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으로 일하는 선한 일꾼들이여 일어나라

하나님 앞에서 기도를 쉬는 죄를 결단코 범치 않겠다던 사무엘의 고백이 나의 고백이 되어야 함을 절감하는 요즘, 깨어서 기도하라는 경고성 메시지가 자주 들린다. 혼탁한 세상과 빛이 흐린 이 시대에 무엇보다 기도하면서 선하고 의로운 말씀을 증거하는 선한 일군을 분명 하나님은 찾고 계실 것이다.

무릎으로 싸우라

기도는 하나님의 은혜를 받는 통로다. 어떻게 사랑의 열매를 맺는가. 자꾸 기도해서 영적인 힘을 얻고 영적으로 뜨거워져야 한다. 하나님에 대해서 확실하게 믿어지지 않으면 하나님의 빛을 따르고, 말씀에 순종하는 것이 얼마나 부담스러운가. 그래서 기도를 통해 하나님이 주시는 여러 가지 은혜를 체험하고, 능력을 공급받고, 위로와 용기를 얻어야 말씀을 실천할 수 있는 힘이 생기는 것이다.

영적 스승은 생전에 늘 기도의 중요성을 강조하셨다. “기도가 약해지고 꺼져버리면 하나님의 빛이 밝은 진리를 아무리 많이 알아도 유익이 별로 없습니다. 기도는 이것저것 달라고 간구하는 것만이 아닙니다. 우리의 양심을 밝게 하고, 선한 의지를 강하게 하고, 지성을 새롭게 하고, 늘 하나님의 뜻대로 사는지 안 사는지 반성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가장 중요한 영혼의 호흡이기 때문에 기도생활이 부족하면 좋은 말씀과 지식을 아무리 많이 알고 있어도 열매를 맺을 수 없습니다.”

하늘나라는 무릎으로 간다고 했던 하천풍언은 말 그대로 기도의 사람이었다. 하루는 어떤 40대 여인이 많은 교인들 앞에서 외쳤다. “여러분, 하천풍언을 믿지 마세요. 인자한 것 같지만 행동은 그렇지 않습니다. 저의 배를 보세요. 이 아기는 저 하천풍언으로 인해 잉태된 것입니다.” 교인들은 술렁대기 시작했다. 나중에 그녀의 남편의 고소로 인해 하천풍언은 감옥에 들어갔지만, 애매히 고난당하면서도 한마디 변명도 하지 않고, 3개월 동안 기도만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저녁 성령께서 그 여인의 마음에 역사하여 양심의 가책을 느끼게 되었고, 옥중으로 달려가 자기의 잘못을 자백했다. 무릎으로 싸우는 십자가의 군병은 승리의 깃발을 높이 들 수 있다. 어떤 역경과 고난도 기도 앞에서는 무릎을 꿇는다.

기도는 나의 전부

일제시대 한국강토를 성령의 열기로 뜨겁게 달구었던 이용도 목사님의 기도생활은 남다른 데가 있었다. 서간집에는 이런 글이 있다.

기도가 없을 때, 나의 영이 마르는 때입니다. 가뭄이 오래면 논과 밭의 바닥은 갈라지고 터지는 것처럼 기도의 가뭄이 오랠수록 나의 마음 밭은 푸석푸석 먼지가 날 뿐 아니라 갈라지고 터져 나의 영은 아픔을 느끼고 있습니다. 왜 그런고 하니 기도로만 나의 영은 윤택하여지고 은혜의 비에 젖게 되는 까닭입니다. 기도가 없을 때 나의 영은 괴로운 때입니다. 밥이 없고 옷이 없어 괴로움이 아닙니다. 다만 기도가 없는 그것만이 나의 괴로움이요 기도만이 나의 기쁨인 까닭입니다.

기도가 있는 때 나의 영은 생의 기쁨을 맛보지만 기도가 없을 때 나의 영은 죽음의 쓴 잔을 마시는 때입니다. 기도는 곧 나의 기쁨이요 나의 의미요 나의 생명이요 나의 일이외다. 기도가 없으면 나의 기쁨도 없고 나의 존재도 의미도 없고 나의 생명도 없고 나의 일도 없습니다. 기도보다 더 큰 일이 없는 것 같습니다.

