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백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하나님의 말씀을 지키는지 아니 지키는지 우리의 마음속을 알아보려고 시험하신다.’고 하셨다. 하나님께서는 믿음과 순종을 단련하시기 위해 때로는 우리를 시험하신다.

오후 찬양예배 때 시청한 영화 신은 죽지 않았다2를 통해 주님은 믿음과 순종의 현주소를 점검하고 회개할 수 있는 은혜를 주셨다.

역사 교사 그레이스는 마틴 루터 킹 목사의 인권 운동에 관한 수업을 진행하는 중에 여학생 브룩에게 질문을 받았다. 마틴 루터 킹의 인권운동이 예수님의 원수 사랑과 관련되어 있는 것인지를 묻는 것이었다. 브룩은 6개월 전 오빠를 잃은 후에 심적으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었고, 오빠의 유품에서 나온 성경책에 깊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던 중이었다. 그레이스는 브룩의 질문에 대답하면서 예수님께서 하셨던 말씀을 구체적으로 인용했다. 이 사실이 학급의 한 학생에 의해 학교 당국에 알려졌고, 결국 학교징계위원회가 소집되었다.

미국 공립학교에서는 종교 수업이 금지되어 있다. 종교 교육은 건전한 교양인을 양성하는 목적을 가진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비합리적인 사고를 갖게 만든다는 이유 때문이다. 학교에서는 어떤 경우에도 교사가 자신의 신앙을 학생들에게 전하는 일은 엄격히 금지되어 있다. 그레이스는 학생의 질문에 대한 대답이 공립학교 교사로서 적합한 것이었는지, 국가와 교회의 분리 원칙을 위배한 것은 아니었는지를 두고 심사를 받게 된다.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하면 사건은 쉽게 종결될 수 있었지만, 그것이 자신의 신앙 양심에 어긋나는 행위임을 밝히며 거부한다. 결국 그레이스는 해고 통보를 받고, 공립학교 교사 자격마저 박탈당할 위기에 놓이게 된다.

많은 공립학교에서 일어나는 일과 관련해서 선례가 될 수도 있기에 학교가 이런 결정을 내리는 것도 쉽지 않고, 또한 받아들이는 일도 쉽지 않기 때문에 그레이스 건은 결국 학교 범위를 넘어 세상 법정으로 넘어간다. 그레이스 건은 사회에 큰 관심과 이슈가 되고 양측의 공방은 치열하게 전개된다.

이제 더 이상 승소 가능성이 없는 상황에서 그녀의 변호인은 그레이스를 마지막 증인으로 채택하고, 대단히 불리하게 작용할 공격적인 질문을 던진다. 그레이스가 신앙을 갖게 된 이유를 질문한 것이다. 그녀는 자신이 너는 나를 누구라 하느냐.”라고 하는 주님의 음성을 들었고, 그 질문에 대해 주는 그리스도요 살아계신 하나님의 아들이라 답했다고 말했다. 그녀의 신앙고백인 증언을 통해 법정은 동요했고, 판사마저도 불리한 증언이었다고 말할 정도로 사건의 판결은 이미 결정난 것 같아 보였다. 그러나 배심원의 판단은 오히려 그레이스 편이었다. 모두가 그레이스를 공격하는 상황에서도 자신의 신앙 양심을 버리지 않고 끝까지 지켜낸 그녀에게 동정표를 던졌기 때문이었다. 승리한 그레이스 측은 하나님은 살아계시다. 하나님은 선하시다.”라는 말을 외치며 기쁨의 눈물을 흘린다.

우리가 걸어가는 삶의 여정 속에서 예수님은 너희는 나를 누구라 하느냐?” 질문하실 때가 반드시 있다. 아니 순간순간의 결정 속에서 들리기도 한다. 예수님은 나에게도 물으신다. “너는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 정말 나에게 예수님은 어떤 분이신가?

살아가면서 누군가에게 사랑을 고백하는 일이 한 사람의 삶에 얼마나 많은 변화를 가져다주는지 사랑해본 사람은 안다. 하물며 예수님을 나의 그리스도라고, 살아계신 하나님의 아들이라고, 나의 구세주라고 고백하는 일은 인격과 삶에 얼마나 크고 엄청난 변화를 수반하는 일이어야 하겠는가? 그런데 나의 신앙고백이 내 삶에 그만큼 깊고 큰 변화를 가져다주었느냐고 누가 물어온다면, 부끄럽지만 자신 있게 말할 수 없다.

우리가 들어야 하고, 사나 죽으나 신뢰하고 복종해야 하는 단 하나의 유일한 말씀이 있다. 그것은 곧 성경에 의해 증거되는 예수 그리스도다.”

20세기 들어 가장 위대한 신앙고백이라 일컬어지는 바르멘 신앙 고백문의 일부이다. 히틀러의 나치즘이 독일을 미친 듯이 휩쓸던 시절에, 독일의 많은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이 침략전쟁거룩한 전쟁으로 미화하고 그 전쟁을 위하여 기도하던 때에 양심 있는 신학자와 성직자, 그리고 신자들이 예수님을 그리스도라고 고백한다는 것이 무엇인지를세상에 다시 선언했다. 이 고백으로 칼 바르트는 교수직을 잃었고, 많은 목사는 형장의 이슬로 사라져야 했다.

우리가 들어야 하고, 사나 죽으나 신뢰하고 복종해야 하는 예수님. 나의 신앙고백이 마음 깊은 곳에서, 영혼 깊은 곳에서 울려 퍼지지 않으면 고백이 위선이 될 가능성이 얼마나 클지를 생각하니 마음이 섬뜩해진다. 오늘 이 하루도 나의 신앙고백이 삶으로 이어지기를, 믿음을 지키고 순종의 삶을 살 수 있기를 위하여 기도한다. “주는 그리스도시요 살아계신 하나님의 아들이십니다”(16:15-16).

박미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