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들레헴 위의 그 별들처럼

구유로 오라, 오라. 아이들아, 아이들의 왕께 오너라. 노래하라, 노래하라, 천사들의 합창을. 베들레헴 위의 아침 별들이 노래한다.” 허름하고 작고 작은 베들레헴 마구간 한 귀퉁이에 빛이 내려왔다. 만왕의 왕이신 주님께서 비천한 육신의 몸을 입고 이 땅에 내려오셨다. 인간을 너무나 사랑하시어 말씀이 육신이 되어(1:14) 세상 가운데 함께 계셨다. 그토록 갈망하던 메시아였건만 어리석은 인간들은 거룩한 빛이신 주님을 알아보지 못했다. 작고 겸손한 아이의 마음을 가진 자들만이 주님을 알아볼 뿐이었다.

요즘의 내가 주님을 외면하던 그들과 같다. 그런데 영혼이 무디어지고 병들면 금방 알아차리지 못한다. 시간이 흘러 하나님이 버리신 것과 같은 공허함이 밀려오면 그제야 하나님을 잊고 살았음을 인식한다. 고통과 아픔의 시간을 거쳐 다시 일으켜 세우시는 주님의 자비로운 손길을 통해 영혼은 깨어난다. 그 어느 누구도 한 영혼을 천하보다 소중히 여기시는 주님의 긍휼히 없다면 살아갈 수 없을 것이다. 정욕과 죄의 사슬에 매여 허우적거리다가도 자비로운 주님의 빛이 비췰 때 죽음 앞에 직면한 사람도 다시 새롭게 살아난다.

빛과 어둠은 공존할 수 없기에 서로를 밀어낸다. 내 안에 모든 어두움을 몰아내기까지는 누구나 괴롭고 고달픈 광야의 길을 걸어가야 한다. 그러나 영혼을 파멸로 이끄는 모든 암 덩어리(원죄)도 빛이 닿으면 말끔히 치료 될 것이다. 세상과 내 안의 모든 어둠도 오직 주님의 빛을 통해서만 몰아낼 수 있기에 난 오늘도 꿈꾼다. 다시 내 영혼이 주님 안에서 기뻐 뛰며 살아나기를 고대하며 고대한다.

20대의 나는, 세상의 성공과 안락을 꿈꿨다. 좋아하는 예술을 하며 고상하게 살고 싶었으나 열망은 영원한 행복에 답을 제시해 주지 못했다. 세상을 쫓아가면 갈수록 영혼은 더 시들어갔다. 주님은 그러한 나를, 한 번도 상상해보지 않은 새로운 길로 부르시고 이끄셨다. 하나님을 사랑하며 잘 믿고 따른다고 여겼지만 내 중심에 하나님은불공평하다.’는 생각으로 가득 차 있었다. 세상을 갈구하던 내게 하나님은 말씀하셨다. “너에게 가장 좋은 것을 주고 싶은데 따라오겠니?” 이 땅에서는 가질 수도 없고, 그 어느 것과도 비교할 수 없는 것을 주시겠다는 주님의 강한 메시지였다. 그 부르심에 결국 공허함을 가져다 줄 세상의 성공을 뒤로하고 주님을 따라 나섰다.

하나님은 참으로 공평하신 분이시다. 세상이 주는 기쁨과 만족, 누리고 싶었던 안락함을 포기하는 대신 영적인 행복과 자족함, 평안을 약속하셨다. 그것은 아직 가보지 않은 길이었지만 표현할 수 없는 소망으로 다가왔다. 주님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한 모든 것은 영원히 시들지 않는 천국의 보석이 될 것이다. 지금 당장 눈에 보이는 것은 없지만 차곡차곡 천국 은행통장에 쌓여갈 것이니 늘, 현재진행형이다.

인간은 스스로 선택하여 존재하지 않는다. 태어날 때부터 부모도 환경도 나라도 선택할 수 없다. 때로 느끼는 불공평한 시간 속에서 인생이 살아가는 여정은 험난하다. 그러나 하나님은 한 영혼 한 영혼에게 공평한 약속을 주신다. 주님을 믿고 따르는 이에게 성령을 주시고, 영원한 천국을 소망토록 하셨다. 하늘나라의 기업을 우리에게 약속하셨다. 태어나면서부터 죄인의 신분으로 태어난 우리를 하나님의 자녀로 탈바꿈시키시는 하나님의 은혜가 있기에 오늘도 나아간다. 아직은 갈 길이 멀고멀지만 여전히 소망한다. 내 안에 착한 일을 시작하신 이가 이루실 것을 믿기 때문이다.

죄인의 우두머리와 같은 내게 주신 은혜를 생각하면 가슴이 정말 벅차다. 때로는 오물을 잔뜩 묻힌 내 영혼을 보노라면 쥐구멍에라도 숨고 싶지만, 그 또한 은혜임을 안다. 빛이신 주님께서 내 영혼을 치료하시는 분임을 경험하며 고백하며 걸어가는 길이기 때문이다. 비록 굽이굽이 광야 길을 걸으며 자주 쓰러지고 넘어지고, 어둠과 빛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며 휘청거릴 때도 많지만 결국 빛이 승리할 것을 믿는다. 최후의 승리는 주님의 것이다. 길이요 생명이신 주님은 우리의 가장 안전한 등불이시다. 어둠 자체인 영혼을 끝내 빛으로 변화시켜주실 것을 믿기에 감사하다. 내 안의 모든 어둠을 몰아내고 주님과 하나 되는 그날, 나도 베들레헴 위의 별들처럼 목소리 높여 주님을 찬양할 수 있으리. 주님과 같은 마음으로 반짝반짝 빛나면서.

허윤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