직 주님만을 바라보며 만단을 극복했다.
어느 날 장센이 만주의 쳉코우에서 전도하고 있을 때, 서구열강을 증오하는 의화단원들이 근처의 차오양에서 약 50명의 성도들을 붙잡아 처형하려고 했다. 그때 어떤 사람이 말했다. “이 사람들 모두를 죽여 봐야 아무런 소용이 없다. 왜냐하면 장센이 살아 있는 한 그리스도인들이 자꾸 생겨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자 의화단은 장센을 데려오면 50명을 살려주겠다고 하였다.
주변의 도움으로 미리 피신했던 장센은 이 소식을 듣고, 자신을 위해 십자가 지셨던 예수님을 생각하며 자진해서 출두했다. 의화단들은 그를 우상 앞으로 끌고 가서 절을 하지 않으면 죽이겠다고 위협하자, 장센은 하늘을 우러러 “나는 이미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있으며 살아 계신 하나님께만 예배한다”며 단호히 거절했다. “하늘에 계신 아버지여, 제 영혼을 받아주옵소서.”라고 말하자 장센의 목이 떨어졌다. 
다시 예수님을
회심하기 전 장센은 도박과 여색, 도적질하는데 바빴으며, 아내와 딸을 구타하고 내쫓기까지 한 그야말로 선한 것이라곤 하나도 없는 극악한 자였다. 그러나 하나님은 그를 부르셔서 그리스도의 보혈로 정화시켜 예수님의 거룩함을 닮게 하셨다. 그가 예수님을 주목하면서 어두운 과거를 청산하고 회개에 합당한 열매를 맺는 빛된 삶을 살았을 때, 그를 욕하고 손가락질했던 사람들이 주님께로 돌아왔다. 장센은 진정으로 주의 계명을 즐거워하며, 영혼구령에 힘쓰고, 최후에는 죽음의 칼날 앞에서도 담대히 그리스도를 증거 하는 순교의 제물이 되었다.
세 번이나 주님을 모른다고 부인한 베드로를 긍휼의 눈으로 바라보셨던 예수님. 그분의 눈은 그렇게 밖에 할 수 없었던 베드로를 깊이 이해하고 용서해주시는 눈, 너무 절망하지 말고 빨리 돌이키라고 하실 뿐, 결코 책망하거나 정죄하는 눈이 아니었다. 그분의 눈이 파렴치하고 악한 장센을 주목하셨고, 세상에서 소경된 그를 밝은 빛을 전하는 그리스도의 증인으로 변화시키셨다. 우리도 주님을 주목하자. 은혜를 찾아 나서자. 어두운 내 삶을 밝은 빛으로 유턴할 수 있도록 인도하시는 강력한 은혜와 진리를 갈망하자. 더 큰 은혜를 사모하며 회개하고 결단하며 거룩한 부르심의 자리로 용감하게 나아가자. 진리의 성령께서 우리를 인도하시길 소망하자. 

이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