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인의 경지에 이른 사람들


한 분야에서 남달리 뛰어난 역량을 가진 사람을 달인(達人)이라고 합니다. 한 TV방송사에서 기획한 ‘생활의 달인’이라는 프로그램을 보게 되면, 수십 년간 한 분야에 종사하며 부단한 열정과 노력으로 달인의 경지에 이르게 된 사람들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비록 소박한 일이지만 평생을 통해 남들이 따라할 수 없는 최고의 경지에 이른 그들의 모습을 보면서 감탄을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박스 접기 달인, 핫도그 달인, 무 깎는 달인, 피자 달인, 면발달인, 한 달 전기료 7천원 밖에 안 나온다는 절약의 달인, 밤 까는 달인, 신문배달 달인, 초밥달인, 빵 포장 달인, 돈 세기 달인, 장작패기 달인 등 우리의 삶 곳곳에 자기만의 노하우와 열심을 가지고 성실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빠른 손놀림에 한 치의 오차도 없는 정확성, 그리고 기술….
남들이 대수롭게 보지 않던 분야에서 남다른 열정을 가지고 열심히 살아온 그들이 달인의 명성을 얻기까지는 수 없이 많은 자기와의 싸움이 있었을 것입니다. 달인의 명성은 거저 주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마음고생은 수도 없이 했을 것이고, 거칠고 메마른 삶 속에서 꿋꿋한 의지를 가지고 견디고 또 견디면서 걸어왔던 인생경력이 달인의 호칭을 얻기에 이르렀습니다. 한 분야만을 고집하며 성실함으로 묵묵히 자신의 과업을 이루어 낸 그들이 받은 상은 달인이라는 호칭이었습니다.
그렇다면 나도 달인이 될 수 있을까요? 나의 도전장을 과연 어디에 내밀 것인가? 뜬금없이 호떡장사를? 저의 도전장을 연단의 달인에 내밉니다. 이 세상에 연단 좋아하는 사람 많지 않을 것입니다. 믿는 사람이든 믿지 않는 사람이든 우리를 힘들게 만드는 어려움 앞에 인생은 한없이 연약해 질 수 밖에 없습니다. 믿음의 눈으로 바라보면 그 환경은 우리의 영혼을 성장시키기 위한 하나님의 프로젝트이며, 하나님이 우리를 다루시는 섭리인데 왜 그리 힘들고 불평이 앞서는지요. 피한다고 빗겨 지나가는 것도 아니고, 한 번 받았다고 끝나는 것도 아니고, 많이 받았다고 다 된 것도 아닌 여전히 진행형인 가시밭길 인생입니다.
어쩌면 그렇게 나한테 꼭 맞는 맞춤형 시스템의 닦달질 환경으로 다루시는지 주님은 정말 시나리오의 대가이십니다. 붕어빵 찍어내듯이 그 어느 누구도 똑같지 않은 다양한 삶의 모습으로 우리를 익혀 가시는 우리 하나님의 놀라운 솜씨! 장면 장면마다 드라마의 주인공은 더 다듬어지고 새로워지고 더 단단한 모습으로 극을 연출하게 됩니다. 우리는 각본에 따라 때로는 비가 오는 거리에, 때로는 눈발이 날리는 빙판에, 때로는 도랑에도 빠졌다가 겨우 빠져나와 시골길을 걷기도 하고, 오르막길에서 잠시 쉬어가기도 하는 역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파노라마 중심의 주인공으로 서 있습니다.
우리의 영혼 성장에 꼭 필요한 연단을 어떻게 하면 잘 받을 수 있을까요? 어떻게 하면 시간을 단축할 수 있을까요? 되도록이면 충격을 최소화하면서 받을 수 있는 방법과 돌아가지 않는 방법 등 연단의 달인이 되기 위한 연구가 필요합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일주일이면 가는 광야 길을 40년이나 걸려서 간 성경의 실화를 보면서, 그들을 모델삼아 나만의 연단 프로그램은 어떻게 갈 것인가 고민해봐야 할 것입니다. 가지 않을 수도 없고 가야만 하는 길이라면 끌려가지 말고, 자발적으로 간다면 훨씬 더 수월할 것입니다. 또 되도록이면 짐은 가볍게 믿음 흔들리지 말고 든든히 다잡아 가면서, 낯선 길도 마치 아는 것처럼 기쁘게 여기면서 간다면 간단히 넘어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마음은 단단히 눈은 천국을 향하고 마귀의 속삭임에 속지 않도록 생각을 밝게 하고, 가슴은 활짝 펴고 느린 걸음이 아닌 빠른 걸음으로 걸어봅니다. 걷다 보면 가속도가 붙어서 믿기 어려울 정도로 고통도 잘 견디면서 갑니다. 가면서 힘들어 하는 사람들의 마음도 돌봐주고 상처도 안아주고 싸매주는 사랑과 자비를 가지고 지칠 줄 모르고 갑니다. 그리고 발걸음은 반듯하게 일자로 건성건성 걷지 말고 바르게, 변질될 수 있는 길은 아예 처음부터 가지도 말아야 합니다. 가로질러 갈 수 있는 길이 있다면 지름길을 택하는 것이 현명하고, 길이 가파르고 힘들다고 불평하지 말 것이며, 기도와 감사로 영혼의 건강상태를 잘 점검하며 기쁨으로 갑니다.
거친 길에서도 하나님의 도우심이 있음을 믿음으로 바라보고, 근심 걱정은 단단히 묶어두고 잘 아는 길도 조심스럽게 디딥니다. 버릴 것이 있다면 단호히 끊어 버리고 남이 몰라줘도 묵묵히 은근한 끈기와 의지를 가지고 가게 된다면, 어떠한 연단도 두렵지 않을 것 같습니다. 날마다 우리에게 이김을 주시는 주 예수그리스도의 은혜가 있기에 주님은 우리 모두를 연단의 달인으로 이끌어 가실 것입니다. 그날에 주님 앞에 연단의 달인이었다는 호칭을 받을 수 있도록 연단 잘 받아보렵니다.
이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