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력

힘 력(力)은 물건을 들어올릴 때 팔에 생기는 근육의 모양을 본뜬 글자다. 그래서 노예 노(奴)가 곁들이면 노예처럼 일을 한다는 뜻과 노예는 일을 해야 한다는 뜻이 되기도 한다.

이에 대해 많은 사람들은 자신은 노예가 아니니까 일을 해도 되고 안 해도 된다라고 말할지 모르겠으나 사실상 인류의 조상인 아담이 선악과를 따먹기 이전에도 동산을 관리해야 하는 청지기의 사명이 주어졌었다. 다시 말하면 죄짓기 전에도 할 일이 있었다는 말이다. 물론 이때의 일은 즐거웠으나 죄지은 후에는 일에 고통이 뒤따랐을 뿐이다.

사람은 누구나 일을 해야 한다. 더욱이 하나님의 종이라면 하나님께서 맡겨 주신 사명이 있고 개인마다 주어진 달란트가 있다는 사실 자체가 일을 전제로 한 것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그래서 일을 하기 싫으면 먹지도 말라고 하셨다. 이 말은 일을 하기 싫으면 굶어 죽으라는 말이며, 살고 싶으면 일을 하라는 뜻이다.

문학을 하는 사람들이 대체로 고생을 많이 하지만 수많은 고통과 싸워야 했던 괴테는 60년이라는 기나긴 세월에 걸쳐 파우스트라는 작품을 완성했고, 아담 크라크는 성서에 대한 주석을 쓰기 위해 40년을 보냈다. 미켈란젤로는 최후의 심판이라는 걸작을 8년 동안의 끊임없는 노력으로 완성했고, 레오날드 다빈치는 최후의 만찬을 10년간에 걸쳐 완성했다.

죠지 스티븐슨은 기관차를 완성하는데 15년이 걸렸고, 왓트는 압축기관의 연구에 13년을 보냈으며, 찰스 굳이어는 빈곤과 비웃음 속에서도 딱딱한 고무제품을 10년간의 연구로 발명했는데, 발명품을 개발하는 동안 쓴 빚 때문에 감옥에도 여러 번 들어갔다.

밀턴은 실낙원을 쓰기 위해 매일 새벽 4시에 기상을 했고, 기본은 『로마제국의 멸망』을 쓰기 위해 26년을 보냈다. 부라이언트는 그의 시가 발간되기 전에 99번이나 다시 써 보았고, 헤밍웨이는 『노인과 바다』의 원고를 80번이나 되풀이해서 읽었다고 한다.

아이삭 뉴턴은 새벽 2시 이전에는 결코 잠을 잔 일이 없으며, 독일의 에를리히 박사는 매독의 병원체인 스피로헤타를 죽이면서 인체에는 전혀 해가 없는 유기 비소 화합물을 만들어 내기 위하여, 쥐로 실험을 계속했는데 606번째 비로소 실험에 성공했다. 이것이 살 바르산인데 606호라고도 한다.

땀은 그냥 나오는 것이 아니라 일하고 노력할 때 나온다. 목표를 정해 놓고 그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것, 그것이 바로 성공이고 성공의 아들이 노력이 되는 셈이다. 성공이란 얼마나 빨리 결승점에 도달하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느냐가 중요한 것이고, 금메달을 목에 걸고 꽃다발을 받는 것이 성공이 아니라 얼마나 꾸준히 땀을 흘렸느냐는 것이다.

성공은 땀의 결실이다. 땀은 노력의 반려자다. 땀과 노력 없이는 성공을 잉태할 수가 없다. 그래서 노동은 제일의 예술이다. 예술을 모르는 자는 인생을 논할 자격이 없다. 살아야 할 가치와 의미를 모두 잃은 것이다. “노동하며 기도하라”는 성 베네딕토의 교훈을 상기하자.

해야 할 일을 안 하거나 뒤로 미루는 것은 죄악이다. 죄는 땀을 요구하지도 않고 노력을 담보로 하지도 않는다. 그냥 육신이 편할 데로만 하는 것이고 육신의 노예답게 쾌락을 찾아 이 골목 저 골목을 기웃거리고 탐욕이 이끄는 대로 끌려 다니는 것이다. 그것이 멸망의 길인 줄도 모르고 넋 나간 사람처럼 히죽거리고, 그것이 도살장인 줄도 모르고 광란의 춤을 추며 오늘 속에 파묻혀 식은땀을 흘리고 있는 것이다.

천국은 침노하는 자의 것이다. 익은 열매가 되기 위해 자신과의 싸움을 게을리 하지 않고 끊임없이 노력하고 또 노력해야 한다. 우리가 애쓰고 땀을 흘리고 노력한 만큼 영혼은 담금질 된다.

송흥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