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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http://www.cgnews.kr/cgn/data/board/word/file_in_body/1/c1a6b8f1_bef8c0bd195b15d.png아이들과 남편이 내 눈치를 살피는 습관이 생겼습니다. 심기가 불편하다고 느껴지면 남편은 평상시 안 하던 설거지를 하고, 아이들은 알아서 조용히 숙제를 합니다. 아이들에게도 존댓말을 쓰자고 다짐을 하고 또 하지만 삼일이 멀다하고 치밀어 오르는 포악, 교만, 아집의 합동작전 앞에 스르르 무너지기를 수도 없이 합니다. ‘그래! 365일 작심삼일 100번 하지 뭐.

말투가 슬슬 거칠어진다 싶으면 주영이가 벌써 알아차립니다. “엄마! 요즘엔 존댓말 안 쓰시네요.” 아이들이 한 마디씩 던지는 말에 정신이 번쩍 듭니다. 아이들에게 존댓말을 쓰면 도리어 기가 살아서 버릇이 없어질까 우려했는데, 오히려 유순해지는 것을 경험합니다. 부부 사이에도 서로 존댓말을 쓸 때는 말다툼을 안 하게 됩니다.

아침에 학교 갈 시간이 다 되었는데도 느긋하게 움직이는 아이들 모습 때문에 포악이 치밀어 올라 화를 버럭 내면 아이들도 주눅 들어 학교에 갑니다. 오늘도 포악성을 이기지 못한 자신이 미워서 가슴이 무겁습니다. 그래도 하루 첫 시간을 축복하면서 보내야지 다짐하고, 기도도 하면서 자신을 이기기 위해 무던히도 애를 쓰지만 실패할 때가 더욱 많습니다.

아침 시간에 차라리 교회에 가 있을까 하는 생각도 해 보았습니다. 아이들이 늦어서 선생님에게 야단을 맞으면 좀 정신을 차리고 스스로 알아서 움직이겠지 하는 생각에서 입니다. 그럼 한편에서는 자신 하나 이기지 못해 뭐 그렇게까지 하나 싶어서 그 마음도 내려 놓습니다. 교회에서는 퍽이나 온유한 사람 같다가 집에서는 굶주린 호랑이처럼 날카로운 이빨과 발톱을 드러냅니다. 가장 가까운 이웃인 식구들에게 상처가 되는 말을 하는 아이러니함에 주님 앞에서 부끄러워 고개를 들 수가 없습니다.

교회에서는 천사, 집에서는 악마. 천국과 지옥을 왔다 갔다 하면서 이러고도 사역자인가 하는 회의감이 들 때도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난 예수님이 더욱 필요한 사람이지.’ 자꾸만 말씀의 거울을 들여다보며 생활인격이 예수님을 닮아 가기 위해 애를 씁니다.

“그러므로 누구든지 이 계명 중 지극히 작은 것 하나라도 버리고 또 그같이 사람을 가르치는 자는 천국에서 지극히 작다 일컬음을 받을 것이요 누구든지 이를 행하며 가르치는 자는 천국에서 크다 일컬음을 받으리라”(5:19).

상대방을 존중해 주고 높여 주는 말, 기쁨을 주는 말, 힘을 주는 말, 용서의 말, 선한 말, 솔직한 말, 긍정적인 말, 소망을 주는 말, 친절한 말, 주님을 바라볼 수 있게 하는 말, 사랑의 말, 평화의 말, 격려의 말, 위로의 말 등. 천국의 언어들로 지극히 작은 말부터 실천하려 합니다. 초등학교 1학년 국어 책에 말에 대한 좋은 글이 실려 있어 적어 봅니다.

『‘고마워요, 사랑해요, 행복해요, 반가워요.’ 같이 기분을 좋게 하는 말은 노란색 큰 바구니에 넣고, ‘싫어요, 미워요, 짜증나요.’ 같은 기분을 상하게 하는 말들은 파란색 큰 바구니에 정리를 합니다. 특히 기분을 상하게 하는 말들을 깨끗이 씻어 잘 마르도록 합니다. 그렇게 마음의 말들이 두 시간 정도 쉴 수 있게 합니다. 그 다음엔 조심조심 대바구니에 담아서 밖으로 들고 나가서 화단에 마음의 말들을 심기 시작합니다. 시간이 지나면 화단에는 세상에서 가장 아기자기한 꽃들이 피어납니다.

언어의 향기를 진하게 풍기셨던 어느 성도의 영적권고가 나의 부족한 언어생활에 다시 채찍질을 합니다.

“순간순간 상대방에게 존댓말을 쓰려고 최선을 다해서 노력해야 합니다. 비록 우리보다 영적 성장도 부족하고, 나이도 부족하고, 학벌도 부족하고, 가문도 부족하고, 얼굴 생김도 부족하고, 또 재물도 부족하고, 여러 가지 부족한 것처럼 보이는 사람일지라도 순간순간 존댓말을 쓰고자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마음속에 떠오르는 교만성의 법칙을 꾹꾹 눌러가면서 해야지요. 그렇게 늘 존댓말을 사용한다면 다른 사람들에게 더 존경을 받게 될 것입니다.

작은 문제 하나하나에 늘 신경 쓰는 생활, 그것이 바로 예수님을 따르는 생활입니다. 모든 언어생활 가운데 다른 사람을 더 높여주고, 자기를 낮추는 겸손의 덕이 철저하게 적용되면 좋습니다. 그렇지 못한 것에 대해서는 언제든지 깨어서 참회생활을 하게 된다면 생활 전체에 대단히 풍성한 유익을 얻을 것이라고 봅니다.

우리의 언어에는 능력이 있습니다. 가정에서 사랑과 소망과 겸손과 평화의 언어들로 날마다 천국의 화단을 가꾸어 나가고 싶습니다. 빛된 말씀으로 순간순간 비추어 보면서 정욕적인 말들을 깨끗이 씻어 말려야겠습니다. 빛 된 언어의 씨앗들을 심기 위해 순간순간 조심성을 가져야겠습니다(1:19). 영혼의 화단에 그리스도의 향기가 진하게 풍겨나는 그날까지 말입니다. 말은 행동으로 이어지는 시작입니다.

이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