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삶

저는 마음이 참 유약한 편입니다. 그래서 하나님의 일을 하는데 가장 큰 장애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유독 “심지가 견고한 자를 평강에 평강으로 지키시리니”라는 말씀을 자주 되뇌였던 것 같습니다. 유약함이 싫어서 울 때도 많았고, 제 자신이 싫을 때도 참 많았습니다. 그로 인해 원망도 잦았고, 유약함이 싫어서 세상을 도피처로 삼을 때도 많았습니다. 하나님께서 나를 이렇게 유약하게 만드시지 않으셨다면, 이렇지 않았을 텐데…. 제게도 다른 이들처럼 뛰어난 재능과 강인함을 주셨다면 하나님을 위해서 더 특별한 일을 하면서 좀 더 특별한 삶을 살 수 있을 꺼라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특별한 삶은 하나님의 계획안에 살아가는 것임을 보게 됩니다.

조니 이렉슨 타나(Joni Earetkson Tada)는 다른 아이들과 같이 생기발랄하고 꿈이 많았던 소녀였습니다. 승마, 수영, 테니스, 하키 등 운동에도 다양한 재능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녀의 삶은(당시 16세) 어느 무더운 날 오후, 다이빙을 하다가 머리를 심하게 부딪쳐 사지가 마비됨으로 인해 완전히 뒤바뀌고 맙니다. 병원에 입원한 수개월 동안 그녀는 앞이 캄캄하고 절망스럽기만 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왜 내게 이런 일이 일어나게 하셨을까? 왜 하필이면 나란 말인가?’ 라는 끝없는 의문과 원망으로 시달렸습니다. 몇 차례의 수술을 거듭하며 재활센터로 옮겨졌지만, 그녀는 여전히 목 밑으로는 전혀 움직일 수가 없었던지라 아무런 희망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한 친구가 그녀에게 “포기하면 안돼! 너에게 남겨진 것을 사용할 수 있잖아.”라고 격려를 하였습니다. 그러나 그녀는 “내게는 남겨진 게 별로 없어.”라면서 분노를 하였습니다. 그녀는 깊은 절망의 수렁 속에서 수많은 자살충돌과 죽음의 고비를 넘겨야만 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녀는 가족과 친구들의 도움으로 서서히 자신을 향한 하나님의 계획을 조금씩 알아 가기 시작했습니다. 그 이후 몇 년 동안 그녀는 입으로 붓을 물고 그림을 그리는 놀라운 능력을 개발하였습니다. 그런 가운데서도 그녀는 자신의 연약함 앞에 수많은 좌절을 맛보아야만 했습니다. 너무 오랫동안 휠체어에 앉아 있다 보니 상처 난 등이 다시 벌어져 재수술을 받아야만 했고, 끊임없이 속살거리는 마귀의 참소도 계속 따라 다녔습니다. ‘네 말이 옳아. 너에게는 남겨진 게 별로 없어. 흥! 그 입으로 고작 무얼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하니? 두발, 두 손을 가진 사람도 어려운데, 어림도 없지. 빨리 포기하는 게 더 나아. 사람들에게 비웃음거리만 될 뿐이야. 너 같이 하찮은 불구자가 무엇을 할 수 있겠어. 넌 아무 것도 할 수 없어.’

그러나 그녀는 숱한 절망과 고통을 신앙의 힘으로 이겨나갔습니다. 그녀는 자신의 그림에 항상 ‘PTL’(Prise the Lord)이라는 싸인을 하였습니다. 이것은 ‘하나님을 찬양하라’ 혹은 ‘하나님께서 나의 삶에 일어나도록 하신 일들에 대해서 하나님께 감사해요’라는 뜻이었습니다.

그녀는 하나님께서 자신의 사고를 통하여 특별한 일을 계획하고 계심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녀는 자신에게 닥친 불행을 받아들였고, 자신의 모습을 더 이상 꺼려하지 않았습니다. 비로소 그녀는 잃은 것보다는 더 많은 것을 얻게 되었음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녀는 많은 사람들에게 하나님께서 자신의 삶속에서 행하신 일들을 전하기 시작했고, 많은 이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불어 넣어 주었습니다. 하나님은 그녀로 하여금 수백만의 사람들을 주님 품으로 이끄는 놀라운 일을 행하셨습니다. 그녀는 말합니다. “전신마비가 하나님 안에서는 장애가 될 수 없어요.”

