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핍은 나를 움직이게 하는 원동력

소통전문가 김창옥 교수는 소위 요즘 잘 나가는 강사이다. 끝이 보이지 않는 댓글에는 힘을 얻었다’, ‘힐링이 되었다’, ‘눈물을 흘렸다는 등의 폭풍 감동과 칭찬릴레이가 줄을 잇는다. 그는 자신의 가장 취약점을 극복하고 도리어 장점으로 극대화 시켰다. 그의 인생 역전기는 많은 이들에게 따뜻한 희망과 긍정의 힘을 전달하는 메신저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장애를 가진 아버지와 어머니 사이 잦은 불화로 힘겨웠던 어린 시절, 막내로서의 서러움, 소심함 등으로 자존감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다. 삶 자체가 상처였다. 장성해서는 혼자 서울로 와서 어떻게든 자신의 길을 개척하려고 몸부림쳤지만 더 큰 결핍을 느끼며 우울증까지 앓게 되었다. 그러나 타인의 따가운 시선이 아닌 서서히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면서 그래, 여기까지 잘 왔다고 스스로를 다독이며 위로하기 시작했다. 이후로 마음의 병과도 작별을 하고, 자라온 환경과 부모님, 자신을 억압했던 모든 것으로부터도 자유로워질 수 있었다. 지금은 스스럼없이 자신을 찔렀던 상처들과 타인에게 내비치기 꺼리는 세세한 부분까지 과감 없이 이야기하며 자유롭게 소통을 하고 있다. 이론만 열거하는 입만 살아있는 강사가 아니라 상대방의 아픔을 공감하고 자존감을 높여주는 따뜻함이 그에게는 있다.

그 여파로 마음에 문을 닫고 있던 사람들이 얼굴에 웃음이 번져가고 어느 누구에게도 할 수 없는 쓰라린 상처를 털어놓는다. 인생의 진한 굴곡 속에서 아픔과 슬픔을 겪은 고슴도치들이 위안을 얻는다. 그는 자신의 있는 모습 그대로를 받아들이고 인정했을 때, 타인의 상처도 자신의 상처마냥 아파하는 소통의 달인이 되었다. 자신이 가진 결핍이 결국은 살아가는 힘이라고 말한다. 부모 탓, 환경 탓, 남의 탓을 하는 수동적 태도에서 제 인생을 책임지고 맞서 싸워 이겨나가는 법을 배운 것이다. 실패는 과정 속에 자연스럽게 지나가는 것이며, 슬픔 중 방황하는 이들에게 괜찮다고, 당신은 특별하진 않지만 존재만으로도 소중하다고 말해준다.

강의를 보면서 내면을 들여다보는 계기가 되었다. 내 속엔 영원히 치유될 수 없을 것만 같은 상처가 있다. 그것이 기회만 주어지면 마음에 병이 되어 찔러댔다. 빛 된 진리를 좇아 달려가고 싶지만 지식과 삶의 큰 간격에 혼란스럽기도 했다. 지금까지 겪은 쓰라림과 흘린 무수한 눈물과 노력이 주님 때문에 참고 견뎌낸 것이기에 다 괜찮다고 여겼지만 언제부터인가 진실하게 느껴지지 않았다.

그러나 스스로 초라하다고 연민에 빠지는 건 사치임을 깨닫게 된다. 언제 주님이 오실지 알 수 없지만, 성경에 나타난 마지막 때의 말씀들이 이루어지는 것을 보면 재림이 너무나 임박했음을 실감케 된다. 상처와 결핍을 딛고 용감하게 맞서 싸워야 한다. 스스로를 인정하며 아픔들을 끌어안아야 한다. 하나님이 반드시 계신 것과 상주시는 이심을 바라볼 때 나의 수고와 눈물과 아픔이 결코 헛된 것이 아니다. 마음이 다급해진다. 자기 연민으로 시간을 지체할 때가 아니다. 주님께서 쓰시기에 합당한 그릇으로 준비되기 위해 내면을 닦는 일에 열심을 내어야 한다.

원치 않는 환경과 불편한 사람들, 내 안에 불어오는 바람으로 인해 흔들리지만 진리는 영원히 변치 않는다. 천지가 변하고 나라가 어지러워도 주님은 변함이 없으시다. 시간이 흐름에 따라 진리를 따르는 이들이 하나 둘 떠나가고 내일 배교하는 충격적인 사건이 일어날지라도 흔들림 없이 이 길을 가야 한다. 빛 된 진리를 따르는 것만이 살길이다. 오직 이 길만 참된 길임을 확신하며 마음에 또 각인한다.

난 아직 미완성이다. 이 땅의 삶은 결핍과 아픔의 인생이다. 상처와 결핍 자체로 슬퍼하지 않고 장차 완성품이 될 것을 기대하며 나아가야 한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오직 주님의 뜻을 지향하며 나 스스로를 먼저 개혁하는 것이다.

나의 가는 길을 오직 그가 아시나니 그가 나를 단련하신 후에는 내가 정금같이 나오리라(23:10).” 모든 소유를 잃어버리고 정죄와 손가락질과 상처와 아픔의 잿더미 위에서 욥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정금을 발견했다. 상처와 결핍과 아픔을 통해 내가 아닌 주님을 의지하는 사람이 되어 간다. 모든 결핍과 부족함은 주님께서 채우실 것이다. 위로자요 소망이신 주님이 내 곁에 계시기에 오늘도 나는 쉼 없이 주어진 길을 달려가려 한다.

허윤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