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으로 가는, 단순한

토마스 아켐피스는 그리스도를 본받아에서 사람이 세상 것을 떠나 위로 오르는 데 두 날개가 있으니, 즉 순박과 순결의 날개다. 지향에는 반드시 순박이 있어야 할 것이요, 감정에는 반드시 순결이 있어야 할 것이다. 순박으로는 사람이 하나님께로 향하고, 순결로는 그를 얻어 누리게 된다.”고 말했다.

단순한 생각, 단순한 언어, 단순한 행동, 단순한 생활. 이런 것들은 다 순박하고 순결한 영혼이 사는 방식이다.

가을 하늘은 순결을 느끼게 한다. 흘러가는 구름들이 서로 아스라이 겹쳐질 때, 주장하거나 맘 상해하지도 않으면서 섞여 하나가 되는 모습이 순박하다. 파란 하늘과 흰 구름의 조화도 순결하다. 하류로 흘러가는 계곡수도 바위를 만나고 움푹 팬 곳을 지날 때 순박하다. 돌아가고 채우며 부딪히고 반발하지 않는다.

단순한 삶은 행복하다. 새벽에 일찍 일어나 하나님을 찾고, 욕심 없는 찬송과 기도를 올리고, 순간순간 불순한 것을 주님의 보혈로 씻으며 주님을 닮고자 생의 모든 초점을 예수님께 두는 이의 단순한 삶은 행복하다. 이해타산을 생각하며 고민할 것도 없고, 요리조리 손해를 피하려 애를 쓸 것도 없다. 손해 볼 일이면 손해보고 희생할 일이면 희생한다. 단순한 이에겐 두려움도 불안도 없다. 있다면 오직 예수님을 놓칠까 주님의 영광이 가려질까 뿐이다.

아씨시의 프랜시스는 어느 날 달빛을 받으며 무리로부터 떨어져 몽상에 잠긴다. 친구들이 다가와 장난치며 묻는다. “이봐, 프랜시스, 자네 지금 결혼할 자매를 생각하고 있는 거지? 그 자매가 예쁘기나 한가?” 그는 농담 섞인 질문에 진지하게 답한다. “, 그래. 맞아. 난 결혼을 생각하고 있어.” “? 그래? 누군가? 이름이 뭔데?” “그녀의 이름은 청빈양이라네.”

그는 예수님처럼 청빈한 삶을 결심한 거였다. 그 이후 그의 삶은 완전히 달라졌다. 복장부터 해서 생활 전체가 단순해졌다. 맨발에 머리는 대충 잘라내고, 통으로 짠 잿빛 수도복 한 벌에 노끈 허리띠, 복음을 전하고 봉사하다 누군가 고마워 전해주는 가난한 식사를 하며 하나님의 은총과 예수님의 사랑에 감격한다.

한 조각 빵을 바위 위에 올려놓고 장시간 감사기도를 올린다. 맛없는 빵 한 조각과 시냇물을 마시면서 그는 하늘로부터 오는 감격을 맛본다. 무엇을 입을까,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마실까를 고민하지 않는다. 오직 죄인인 자신을 향한 예수님의 사랑과 그로 인해 겪으셨던 십자가의 고난에 점점 더 집중한다. 결국 그는 주님과의 생명의 합일에 들어가고 예수님 십자가의 다섯 상처(오상)를 선물로 받으며 그 끔찍한 고통에 감격한다.

단순한 삶은 세상 것을 고민하지 않는다. 미쳤어도 주님을 위해 미치며, 가난해도 주님과 함께 가난하며, 먹든지 마시든지 무엇을 하든지 진정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사는 온전한 주님의 것이 된다.

단순한 삶이 행복하다. 그는 가을 하늘에 주께서 그린 구름과 같다. 모든 사람으로 더불어 화평함과 거룩함을 좇는다. 어디로 가게 하는 것은 자신의 의지가 아니라 부는 바람이다. 성령의 바람 따라 사는 삶이다. 전적 의탁과 순종의 생활이다. 단순은 행복으로 가는 관문이다.

박상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