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적 전문가

사람은 어느 분야에서든 전문가가 되길 원한다. 그래야 살아남을 수 있는 시대이기 때문이다. 프로(professional)란 어떤 일을 전문으로 하거나 그런 지식이나 기술을 가진 사람을 가리켜 말한다. 프로가 되기는 말처럼 쉽지가 않다. 무슨 일을 하든지 간에 프로가 되기 위해 한 가지 일에 미쳐야만 그 분야에서 프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수많은 시간과 땀과 노력과 수고의 결과이기 때문이다.

세상에서 프로가 되어 인정받는 것이 힘든 것처럼 영적인 프로가 되어 주님께 인정받는 일 또한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지난 주 오랜만에 기도원을 찾았는데 강사님께서 설교 중 이런 말씀을 하셨다. 믿음생활도 오래하시고, 기도생활도 꾸준히 하는 신실한 어떤 권사님께서 기도 중에 하나님께서 대화할 상대가 없어 답답해하신다고 하셨다는 것이다. 얼마나 영적으로 어두운 시대에 살고 있는지 단번에 깨닫게 해주는 말씀이었다. 주님께서 인정하시는 영적인 프로들을 찾기 힘들다는 것이다.

사도바울께서는 하나님께서 주신 사명을 위해서는 그 일에 생명을 걸겠다고 고백하고 있다(행20:24). 영적인 프로라면 주님이 주신 사명을 목숨 걸고 하는 것이다. 내 시간, 환경, 상황을 따지지 않고 주님이 원하시는 일이라면 무조건적인 순종을 하는 것이다. 그러기에 영적 프로가 되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자기 멋대로 살아가며 내 형편에 맞춰 주님이 주신 사명을 감당하는 삶이 아니다.

그런데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시대는 그렇게까지 주님을 위해 헌신하는 사람이 극히 드물다는 것이다. 너무 많은 아마추어들이 프로인척 하며 살아가고 있다. 교회 안에서는 신실하고 거룩한 척 행동하다가, 교회만 벗어나면 세상 사람과 똑같이 또는 더 심하게 행동해, 주변에서 그가 신앙생활을 하는지도 모를 정도로 세상을 즐기며 살아간다. 성도들뿐 아니라 교역자들도 그런 사람들이 넘쳐난다. 주님 앞에서 부끄러움조차 느끼지 못하는 영적 아마추어들이 넘쳐나는 시대이다. 그러니 주님의 마음이 얼마나 갑갑하고 답답하실지 송구스럽기만 하다.

세상에서 프로로서 인정받길 원하면서 영적인 프로로서 인정받는 것에 대해 관심조차 없는 신앙인이 대다수다. 그러다보니 기도는 물론이요 말씀을 가까이 하지 않는 생활을 하게 되는 것이다.

성경은 주일에 교회 올 때 먼지 한번 털고 들고 나오는 것이 다인 사람들이 많다. 요즘은 영상을 통해 찬양과 말씀을 다 보여주니 그 조차도 하지 않는 사람들도 많다. 말씀을 가까이 하지 않으니 기도생활은 말할 것도 없고, 삶 가운데 빛과 소금이 되는 행실을 찾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말씀이 있어야 그것을 놓고 기도하고, 기도를 해야 주님의 만져주심이 있어 삶 가운데 드러날 텐데, 말씀은 주일에 한 번 들은 것으로 만족하고, 집에 오면 무슨 설교를 하셨는지 조차 기억이 나지 않으니, 무슨 영적 힘이 있어 세상에 나가 주님의 향기를 발할 수 있겠는가! 그러면서도 교회 안에서는 온갖 거룩한 척 하니, 주님보시기에 얼마나 꼴사나운 모습인가. 이런 영적 아마추어들은 영적인 일에 대해서는 믿음이 정말 좋아 보인다. ‘이 정도만 하면 주님께서 다 알아서 해 주시지 않을까!’ 하는 황당하고 어이없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주님께서는 그런 믿음을 절대 참된 믿음이라 여기지 않으실 것이다.

어느 목사님께서 기도하지 않는 것은 주님에 대한 믿음이 없기 때문에 기도하지 않는다고 하셨다. 맞는 말씀이다. 아마추어들은 자신의 능력으로 될 것 같기에 기도하지 않는다. 그만큼 주님을 믿지 않기에 기도하지 않는 것이다. 크든 작든 관계없이 믿음이 있어야 주님을 신뢰하고 기도하여 그 문제들을 주님께 맡기는 것이다. 이런 자들이 영적인 프로들이다. 모든 것을 주님께 내어맡기고 순종하는 자들이다.

주님 오실 때가 너무나도 임박한 시대에 영적인 아마추어로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니라, 주님을 위해 모든 것을 헌신할 수 있는 진정한 영적인 프로들이 많아져, 세상의 빛과 소금이 주님께 영광 돌리기를 소망해본다.

이미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