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영웅들이여 일어나라

영화 인천상륙작전을 보게 되었다. 한국의 가슴 아픈 역사를 실화를 바탕으로 재구성한 영화다. 1950625, 북한의 기습 침략으로 사흘 만에 서울이 함락되고 한 달 만에 낙동강 지역을 제외한 한반도 전역을 빼앗긴 대한민국. 국제연합군 최고사령관 더글라스 맥아더는 모두의 반대 속에 인천상륙작전을 계획한다. 성공확률 50001의 불가능에 가까운 작전에 이를 가능케 하는 것은 인천으로 가는 길이 확보되어야 하는 것뿐이다.

맥아더의 지시로 대북 첩보작전 X-RAY에 투입된 해군 첩보부대 대위 장학수를 중심으로 한 부대원들은 북한군으로 위장 잠입해 인천 내 동태를 살피며 정보를 수집한다. 단 하나의 희망 인천상륙을 위해, 오직 나라를 위해 가족도, 목숨도 아깝지 않은 그들이다. 대한민국의 역사를 바꾼 비밀 연합작전 속에 장엄한 밑거름으로 자신을 다 태운 영웅들이었다.

임진왜란이 일어났을 때에도 패배할 수밖에 없는 조건을 뛰어넘어 나라와 백성을 향한 충심으로 대접전을 승리로 이끈 충무공 이순신이라는 위대한 인물이 있었기에 지금의 대한민국이 건제하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울타리가 되어주는 나라와, 자유가 있고 살아갈 터전이 있음에도 자족하지 못하는 실상이다. 조건 없는 사랑보다는 만족할 조건이 있어야만 사랑하고, 분명한 명분과 타당성이 있어야 작은 희생이라도 감수하는 나 자신을 볼 때도 매우 안타깝다. 하나님은 거꾸로 돌아가는 이 세상을 보시며 얼마나 슬프실지 조금은 짐작하게 된다. 삭막하고 불합리하며 부조리한 세상이라 여기저기서 외치는 이 난리 통에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스스로에게 묻는다.

그냥 관중석에 앉아서 불 구경하듯 지켜보면서 결과에 대한 승리를 점쳐보는 것만 능사는 아닐 것이다. 굳이 선수로 경기하지 않는다 해도 뛰고 있는 선수들을 진심으로 응원하며 격려하고 필요에 따라 경기를 잘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어려운 고비를 함께 넘는 동지애가 아닌가. 나라도, 공동체도 재난과 여러 가지 일로 어수선한데 나 하나 살자고 몸을 도사리고 있지는 않은지 반성하게 된다. 숨죽이고 서로의 눈치를 보면서 이순신이나 X-RAY비밀첩보대원을, 확고한 정의감으로 세상과 맞서 싸워줄 얼굴 없는 홍길동의 탄생을 기다리는지도 모르겠다.

중요한 것은 모든 것에는 희생이 따른다는 것이다. 난 희생하기 싫고, 영웅적인 누군가가 희생해주길 기다리고 있다면, 나는 안일하고 태만한 사람이다. 내가 그런 사람이 되기를 하나님께 기도하며 용기 있게 나아가야 할 것이다.

부족하고 힘이 없기에 천하무적 방패되시는 하나님만 의지하고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고 더 나아가 주변을 더 열심히 돌아보아야겠다. 우는 자와 함께 울고 웃는 자와 함께 기뻐하는 그 정신이 절실히 필요한 때다.

하나님은 이 작은 나라 백의민족, 슬픔이 서린 아리랑 민족을 지금까지 지키셨다. 작고 연약한 이 나라 이 민족을 왜 그토록 보듬고 아끼며 사랑하실까 생각해보면 의아하면서도 벅찬 감격이 몰려든다. 스스로는 가진 힘이 없고 아주 볼품없기에 하나님은 늘 싸매시고 돌보시며 버리지 않는 것이 아닐까. 그래서 이 나라와 민족이 하나님의 보호하심 아래에서 숨 쉬고 지금까지 존재하는 것이 아닌지 깊이 돌아보게 된다.

홀연히 불어오는 바람처럼 앞으로의 미래는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다. 열방의 주권자가 되시는 하나님의 계획과 온전하신 뜻을 인간은 다 알 수 없다.

시대 시대마다 나라와 민족을 사랑하는 일심을 품은 영웅들을 세우셔서 지금까지 대한민국을 인도해주신 하나님께 감사한다. 내가 어디에 있든지, 무엇을 하든지 보이지 않는 밑거름이 될지라도, 지금 이 순간 영웅은 현존한다. 사람이 모르고 세상이 몰라줘도 하나님의 영웅이 될 누군가는 지금 준비되고 있고, 때가 되면 일어날 것이다. 하나님의 영웅으로 세워질 하늘나라 군사들이여 일어나라, 모든 어둠을 밝히 깨우며 만군의 여호와 우리 주 하나님의 이름으로 나아가라!

허윤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