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개가 있어야 한다.

강둑 위에 있는 수풀에 애벌레 세 마리가 모여 있었다. 아주 먼 곳에서부터 기어온 애벌레들은 강 건너에 있는 꽃밭으로 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 첫 번째 애벌레가 말했다. “일단 다리를 찾아야 해. 그런 다음 다리 위로 건너가자. 그래야 다른 애벌레들보다 먼저 도착해서, 꿀이 가장 많은 꽃을 차지할 거 아니니?” 그러자 두 번째 애벌레가 말했다. “아니, 여기 다리가 어디 있겠어? 차라리 배를 만들어서 물 위로 건너가는 게 어때? 그러면 훨씬 빨리 그곳에 도달할 수 있을 테고, 꿀도 더 많이 먹을 수 있을 거야.” 그러자 세 번째 애벌레가 “우린 지금 너무 오래 걸어왔어. 꿀을 더 많이 먹겠다는 욕심을 버리고 좀 쉬어야 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세 번째 애벌레의 말에 찬성할 수 없는 다른 애벌레들은 고개를 흔들며 떠났다. 두 번째 애벌레는 벌써 나무에 올라가 나뭇잎으로 강을 건널 배를 만들기 시작했고, 첫 번째 애벌레도 강둑 위로 난 작은 길로 기어 올라가 강을 건널 다리를 찾아 떠났다. 혼자 남은 애벌레는 나뭇잎 아래에 가만히 누웠다. 강 건너 꽃밭의 꿀을 먹는 것도 중요하지만, 솔솔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과 향기로운 꽃향기와 부드러운 풀밭에서 쉬는 것이 좋았다. 걱정과 욕심을 내려놓은 애벌레는 자장가처럼 들려오는 물 흐르는 소리에 자기도 모르게 스르르 잠이 들고 말았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어느새 어둠의 순간이 지나고 잠에서 깨어난 애벌레는 아름다운 나비로 변해 있었다. 날갯짓을 몇 번 하자 몸이 솜털처럼 가볍게 날아올랐다. 애벌레는 강 건너편 꽃밭까지 날아갔다. 그러나 열심히 꿀을 쫓던 친구 애벌레들은 끝내 보이지 않았다. 날개를 받아야 했다. 날아올라야 했다. 그 먼 강 건너편 꽃밭에 가는 것은 나비가 되지 않으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날려면 반드시 날개가 있어야 한다. 아래의 이야기는 날개가 필요한 우리에게 좋은 교훈을 준다.

이안드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