누군가의 도움이 없이는 살아갈 수 조차도 없었고 너무나 연약해 보였던 분이었지만, 언제나 저의 고개를 숙이게 하는 한 분이 계십니다.  그분은 어릴 때부터 많은 문하생들을 가르치며 명성을 날리는 역사학자가 되고 싶은 포부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19살 때 강직성 척추염으로 쓰러져 평생을 누워서 산송장처럼 지내야만 했습니다. 그분의 계획은 다 무너져 내려 산산조각이 나는 듯 했습니다. 건강을 잃은 그분은 남들이 부러워할 만한 것이 하나도 없어 보였습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는 그분의 인생의 궤도를 완전히 바꾸시어 하나님의 계획 안에 넣으셨습니다. 40년의 가시밭 길을 통하여 그 누구도 발견치 못한 “이스라엘의 500년 역사에 나타난 모든 과정들은 성도들로 하여금 그리스도의 형상을 완전히 닮게 하시는 영적 성장 과정에 대한 모형적 진리”, 즉 “하나님의 구원 계획의 설계도”를 발견케 하셨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약하디 약한 선생님을 천국 건설에 기둥 같은 일꾼으로, 하늘나라의 역사학자로 바꾸어 놓으셨습니다. 또한 마지막 때의 탁월한 영성가이며 장성한 겨자나무이셨던 병상의 증거자, 선생님을 통하여 수많은 영적인 문하생들을 깃들게 하셨습니다.

하나님은 약하고 미련하고 보잘 것 없는 연약한 사람들을 통하여 일하십니다. 약함은 결코 수치가 아닙니다. 자신의 약함을 받아들이지 않고, 도리어 원망 불평 할 때 그것은 도리어 수치가 됩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웃의 눈에 빛나기를 원하기 때문에, 자신의 약함을 자꾸만 감추려고 듭니다. 자신이 아무 것도 아닌 존재로 여김을 받을 까봐 사람들은 두려워 떱니다. 다른 이들이 가진 것보다 자신이 가진 것은 너무나 보잘 것 없어 보일 때가 많습니다.

그러나 어느 누구도 사도바울이 지녔던 육체의 가시처럼 연약함이 없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저 또한 저의 유약함 때문에 많이 울기도 했지만, 그것이 도리어 하나님께로 나가는 통로임을 깨닫습니다. 저의 유약함을 통해 저는 주님이 없이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하찮은 존재임을 보기 때문입니다. 약함은 우리의 영혼을 교만으로부터 지켜 주는 보자기와 같은 것입니다. 자신의 약함을 인정하면 인정할수록 하나님께서는 더 깊이 찾아오십니다.

“내게는 남은 게 별로 없어!” 능력, 재능, 부, 지식, 경험 등 내게 있는 것으로 할 수 있다고 할 때, 하나님은 역사하시지 않습니다. 네 손가락으로 피아노를 연주하던 이희아 양을 기억하십니까? 내게 있는 것으로 빛이 나는 것이 결코 아닙니다. 남은 것이 별로 없을 지라도, 자신의 무가치함과 자신의 연약함을 받아들일 때, 하나님은 자유롭게 일하십니다.

“나는 주님의 손에 들려진 몽당 연필에 불과합니다.” 몽당연필은 약합니다. 보잘것없어 보입니다. 남은 게 별로 없어 보입니다. 그러나 그것을 붙들고 계신 분은 강하십니다. 부족한 게 없습니다.

사람들은 자신이 특별한 존재가 되기를 원하고, 특별한 삶을 살기 원합니다. 그러나 모든 인생은 하나님 손 안에 달려 있습니다. 가진 것 없고 보잘 것 없는 연약한 존재일지라도 신실하신 그분의 계획안에서 살아가고 있다면, 이미 특별한 삶을 살고 있는 것입니다.

“나 여호와가 이르노라 이스라엘 족속아 이 토기장이의 하는 것 같이 내가 능히 너희에게 행하지 못하겠느냐 이스라엘 족속아 진흙이 토기장이의 손에 있음 같이 너희가 내 손에 있느니라”(렘18:6).

이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