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그러움이 가득한 계절

싱그러움이란 단어에는 싱싱하고 맑은 향기가 있다. 싱그러운 젊음, 싱그러운 꽃 냄새, 싱그러운 사랑, 싱그러운 오월의 풍경 등. 싱그러움이 가득한 계절을 맞으면서 지난 22, 두 자매님이 하나님께 헌신하기로 했다.  모든 자연이 싱그러움이 다가오는 이 때, 하나님 앞에 싱그러운 청춘을 기꺼이 드리기로 결단한 두 명의 자매를 보면서, 하나님의 미소를 생각하게 되었다. 주님은 얼마나 싱그럽다고 느끼셨을까. 깨끗한 사랑, 맑은 물과 같은 사랑으로 출발하는 그들의 심령에 주님은 분명 싱그러운 사랑과 은총을 충만하게 부어주셨을 것이다.

전주 안디옥 교회의 바울선교회 대표 이동휘 목사님은 축사에서 하나님의 신부가 되신 것을 축하한다고 하면서 너무 기쁘다는 표현을 해 주셨다. 그리스도 영성신학 박상태 학장님은, 충성과 겸손의 모범이 되어서 공동체에 빛이 되고, 다가올 임박한 환난을 준비하는 굳건한 용사로서의 모습을 갖추라고 권면해 주셨다. 모든 분들이 한마음으로 어우러져 하나님의 은총으로 빛났던 순간에, 주님의 사랑과 은혜에 감격할 수밖에 없었다. 입회하던 순간이 기억나기도 하고, 하나님의 인도하신 길고 긴 순간들을 다시 돌아보았다. 주님은 언제나 처음처럼 함께하셨고, 처음처럼 은혜를 부어주셨다.

사실 요즘, 주님께서 너무 많은 사랑을 주셔서 감당하기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생각을 하였다. 인간관계에서 오는 고통, 매일 주어지는 수도회와 공동체 일들, 모두가 나와의 싸움이다. 이러한 시련과 고통을 고통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오히려 역이용하여 유익이 되게 하려고 노력중이지만 어려운 것은 사실이다. 주어진 모든 환경이 사랑으로만 풀어야 풀리는 환경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환경을 주신 주님께 감사하고 싱그러운 결심을 해본다.

하루하루 생활 속에서 더 많이 감사하고, 더 이해하고, 더 많이 덮어주고, 더 친절하고, 고마운 것만 기억하고, 사랑할 일만 떠올리며, 어떤 경우에도 남 탓하지 않고, 바쁜 일상 가운데 고요히 나 자신만 드려다 보기로 말이다. 내게 주신 하루가 싱그러운 하루하루가 되어 가면 내가 속한 단체도 싱그러운 단체가 될 것이다.

몹시 바쁜 때일수록 잠깐이라도 비켜서서 이웃을 보고, 불친절하게 대하는 사람에 대해서도 역설적으로 친절하게 대하고, 하기 싫은 것까지 기꺼이 한다면 싱그러움의 사랑을 실천하는 사람이 될 것이다.

만남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지금까지 만난 사람들에 대해서도 소중하게 생각하고, 작은 머릿속에 들어 있는 수천가지의 생각들, 자기중심적 느낌들을 모두 새롭게, 싱그럽게 만들어 주실 것을 기도하게 된다.

독일 기독교마리아자매회의 리더가 한국교회는 성공주의에서 돌이켜 예수의 길을 가야 한다.”는 고언을 던졌다. 독일기독교마리아자매회 공동대표인 요엘라(Sister Joela·70) 자매는 최근 경기도 가평군 다일공동체 수련원에서 인터뷰를 갖고 한국교회는 교회의 정체성과 그 지위를 성장과 크기, 명예로 대치하고 있다. 그러나 하나님은 완전히 다른 길과 척도를 갖고 계신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리아자매회는 1947년 독일 복음주의 루터교회 바실레아 슐링크가 시작한 기도모임서 출발했다. 개신교 독신여성 공동체로서 전 세계 20개국에서 온 200여명의 자매들이 함께 생활하며 중보기도 사역을 통해 복음을 전하고 있다. 요엘라 자매는 마리아자매회 공동대표로 있으면서 말씀을 전하는 사역을 전담하고 있다. 마리아자매회는 매일 정오마다 세계를 위한 기도, 오후 3시에는 주님의 고난에 동참하는 고난예배를 드린다고 한다.

요엘라 대표는 하나 됨을 강조하며 공동체를 이루어 생활하는 마리아자매회 조차도 하나 되기 어렵다고 말했다.

우리의 중심은 예수님입니다. 예수님을 중심으로 하나가 되려고 합니다. 우리에게 문제가 발생하면 예수님을 보고 해결해 갑니다. 교회 사역도 하나가 될 때 권능이 임합니다. 하나가 될 때 세상이 우리를 주님의 제자로 보게 됩니다. 저는 젊었을 때 기도에 많은 말과 오랜 시간을 할애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주님은 포도나무에 연결돼 있으면 된다.’고 하셨습니다. 이후 제 기도는 변했습니다. 길게 기도하는 대신 한 마디, 한 문장으로도 기도가 완성됐습니다. 주님과 연결되어 있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런 기도가 단순하고 강력한 기도입니다.”

요엘라 자매님의 말이 더 공감이 된다. 외형보다 내면을 더 싱그럽게 가꾸면서 모든 문제를 예수님을 보고 해결해 나가야 한다는 것에 큰 방점을 찍어두고 싶다. 사랑하면 되는 일들을, 사랑하지 않고 사랑하기를 거부해서 주님의 영광마저 가리는 일은 없는지 다시 점검하고 결단하면서 싱그러운 5월을 주님과 함께 더 싱그럽게 맞이하려고 한다. 할렐루야!

이정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