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선교 여행


제 생애에 있을 수 없는 일이 지난달에 있었습니다. 필리핀으로 가려던 선교가 티켓 사정으로 불가능해지면서 갑자기 아프리카로의 말씀 요청이 있게 되었습니다. 그곳은 모든 것을 자비량으로 해결해야 하며 오히려 말씀과 함께 필요한 물품도 공급해야 합니다. 그러나 짧은 시간 안에 모든 것들이 다 준비되었습니다. 고마운 하나님의 동역자들의 기도와 사랑의 후원들이 있었습니다.
우간다, 르완다, 콩고민주공화국을 도는 18일간의 여정은 고달프고 지치나 영혼은 행복한 시간들이었습니다. 열악한 음식과 문화에 놀랐지만 더욱 놀란 것은 가난함에 부어지는 성령님의 은총들이었습니다. 가는 곳마다 찬양은 몹시 뜨거웠고 예배는 주님 앞에서의 기쁨이었습니다. 사람의 체면치레나 위신과 허례는 부끄러운 것일 뿐, 그들은 맘껏 다윗의 춤을 추며, 천상의 하모니로 미리암의 노래를 부르는 것이었습니다. 하루에 한두 끼 정도를 먹고 사는 이들이 많았기에 음식이 나올 때까지 기다리는 시간은 이들에겐 그렇게 문제가 되지 못했습니다. 어떤 점심은 2시간 반이 지나서야 나왔는데, 현지인들은 한마디 불평도 독촉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저 나오면 감사함으로 먹는 것입니다. 30분이면 간다는 시골 길은 2시간이 걸리고, 1시간 후의 약속은 3시간 뒤에라도 이뤄지면 다행입니다. 이들에겐 시간관념은 급할 것 없는 풍성한 여름과도 같았습니다. 뭐 조급할 일이 없습니다. 추위를 대비할 일도 없이 옷은 한 벌로도 얼마든지 1년을 견딜 수 있습니다. 있으면 좋고 없어도 그만입니다. 모든 게 “No problem!”입니다. 그러나 진리의 말씀에는 눈을 반짝였습니다. 어떤 야간 신학생은 통역으로 전한 성화와 합일의 진리를 듣고 성화에 이르지 못하고 죽은 영혼들은 어떻게 되는가를 질문했습니다. 아… 이곳에도 마지막 때를 준비하시는 주님의 섭리가 있음을 느꼈습니다.
저는 주님이 다시 오시면 이곳으로 먼저 오시겠다 생각했습니다. 여기엔 가난함이 있고 순진함이 있습니다. 진리에 배불러 거부할 일도, 육신을 아끼고 숭배할 일도, 현대 문명에 눈멀 이유도 없습니다. 볼펜 한 자루가 1$이 채 안 되는 슬리퍼도 값진 선물이 됩니다. 물론 이곳에도 사치스럽고 부유하게 사는 특권층들은 있습니다. 하지만 대다수의 주민들은 예수님을 늘 따라다녔던 가난한 이들의 소박함이 있었습니다. 150만 명 대학살의 나라 르완다는 이제는 80%의 복음화율을 갖고 있습니다. 피밭에서 핀 구원의 꽃이요, 고난에서 맺힌 복음의 열매인 것입니다. 7년 전에 한국인 선교사가 들어가 빵과 복음을 전한 산속 피그미 마을은, 아무도 찾지 않던 곳에 온 그 은혜가 고마워 한꺼번에 믿기로 작정해 기독교 100%의 마을이 되어있었습니다. 소름끼치는 감동이었습니다.
아, 주님, 주님 뜻대로 하시옵소서. 어디든 주께서 가라시면 가고 주께서 서라면 서겠나이다. 주님만을 좇게 하시옵소서. 제게 있다면 필요한 희생을 받으시고 빛과 진리는 더욱 넓게 펼쳐지게 하시고, 세상 곳곳의 가엾은 영혼들이 깨어나게 하시옵소서. 주님 다시 오심을 알게 하시고, 성화로 준비되게 하시옵소서.
박상태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