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적으로 양육하라


여름방학을 하여 큰집 조카인 성호가 놀러왔습니다. 아들 시온이와는 동갑내기이지만, 몇 달 앞선 형이라고 의젓하게 여러 가지로 챙겨주어 참 고맙고 잘됐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3학년 때는 어린이 영성캠프에서 큰 은혜를 받고 돌아갔었는데 몇 년 사이 신앙생활이 소홀해져 있었습니다. 당시 영성캠프가 끝나고 나서 꿈에 방패와 칼을 받았는데 칼에서 강한 빛이 났다고 했습니다. 고향에 가서는 주일날 부모님이 더 자라고 해도 자신이 알람까지 맞추어놓고 교회를 나간다고 합니다. 그러나 지속적인 케어가 안 되는 상황이라서 열심이 곧 식어졌던 것입니다. 가족 중 유일하게 신앙생활을 하시는 할머니의 독촉에 마지못해 띄엄띄엄이나마 주일학교를 다니는 상태인 듯 했습니다.

6학년이고 사춘기라서인지, 여름성경학교에 참여해서도 맘이 내켜하지 않고 짜증스러워 해서 선생님들께서 난감해하셨습니다. 그러나 저녁 부흥회시간에 기도할 때 웬일인지 눈물이 자꾸만 나왔다고 고茸煞? 다음날 아침 꿈에 빛 가운데 어떤 형상이 잠깐 나타났는데 예수님 같다며 기분이 날아갈듯 좋다고 말했습니다. 오랜만에 찾아온 조카가 이번 어린이영성캠프에서도 신앙을 회복하기 바라는 맘에서 기도했습니다.
오랜만에 많은 대화를 하게 되었는데 아이는 성공해서 돈을 많이 번 다음에 헌금도 하고 하나님을 위해 살겠다는 것이었습니다. 하나님은 돈보다도 너 자신을 헌신하는 것을 훨씬 기뻐하신다고 말해주었지만, “그래도 헌금을 많이 하면 좋잖아요”하는 것이었습니다. 불신자인 부모님들의 영향을 받은 것 같았습니다.
며칠 뒤 성호는 부모님을 따라 휴가를 갔다가 나의 권유로 중간에 어린이영성캠프에 오게 되자 내내 짜증스러워하며 표정을 일그러뜨리고 있었습니다.
마지못해 지내던 삼일 째, 성호의 담임선생님께서 오셔서 말씀하시길, 너무나 불순종하고 말을 함부로 하니 한번 강하게 하겠다고 하셨습니다. 죄송한 맘이 들어 그렇게 하시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아이를 불러 대화를 했는데 아이는 자신은 억울하다고만 했습니다. 뒤에 앉은 아이로 인해 자꾸만 짜증나는데 선생님께서 자신에게만 혼을 낸다며 눈물을 흘렸습니다. 그래서 억울하다고만 생각하지 말고, 네 표정이나 언행도 되돌아보라며 권면했습니다. 그리고 내내 주시하며 뒤에 앉은 아이와 마찰하는 것을 제제하였습니다.
그 뒤로 조금은 짜증스러운 말투나 행동을 자제하는 것이 보였습니다. 아이는 그날 부흥회를 통해 회개기도를 많이 했다고 일기에 적었습니다. 그리고 목요일 체험학습 전에 보았던 패션오브크라이스트를 통해 큰 감명을 받고, 마지막조라서 중간부터 쏟아지는 비를 맞으며 키가 크다는 이유만으로 자신의 키보다 더 큰 십자가를 들어서 억울했는데, 예수님께서 매 맞으실 때 장면이 떠올라 억울한 생각이 갑자기 사라지는 것 같았다며 고백했습니다. 그리고 부흥회 때 기도시간이 가장 좋았다며 친구에게 욕한 것과 선생님을 원망한 것 등 회개기도를 실컷 하고 나니 마음이 뻥 뚫리는 듯 시원했다며 기뻐하였습니다.
비단 성호만 은혜체험을 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한 아이는 친구가 장난하다가 머리를 쳤는데 너무 아파 머리를 움켜쥐고 있을 때 복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것입니다. 그 때 제가 가서 머리를 만져주며 기도를 해주었습니다. 그러나 아이가 자신을 때린 친구를 노려보며 사과하지 않느냐 따지기에 “죄도 없으신 예수님께서는 우리를 위해 수많은 매를 대신 맞으셨어, 그러나 때린 사람들에게 복수하지도 사과하라고 따지지도 않으셨어, 그것이 성령의 열매를 맺는 거란다.”라고 말해주었습니다. 아이는 이내 화를 누그려 뜨렸고 서로 화해하였습니다. 차안에서 같은 자리에 앉게 되었는데 예수님의 이야기를 듣자 순식간에 보복하고자 했던 마음이 사라지는 체험을 했다며 신기해했습니다. 그리고는 귀가하는 차 안에서 많은 성령의 열매를 맺고자 애쓰며 그것으로 기쁨을 체험하는 것이었습니다.

잠언에는 “마땅히 행할 길을 아이에게 가르치라 그리하면 늙어도 그것을 떠나지 아니하리라”(잠22:6)라는 말씀이 있습니다. 앤드류 머레이는 “이 약속은 모든 교육을 밑받침하고 있는 원리에 대한 성경적 표현으로, 즉 어릴 때의 교육이 그 이후의 삶을 결정할 수 있다는 말이다”라고 해석합니다. 인생의 나머지 부분을 위한 초석이 바로 어린이 시절에 이루어진다는 것입니다.
많은 부모님들이 공부 잘하고 몸 건강하고, 착하게만 자라면 된다고 생각하고, 믿음의 부모님조차도 교회만 출석 잘하고 겉으로 나타나지는 예배생활만 충실하면 신앙교육이 다 되었다고 생각하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가장 핵심적이고 본질적인 문제를 간과하는 것입니다.
비록 어린 아이라 할지라도 반드시 영적인 교훈으로 아이를 양육해야만 합니다. 아이들의 생활가운데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영적 싸움의 대상이 있음을 인지하고, 자기를 성찰하고 회개에 합당한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부모님들은 영적 상담제를 쉬지 말아야 합니다. 그리고 이 땅에서의 비전이 아닌 천국에의 비전 즉 영적 가치관을 바로 세워주어야 할 것입니다. 그럴 때 어린 시절에 바로 새겨진 예수님의 성품 즉 영성적 그리스도인으로서 신앙의 진보를 이루어갈 것입니다.
주선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