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내 찾은 평화

산등성에 올라 저녁노을을 바라보는데, 아스라이 보이는 어느 집 앞뜰에 붉게 물든 감나무 잎이 바람에 휘날리고 굴뚝에선 연기가 난다. 외곽순환고속도로에선 윙윙거리는 차 소리들로 요란하다. 여기저기 공장의 직원들도 각자 집으로 귀가를 하고 있다. 고요하고 평온한 저녁노을과 달리 이리저리 분주히 움직이는 사람들. 무엇을 찾아 저리들 아우성일까? 좀 더 잘 살아보겠다고. 좀 더 편안한 생활을 해보겠다고. 예전보다 경제적으로는 훨씬 더 안정되었건만 삶은 더 퍽퍽하고 힘겹고 불안하다. 왜 많이 누리면 누릴수록 자족하기가 점점 더 힘겨워질까?

수많은 사람들이 이 땅에서의 잠깐의 평화와 즐거움을 얻기 위해, 쉴 사이 없이 밀려다니는 파도와 같이 무언가에 쫓기듯이 살아가고 있다. 우리의 삶을 의미 있게 해줄 행복의 샘은 어디 있는 걸까? 건강, 가족, 출세, 지식, 가문, 물질, 성공, 성취감, 쾌락, 오락. 그러나 이내 그곳에도 참 행복이 없음을 보고 사람들은 혼란을 느끼며 방황한다. 스스로 불행하다고 여기면서 다시 행복의 삶을 찾아다닌다. 손에 잡힐 듯 말 듯 한 파랑새를 찾아 헤매다가 인생을 탕진하기도 하고, 삶의 의미를 잃은 채 무의미한 삶을 살아가기도 한다. 많은 것을 가지고 누려본들 무엇하랴! 도리어 그것이 올무가 되어 허망함과 비탄에 젖어 인생을 스스로 마감해 버리는 이들도 얼마나 많은가.

우리 모두 바라고 추구하는 것이 행복이다. 어떤 환경 속에서도 변함없이 계속되는 내적인 기쁨과 평안이다. 이 행복은 어떤 일이 생겨도 사라지지 않는다. 오히려 역경 속에서 더 깊어지고 빛이 난다.

우리는  행복과 내적인 평안을 누릴 수 있을까? 그 해답은 바로 행복의 근원이시오 주인이신 하나님이시다. 하나님 외에는 그 어떤 것으로도 완전한 행복을 얻을 수 없다. 왜냐하면 영혼은 하나님을 위하여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그래서 하나님의 존재를 느끼지 못하면, 영혼은 불안에 떨며 남몰래 고뇌할 수밖에 없다.

어제 오후 중국선교사님을 만나고 돌아오던 중 산자락에서 동네 아주머니를 만났는데, 운전석에 앉아서는 그냥 우는 것이었다. “아니, 무슨 일이 있으세요. 왜 그러세요.” 너무 갑자기 우시기에 물었더니 “목사님을 보니까 그냥 눈물이 나서 그래요.”라면서 또 우신다. 그리고는 내 손을 꼭 잡고는 “난 어떡하면 좋아요. 오늘도 제 마음속에서 수십 번 살인을 하고 있으니 전 어떡하면 좋아요. 너무 힘들어요.”하면서 하소연을 하신다. 밤에는 술을 드시고 들어오셔서는 새벽까지 “정말 더는 못 살겠어요.”라면서 한 얘기를 또 하고 또 하셨다. 이 분은 큰 공장이 두 개나 있고, 아들며느리 손주들과 같이 남부러울 것 없이 사신다. 가끔 보면 부부가 좋은 차를 타고 물왕저수지의 고급음식점에 가다가 만난 적도 있다.

그런데 왜 못 산다고 할까? 이유는 간단하다. 영혼을 도외시하기 때문이다. 우리의 영혼에도 육체만큼이나 많은 관심과 주의가 요구된다. 영혼을 만드신 하나님과의 교제가 필요하고 예배와 말씀과 기도가 필요하다. 매일 음식을 먹고 운동하지 않으면, 우리 몸이 허약해지고 힘도 못 쓰게 되는 것처럼 영혼도 마찬가지다. 매일 양식을 공급해 주고 움직여 주지 않으면 우리의 영혼도 혼란과 불안을 느끼게 된다.

오늘날 많은 사람들이 영혼의 갈망은 도외시 한 채 세상적인 것들로 허전함과 곤고함을 채우려고 한다.  이 세상 그 무엇에도 없다. 예수님 한분 외에는 나에게 참된 만족을 줄 수 있는 것이 없다.

아직도 한없이 부족하지만 땅에 것, 육적인 것을 비움만큼 하늘의 것으로 채워주신다. 우리는 이 땅에서 나그네와 같은 인생을 살아야 한다. 세상의 썩어 없어질 것을 피하여 신의 성품에 참예하기까지 모든 것을 철저히 포기하고 버려야 한다. 옛것을 버려야 한다. 새것을 얻기 위하여. 예수님 외에는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 그날까지 버리고 또 버려야 한다. 소유하면 소유 할수록 마음에 근심과 불안만 더 커질 뿐이다. 천국은 기쁨이 넘치는 곳이다. 죄도 슬픔도 마귀도 고통도 죽음도 없는 곳이다. 우리가 사는 이 땅은 광야 같은 곳이다. 이곳은 영적전쟁을 치루며 피 흘리기까지 죄와 싸우며 가는 곳이다. 세상의 즐거움과 달콤한 쾌락을 부추기며 하나님과 멀어져 적당히 살아가게 하는 마귀의 궤계에 빠져들면 안 된다. 우리를 옭아매는 세상적이고 마귀적인 정욕의 끈을 과감하게 끊어버려야 한다. 어서 속히 이 땅의 얽매인 모든 소유를 벗어버리고 천국에 가고 싶다. 버린 만큼 영혼의 평안이 찾아온다. 주님이 주시는 진정한 평안과 행복을 찾아 나서자. 무엇을 버리고 무엇을 끊어야 할지 둘러보라. 주님이 주시는 말씀을 들으며 용기를 내자. “평안을 너희에게 끼치노니 곧 나의 평안을 너희에게 주노라. 너희는 마음에 근심을 말고 두려워하지도 말라”(요14:27).

박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