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심력(求心力)


1927년 5월 18일에 미시간 주에서 대량 학살 사건이 일어났다. 이 사건의 주범은 안드루 키호 씨로서 그는 초등학교 운영 이사였다. 그런데 이사회에서 자신의 의견이 절대 다수의 반대에 부딪쳐 관철되지 못하자 교장을 죽이기로 마음을 먹었다. 그는 며칠 밤을 세워가며 학교 건물에 시한폭탄을 설치했는데, 교장이 근무하는 낮 시간에 터지도록 장치를 해 놓았다.
드디어 학교 건물이 폭파되고 수많은 교사와 어린이들이 떼죽음을 당했다. 키호 씨가 자신이 선택한 교장이 어떻게 죽었는지 확인하기 위해 사고 현장에 나타났을 때, 그는 그만 놀라고 말았다. 멀쩡하게 교장이 살아 있었던 것이다. 그러자 그는 교장을 자신의 차안으로 불러들이고는 다시 화약을 터뜨려 교장과 함께 자신도 죽고 말았다. 이때 동승했던 우체국장은 물론 주변에 있던 사람 다수가 또 다시 목숨을 잃었다. 그는 자신의 뜻을 복수에 두었고 복수를 하는 것만이 자신의 감정을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해결책으로 보았던 것이었다. 그는 마음이 병든 불구자였던 것이다.

제1차 세계대전 때에 미국의 국방장관이었던 베이커의 간증이다. 그가 전쟁 중에 유럽의 야전병원을 방문했을 때, 한쪽 팔과 두 다리를 잃고 두 눈마저 잃은 불행한 병사를 보았다. 그는 차마 눈뜨고 볼 수 없을 만큼 처참한 병사의 모습에 죄송한 마음만 들었단다. 그 후 몇 해가 지나 베이커 씨가 국방장관 자리에서 물러나 존스 홉킨스 대학의 재단 이사장으로 있을 때였다. 어느 해인가 박사 학위 수여식에 참여했다가 우연히 그 병사를 보았다. 정말로 희망이 없다고 여겼던 불구의 그 병사가 박사학위를 받는 것이었다. 베이커 씨는 달려가서 그의 손을 잡고 반가이 격려했다. 그러자 그 청년이 “베이커 장관님, 은퇴하셨다는 사실을 신문에서 보았습니다. 그러나 아직도 보람 있는 일이 많을 것이니 하나님을 의지하면서 조금도 낙심하지 말고 힘차게 사십시오.”라고 말하는 것이었다. 베이커 씨는 이때만큼 자기의 인생에서 용기를 가진 적이 없었다고 술회했다.

어느 한 분의 고백이다. “하나님께서는 순수하고 참된 행복이 무엇인지 사람들에게 깨닫도록 하기 위하여 저로 하여금 병상에서 불행한 육체적 조건을 가지고 생활하도록 섭리하신 것 같습니다. 사람이 건강하고 물질적으로 부요하고, 세상적으로 부족한 것이 없는 생활을 하면서 만족해하며 기뻐한다 할지라도 그것은 참된 행복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건강한 몸이나 부요한 물질이나 높은 지위 권세가 없고 불행한 조건들 가운데서 생활할지라도 하나님의 위로와 은혜 가운데 살기 때문에 진심으로 행복하다고 한다면 그것이 바로 순수하고 참된 행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육체의 조건이 우리를 불행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다. 육체는 건강할지라도 마음 안에 온갖 악심을 품고 있는 자가 오히려 불행한 사람이다. 고난 가운데 있을지라도 빛의 열매를 맺으면서 하나님께 자신의 삶을 의탁하는 자가 진실로 행복한 사람인 것이다. “그러므로 하나님의 뜻대로 고난을 받는 자들은 또한 선을 행하는 가운데 그 영혼을 미쁘신 조물주께 부탁할지어다”(벧전4:19).
우리 삶의 중심이 되시는 주님께로 모든 것을 향하자. 그분을 중심으로 우리 삶을 살 때 우리는 그분으로부터 놀라운 하늘의 힘을 공급받을 수 있다. 우리의 구심점은 주님뿐이다.
송흥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