나의 모든 것은 다만 기도에 있습니다. 마귀는 나의 기쁨을 빼앗으려 하지 않습니다. 그는 지혜로운 놈인지라 나의 신앙과 열심도, 평화와 힘도 빼앗으려고 하지 않습니다. 그는 자기의 악의를 대적하는 나의 모든 선을 빼앗으려고 애를 쓰도록 그렇게 무지한 자가 아니요 그런 우맹이 아닙니다.

그는 무엇보다도 나의 기도 하나만을 빼앗으려고 하는 아주 묘한 자입니다. 기도만 빼앗으면 신앙도 열심도 기쁨도 평화도 다 자연히 빼앗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나의 신앙생활의 전체가 모두 기도 위에 건설되어 있으며 기도 속에서 형체를 이루는 것인 고로, 그는 나의 기도를 상하고 무너뜨리는 것을 가장 큰 일로 삼습니다.

, 주여! 이 마귀의 간계를 타파하고 나를 구원하여 주소서. 기도, 기도, 아 그리운 기도! 내 생명이 떠날 때까지 할 수 있는 기도를 주옵소서. 기도는 나의 알파요 오메가가 되어지이다.”

그의 기도소리는 힘차게 떨어지는 폭포수와 같이 듣는 이들의 심령에 성령으로 충만하게 했다. 한 번은 집회에서 은혜를 받은 신학생들이 뜨거운 심령으로 교실에서 기숙사에서도 맹렬하게 기도하니 학교당국이 되레 기도를 말릴 정도였고, 견디지 못한 학생들은 학교 밖으로 뛰쳐나가 기도했다고 한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결성된 기도모임이 평양 기도단이다. 처음에는 7명에서 시작하여 점점 늘어나 15명이 되고 정식 교회도 아닌데 100명 정도 모여 열렬한 기도를 드렸다고 한다. 한 번 집회를 하고 나면 그곳에는 기도의 열풍이 회오리바람처럼 몰아쳤고 회개의 역사가 강력하게 일어났다.

무릎으로 감당하는 사명

백석대학교의 설립자 장종현 목사님은 무일푼으로 무인가 신학교를 인수하여 오늘날 학생수가 3만여 명에 육박하는 종합대학으로 발전시켰다. 그는 사명도 그냥 받는 것이 아니라 무릎을 꿇고 받는다.”는 좌우명대로 무릎으로 학교를 설립하고 키워왔다.

과거에 주변의 시기와 악의적인 공격을 받아 억울하게 구속을 당한 적이 있었다. 누가 물었다. “목사님, 아무 죄도 없이 그토록 누명을 쓰실 때 얼마나 억울하고 분통이 터지셨습니까?” “억울할 것 하나도 없어요. 내가 무릎으로 이 학교의 사명을 받았으니 그 사명을 다시 무릎으로 감당해야 함을 깨닫도록 하기 위해 감옥에 가게 된 것을 믿으니까 너무 마음이 편하고 행복했습니다.”

지금 이 시대는 얼마나 무릎의 사명이 필요한 때인가. 나 역시 무릎으로 사명을 받았지만 지금 얼마나 무릎으로 사명을 감당하고 있단 말인가. 교회, 선교단체, 신학교, 각종 신앙공동체가 힘이 없어서 무력해진 것이 아니다. 말씀의 지식이 없어서 서로 싸우며 길을 잃은 것이 아니다. 무릎 꿇는 것을 잃어버렸기 때문이다. 다시 한 번 첫 사명의 감격을 회복하자. 그때 꿇고 또 꿇었던 그 무릎의 초심으로 돌아가자. 무릎으로 일하는 선한 일꾼들이여 일어나라. 우리에게 주신 주님의 등불을 앞세우고 어두운 세상을 향해 하나님의 빛을 환하게 비추어야겠다.

이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