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두 살의 감사

또 새해가 시작되었다. 어찌 이리 시간은 기다려주질 않는지. 내가 발행인으로 일하는 신문이 19958월에 태어난 벌써 스물두 살이 넘었다. 남자로 치면 이제 군에 갈 나이가 되었고, 어엿한 성인이 된 것이다. 하지만 부모가 보기에 그 아들은 어설프기 짝이 없고 철없는 것은 여전하다. 군에나 갔다 와야 의젓해질까.

그래도 지금까지 잘 살아준 것이 고맙기만 하다. 왕따를 당하기도 하고 사춘기의 고민과 갈등이 있었어도 험한 세상에 견디고 버텨준 것이 감사하다. 물론 제 혼자 힘으로 그리 살아온 것은 아니다. 부모가 있고 격려해주고 힘이 되어준 후원자와 친구들이 있어서다. 아픔이 없었던 것도 아니다. 발행비 부족으로 한 번 휴간된 적도 있고, 사원회의가 힘겨웠던 때도 있었다. 전적으로 하나님만 의지하고 선한 후원자의 손길을 기다리는 일이 어린아이에게 쉬운 일은 아니다.

제 기억에 서너 번의 위기가 있었다. 가장 큰 문제 중심엔 언제나 발행비가 있었고, 사원들의 갈등이 있었다. 이런 일이 있을 때면 또 다시 모세처럼 납작 엎드리는 일 밖에는 할 것이 없다. 서로 가진 것을 헌신하는 것은 기본이나, 한계 너머의 일엔 주님을 바라보는 것, 우리의 게으름이나 불성실, 때로는 방자함을 회개하며 긍휼과 자비를 구하는 일이 우선인 것이다.

우리를 손아귀에 꽉 쥐어보려는 권세도 있었고, 풍부한 재정을 미끼로 통째로 삼켜보려는 단체도 있었다. 어디론가 훌훌 떠나 자유롭게 살고 싶은 가출충동이 일기도 했다. 어느 때는 차라리 후원이 끊어져 신문이 폐간되면 좋겠다는 미친 생각이 엄습하기도 했다.

하지만 역시 하나님은 모든 진리의 근원이시며 모든 선한 일의 아버지시다. 낳은 자녀는 반드시 책임을 지시며 양육하는 성실하고 신실하신 아버지요 구주시다. 어떻게 매달 370여만 원씩 공급받을 수 있는가. 무료로 배부되고 순수한 헌신만을 기대하며 진행되는 일이 이기적인 이 시대에 어찌 가능한가. 그 모든 답이 하나님이신 것이다.

지난 연말에 편지 한 장이 도착했다. “할렐루야, 안녕하신지요. 올 한 해도 하나님 은혜로 그리스도복음신보를 보내주셔서 감사한 마음으로 편지를 드립니다. 이 모든 것이 다 하나님 은혜인 게지요. 복음신보에 게재된 글들은 항상 저에게 신앙의 자양분이 됩니다. 다사다난했던 올 한 해도 저물어갑니다. 신문에 관계된 모든 분들 늘 건강하시고, 복음신보의 무궁한 발전과 온 세상에 복음의 열매가 주렁주렁 열리시기를 기원합니다. 새해 복 받으시고 다가오는 2017년에도 변함없는 사랑과 관심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1229. 오산리에서 정00 목사 배상

참 한없이 고맙다. 이런 독자 분들, 감사 문자도 못 드리는 후원자들, 기도하시는 분들, 1년에 한 번 값싼 선물 하나 달랑 받으시는 기자 분들, 순수 발송 봉사자들. , 모두가 향기나는 분들이다. 예수님 때문이라는 단 한 가지 이유만의 헌신들. 우리가 감사드릴 수 있는 충분한 방법은 없다. 그저 은밀한 중에 보시는 하나님, 예수 그리스도께 호소할 뿐이다. “하나님, 주님의 신령한 은혜와 넘치는 복을 부어주세요, 이 분들에게.”

박상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