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이사랴에 고넬료라 하는 사람이 있었으니

가이사랴에 고넬료라 하는 사람이 있었으니! “그가 경건하여, 온 집으로 더불어 하나님을 경외하며, 백성을 많이 구제하고, 하나님께 항상 기도하더니”(10:2). 20대 후반이나 30대 초반이었을, 100명 군사를 거느린 하급 장교 고넬료의 신앙 인품이다. 식민지에 파견된 로마의 젊은 군인으로서 반란과 폭동을 감시하는 매서운 눈초리를 가졌다고 해야 그의 직업상 어울리는 표현일 게다. 그런데도 전혀 새로운 모습이다. 개인적으로 경건했고 가정적으로는 고국 로마의 종교를 포기하고 유대의 하나님께 무릎을 꿇었다.

분명히 박봉일 군인이 대인관계에서는 가난한 사람들을 많이구제했고 종교 생활에는 상관과 부하 사이에서 비상 체제 하에 군명을 대기해야 할 시위대 장교인데도 항상 기도에 시간을 쏟았다. 신앙은 인간의 기질을 바꾸고 환경을 초월한다는 신앙 만세의 기록이다. 그가 잠시 주둔했던 가이사랴도 고넬료와 더불어 돋보이는 명소가 되었다. 밧모 섬에 요한이라는 사도가 있었으니, 갈대아 우르에 아브라함이 살았으니, 베들레헴에 다윗이 있었으니, 평안도 정주에 오산학교가 있었으니, 애양원에 손양원 목사가 있었으니, 평양 산정현 교회에 주기철 목사가 있었으니, 아프리카에 리빙스턴이 있었으니, 인도에 윌리엄 캐리가 있었으니!

안고수비(眼高手卑)란 말이 있다. 생각이나 지식은 제법인데 삶은 하찮다 해서 눈은 높으나 손은 천하다는 비웃음이다. 신분과 입의 이론은 대단한데 그 능력에 있어서는 머리 깎인 삼손처럼 마귀의 비웃음을 받고 있는 처량한 모습이다.

성 다미안이 몰로카이 섬에 갔으므로 폭력과 살인과 절망의 땅이 낙원으로 바뀌었다. 하나님은 그 땅을 고칠 사람을 지금도 찾고 계신다. 토산이 익기도 전에 떨어지는 황량한 여리고에 엘리사가 입성하여 물 근원에 소금을 뿌리므로 비옥한 도시로 만든 그 치료자를 세계 곳곳에서 갈망하고 있다. 그리고 하나님은 그런 사람을 자랑하고 싶어 하신다.

여호와께서 사탄에게 이르시되 네가 내 종 욥을 유의하여 보았느냐. 그와 같이 순전하고 정직하여 하나님을 경외하며 악에서 떠난 자가 세상에 없느니라”(1:8). 우스 땅의 욥을 극찬하신 하나님! 그것도 사탄 앞에서 두 번이나 보았느냐.’고 자랑하신다. 도시마다 직장마다 말뚝처럼 뿌리박고 우뚝 서서 영혼 구원의 열망을 품고 파수꾼의 벅찬 임무를 감당하는 소수의 정예부대를 보실 때마다 하나님은 흥분하시는 것 같다. 의로운 자녀들이 나타나면 뽐내고 싶으신가 보다.

지금 살고 있는 그 지역에 불명예를 남기지 마라. 영원히 기념될 도시로 만들라. 내가 그곳에 갔으므로 대단한 영적 폭풍이 일어났다고 후대 사람이 부러워하도록 하라. 현재는 악취 나는 지역, 사탄이 춤추는 땅이지만 책임지는 그 한 사람이 있기에, 마귀 나라의 블랙리스트에 오른 요주의 인물이 이곳에 온 후부터 거룩한 땅이 되었노라고 선포하며 천국잔치가 벌어지도록 하라. “가이사랴에 ○○○란 사람이 있으니!” 오 주님, 나로 하여금.

이동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