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직 하나님만을 의지하는 삶

최근 한 기독신문에서, 육체의 연약함으로 경제활동이 어려워 14년간 기초생활수급 혜택을 받아온 분이 공중의 나는 새도 먹이시는 주님을 믿고 모든 혜택을 포기하게 되었다는 내용을 읽게 되었다. 빵 하나도 자신의 마음대로 사먹지 않는, 재정의 주권을 온전히 주님께 맡겨드린 삶을 결단한 것이다. 때론 재정이 채워지지 않아 조급한 마음이 들 때도 있지만, 오직 하나님만을 의지하는 삶을 배우는 기쁨으로 가득하다는 고백이었다.

칼럼을 읽은 뒤 많이 부끄러웠다. 하나님이 나의 유일한 공급자가 되신다는 고백을 하면서도 실제로는 사람들을 기대할 때가 더 많았다. 두 손은 하늘위로 뻗고 있으면서도 두 눈은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나의 도움이 어디서 오려나?’ 하고 있었다. 성령님께서 마음에 한 가지 결단을 촉구하셨다. 그동안 비상용이라는 핑계로 지갑에 가지고 다니던 가족의 신용카드였다. 예상치 않은 일이 일어났을 때 사용한다는 명분이었지만, 사실은 사소한 군것질이나 꼭 사지 않아도 되는 것들을 구매하는데 종종 쓰게 되었다. 카드를 잘라 버리며 주님! 제 안에 헛된 욕망들도 이렇게 잘려 버려지기를 원합니다. 주님만이 저의 도움이 되소서.’라는 기도를 올렸다.

마더 데레사는 사랑의 선교회를 세워 45년간 빈민과 병자, 고아, 그리고 죽어가는 이들을 위해 헌신하였다. 그들을 돌보려면 많은 돈이 필요했지만 수익 창출을 위해 일을 한 적은 없고, 정부의 혜택, 교회에서 주는 유지비도 받지 않았다. 그럼에도 도움을 청하러 온 가난한 사람들에게 미안합니다. 우리가 가진 것이 없는 데요.”라고 말한 적이 없었다. 캘커타에서만 매일 2만 명의 사람을 대함에도 한 번도 하나님의 섭리를 의심한 적이 없었다.

어느 날 한 자매가 와서 말했다. “금요일과 토요일에 먹을 쌀이 없습니다. 사람들에게 식량이 떨어졌다고 말할까요?” 데레사는 약간 놀랐다. 왜냐하면 그동안 한 번도 이런 얘기를 들어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기적이 일어났다. 금요일 아침 9시경, 수천 덩어리의 빵을 가득 실은 트럭이 도착했다. 캘커타 시의 누구도 정부가 왜 그날 휴교령을 내렸는지 알지 못했다. 그러나 학교는 휴교했고, 학교에 급식할 빵이 빈민들에게 보내졌으며, 사람들은 이틀 동안 빵을 실컷 먹었다.

사람들은 왜 학교가 휴교했는지 영문을 알 수 없었지만, 데레사는 알았다. 하나님께서 풀이나 새, 들에 핀 꽃보다 자신들을 더 중요하게 여기신다는 것을 알기 원하셨기 때문에 휴교시켰던 것이다.

세상에서 사람들은 그들의 삶 속에서 하나님이 필요하지 않다는 것, 자신의 힘으로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 보이려고 애쓴다. 하나님의 자녀들마저도 요청하기를 원하시는 아버지를 의지하지 않는다. ‘오늘날 우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옵시고라고 매일 기도하면서도 10년 뒤의 먹을 것까지 자신이 마련해두려고 노력한다. ‘하나님이 내 삶에 역사하지 않으신다.’ 섭섭해 하면서도 자신의 필요를 빈틈없이 채워둔다.

그러나 날마다 하나님의 살아계심을 생생히 목격한 증인들에게는 한 가지 특징이 있었다. 환경의 필요를 채우기 위해 스스로 무엇을 하지 않았다. 언제나 하늘을 향한 빈손만 남겨두었을 뿐이었다. 그들의 수고란 이웃을 향해 주머니를 비워내는데 쓰일 뿐이었다.

그 증인 중의 한명인 워치만니는 빈손으로 중국 전역을 돌아다니며 전도했다. “오늘 나는 하나님이 공급하시는 하나님이심을 증언할 수 있다. 여러분이 믿기 어렵겠지만, 나는 자주 마지막 1원을 쓸 때 하나님의 공급이 임하는 것을 체험하였다. 이것을 14년 동안 체험하였고, 하나님은 매번 자신의 영광을 얻으셨다. 전에 공급했던 사람이 오늘 공급하지 않을 수 있고, 공급하는 무리는 계속해서 바뀌고 또 바뀐다. 그러나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왜냐하면 높은 곳에 계신 하나님은 살아계신 하나님이요, 그분은 영원히 변함없으신 분이기 때문이다.”

그는 금전을 아주 경히 여겼다. 그의 손을 거친 금전의 액수는 상당했고, 그에게 분배된 것과 주님의 일을 경영함으로써 번 돈도 상당히 많았다. 그러나 이쪽 손으로 들어온 것을 저쪽 손으로 내보냈다. 가까이 있는 사람들은 워치만 니 형제의 두 손이 자주 비어있음을 보았다. 자기를 위해서는 무엇도 남겨 두지 않았지만 주님의 일과 교회의 필요를 위해서는 모든 것을 다 드렸다.

하나님의 창고에는 온갖 지혜와 보화가 가득하다. 그분은 언제나 자녀들에게 주기 원하시는 좋으신 아버지이시다. 주님의 영광을 위해 두 손과 주머니를 비워둔다면 누구든 선물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 자랑할 만한 것이 없는 자, 하나님의 도움을 간절히 필요로 하는 자에게 하나님은 공중에 나는 새와 들에 핀 백합화보다 더 귀하다는 것을 친히 알려주실 것이다.

박하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