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의 전달자

쉽게 포기하고 좌절하는 이 시대의 아이들에게 절망할 수밖에 없는 척박한 환경 속에서도 굴하지 않고, 희망의 메시지를 전해주는 분의 이야기를 들려주고자 합니다.

삼중의 장애

헬렌 켈러는 1880년, 미국 앨라배마에서 태어났습니다. 아버지는 면화 농장을 경영하며 언론 활동을 하는 분이었지요. 부유한 가정에서 남부러울 것 없이 자라던 헬렌은 2살 때 성홍열이라는 큰 병을 앓아 갑자기 인생이 바뀌어버렸습니다. 활달하고 귀여웠던 아이가 갑자기 보지도 듣지도 못하는 장애아가 된 것입니다.

답답한 세상 속에 갇힌 헬렌은 접시나 포크를 집어던지고, 주위 사람들을 마구 때리는 난폭한 성격으로 변해갔습니다. 고민하던 헬렌의 부모님은 농아를 가르치는 알렉산더 그레이엄 벨 박사를 찾아갔습니다. 그에게서 애니 설리번 선생님을 소개받게 되었습니다.

장애인 특수 교사였던 설리번 선생님은 삼중의 장애를 가진 헬렌을 사랑과 인내로 보살폈습니다. 그리고 몇 년 후, 헬렌은 더듬거리게나마 자신의 생각을 말로 표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것은 거의 기적과 같았지요.

헬렌이 처음 언어를 배우던 날의 기억을 다음과 같이 고백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우물 근처로 산책을 나갔다. 누구군가 우물에서 물을 퍼 올렸고 선생님은 내 손등에 물을 붓게 했다. 차가운 물살이 쏟아져 내리는 가운데 선생님은 다른 쪽 손등에 ‘물’이라고 쓰셨다. 한번은 천천히 쓰고, 그 다음에는 빨리 쓰셨다. 나는 당황했다. 도대체 무엇을 하는 건지 알 수 없었다. 선생님은 같은 동작을 수십번 반복했고, 나는 손등에 느껴지는 손가락의 움직임에 정신을 집중했다. 갑자기 무언가 잊고 있었던 생각이 희미하게 되살아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당시 상황을 정확히 설명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내게는 바로 그 순간이 언어의 신비가 밝혀지는 순간이었다. 선생님이 손등에 쓰고 있는 ‘물’이라는 단어는 바로 다른 쪽 손등으로 쏟아져 내리는 시원한 무언가를 의미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 살아 있는 단어는 내 잠든 영혼을 깨우고 빛을 던져주었으며, 기쁨과 희망을 안겨다주었다. 그리고 그것은 나를 자유롭게 만들어주었다.”

사흘만 눈을 뜰 수 있다면

헬렌은 레드클리프 대학을 우등으로 졸업하고, 자신처럼 듣거나 보지 못하는 이들을 위해 일생을 바쳤습니다. 전 세계를 돌며 강연 활동도 펼쳤는데, 1937년에는 한국을 방문하기도 했습니다. 그런 헬렌의 곁에는 언제나 설리번 선생님이 함께 있었지요. 여러 권의 책을 쓴 그녀의 글귀 중에 이런 것이 있습니다.

“내가 만약 사흘 동안만 눈을 뜰 수 있다면, 첫날에는 사랑하는 사람들의 얼굴을 하루 종일 바라보며 내 기억 속에 새겨둘 것입니다. 둘째 날에는 박물관과 미술관과 극장을 찾아가 역사와 예술을 한껏 즐길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셋째 날에는 마음껏 시내를 돌아다니며 일상의 소소하고 아름다운 풍경을 마음 깊은 곳에 언제까지나 언제까지나 담아 둘 것입니다.”

우리는 건강한 몸을 가지고도 가끔씩 불평을 합니다. 그럴 때는 헬렌 켈러를 떠올려 보세요. 다시 힘이 날 테니까요.

기적의 사람

헬렌은 ‘기적의 사람’이라 불립니다. 불가능을 극복한 그녀의 모습이 많은 이들에게 깨달음을 주기 때문입니다. 『타임』지는 그런 그녀를 20세기의 인물 중 한 사람으로 선정했습니다. 헬렌은 전쟁으로 시각 장애인이 된 사람들을 위로하기 위해 세계를 순회하기도 했는데, 그 결과, ‘헬렌 켈러 국제상’이 생겨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가슴에서 우러난 여러 개의 명언을 남겼지요.

“행복의 문이 닫히면, 대신 다른 쪽 문이 열립니다. 하지만 우리는 닫힌 문만 바라보기 때문에, 새롭게 열린 문을 보지 못할 때가 많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좋고 아름다운 것은 볼 수도 만질 수도 없습니다. 다만, 가슴으로 느껴질 뿐입니다.”

1968년, 헬렌 켈러는 88세의 나이로 숨을 거두었습니다. 하지만 그녀가 전해준 사랑과 감동과 희망의 메시지는 우리들의 가슴속에 영원히 살아 있지요.

아직은 다듬어지지 않은 보석 같은 우리 아이들이 현실의 한계를 바라보지 말고, 연단의 진리를 통하여 고난의 가치를 알아가고, 영적인 목표(익은 열매)와 가치관이 바로 세워지기를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