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을 사모하는 꿈

연어는 민물에서 태어나 봄이 되면 바다로 내려가 생활합니다. 갑각류나 작은 물고기 등을 먹으면서 3~5, 최대 6년까지 삽니다. 연어는 바다에서 어느 정도 성장하면 알을 낳기 위해 자신이 태어났던 곳으로 다시 되돌아오는 귀소본능(歸巢本能)으로 유명합니다.

연어의 신비가 과학적으로 다 밝혀진 것은 아니지만 연어 몸에 내장된 자기장 지도(magnetic map)에 의해 모천으로부터 얼마나 멀리 떨어져 있는지를 판단하고, 새끼 시절 산란한 개울에서 맡았던 냄새에 대한 기억력과 극도로 예민한 후각 등을 이용해서 자신이 태어난 곳으로 돌아간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연어는 모천으로 돌아가기 위해 전력을 다해 7,000~8,000km의 대장정을 펼칩니다. 자연의 신비는 참 경이롭습니다.

민물에서 태어나 바다로 나간 연어는 자신의 몸을 수백 배 키워 돌아옵니다. 연어는 자신이 태어난 개울에 산란 둥지를 파고 알을 낳은 다음 죽습니다. 암컷은 2~3회에 걸쳐 700~7,000개 정도의 알을 낳으며 이 중 부화되어 새끼로 자라는 것은 삼백 개 정도입니다. 수정된 알은 섭씨 8~10도 민물에서 약 60일이 지나면 부화하는데, 죽은 어미의 몸을 먹고 자라 이듬해 봄이 오면 바다로 내려갑니다.

연어가 바다에서 생활하다가 결국엔 자신이 태어났던 곳으로 기나 긴 장정을 펼치는 것이 마치 천로역정에 나오는 기독도와도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영원한 생명을 얻기 위해 세상을 떠나 구원의 긴 여정을 가야만 하는 것이 크리스천들의 사명이요 숙명입니다. 연어는 자기의 갈 곳을 알아 위험을 무릅쓰고도 자기가 태어난 본향으로 돌아가건만 인간은 자기를 지으신 분이 누구신지 또 돌아가야 할 본향이 어디인지도 분별치 못하니 연어가 사람보다 더 지혜로워 보입니다.

하나님이 모든 것을 지으시되 때를 따라 아름답게 하셨고, 사람들에게는 영원을 사모하는 마음을 주셨느니라”(3:11). 하나님은 인간을 지으실 때 하나님을 찾아 올 수 있도록 자기장 지도를 탑재해 주셨습니다. 본능적으로 하나님을 찾을 수 있도록 영원을 사모하는 마음을 주셨습니다. 내가 지금 어디에 있으며 본향을 향해 잘 가고 있는지, 또 방향은 정확한지 위치를 확인할 수 있도록 말씀 GPS를 주셨습니다. 하나님을 알 수 있도록 하나님을 알 만한 것을 우리 영혼 안에 넣어 주셨기 때문에(1:19) 저희는 그분 앞에서 핑계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죄악으로 완전 부패, 전적 타락한 인간의 심령은 온전하지 않습니다. 우리 안에 하나님을 찾아갈 수 있도록 귀소본능을 탑재해 주셨지만 죄의 세력들로 인해 자기장 지도가 그 기능을 상실해버렸습니다. 거친 파도와 물결을 헤치며 나아가기란 쉽지 않습니다. 그저 세상에서 편안하게 머무르고 싶다고, 안 가겠다고 정욕은 버팁니다. 영적인 방향감각을 곧추세워 나아갈 방향을 알았음에도 바다에서 생활했던 옛 습관을 털어버리고 떠나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그래도 영원한 생명을 위해 반드시 바다를 떠나야만 합니다 

700~7,000개 정도의 알에서 300마리 정도가 새끼로 부화되는데 바다에서 살아남는 연어는 서너 마리이고 모천으로 돌아오는 연어는 한두 마리 정도밖에 되지 않습니다. 위험천만한 거친 세상의 파도 속에서 자신의 영혼을 지키기 위해서는 영적인 힘을 키워 나가야겠습니다. 연단 받은 의지로 자꾸만 자꾸만 천국을 향해 나아가야 합니다. 영적으로 정체되었거나 침체되어 있다면 세상이라는 파도 속에서 휩쓸려 살 수밖에 없습니다. 고달픈 여정이지만 영원한 안식을 위해 그 길을 떠나야겠습니다. 우리를 부르시는 주님의 음성을 따라 그 길을 놓치지 않고 끝까지 완주하는 연어의 꿈을 꿔 봅니다. 생명의 길로 인도하는 말씀과 믿음의 자기장 지도를 따라서.

이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