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를 위하여 큰 꿈을 품어라

소년들이여, 야망을 품어라!’ (Boys, be ambitious!) 성공을 꿈꾸는 사람이라면 마음에 한 번쯤 부딪혀 봤을 만한 말이다. 기독교의 가치에 반하는 것처럼 보여서 볼 때마다 개운치 않았던 말이기도 하다. 그러나 본래 이 문장의 뒤에는 그리스도를 위하여’(for Christ)라는 말이 붙어 있다. 명예욕을 부추기는 세상적인 말이 아니라 하나님 나라를 위해 큰 꿈을 품으라.’는 소망의 메시지였던 것이다.

이 말을 남긴 이는 윌리엄 클라크 박사다. 18768, 미국 메사추세츠 농과대학장을 맡고 있던 그에게 일본 정부로부터 초대장이 도착한다. 농업학교를 만들기 위해 지금의 북해도 대학교의 전신인 북해도 농학교의 총장으로 특별 초청한 것이다. 독실한 크리스천인 그는 마흔 권의 성경을 가지고 북해도 농학교에 부임하였다. 클라크 박사는 청년들에게 깊은 신앙심에서 우러나온 애정으로 지도하였다. 학교 측에서는 선교가 아니라 좋은 인재를 만들어달라고 부탁했지만, 성경을 통해서가 아니면 좋은 인재가 되기 어렵다며 수업시간마다 성경을 읽고 기도로 학생들을 양육했다.

18775, 갑자기 9개월 만에 미국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다. 귀국길에 오른 클라크는 전송을 나온 10여 명의 제자들에게, “소년들이여, 그리스도를 위하여 야망을 품으라! (Boys, be ambitious for Christ!)”라고 말하였다. 가르친 기간은 짧았지만, 그의 영향을 받아 거의 모든 학생들이 그리스도인이 되었을 뿐만 아니라, 클라크가 떠난 후에 입학한 제2기 학생들에게도 막대한 영향을 주었다. 이들 중 여러 사람이 20세기를 향한 일본의 현대화에 크게 이바지하였고 그 대표적 인물이 일본의 대표적 영성지도자 우찌무라 간조이다.

클라크 박사가 학생들에게 남긴 고별인사의 전문은 이러하다. “소년들아, 그리스도를 위하여 대망(大望)을 품어라. 돈을 위하여서가 아니라, 사리사욕의 확장을 위하여서가 아니라, 명성(名聲)이라는 허망한 꿈을 위하여서가 아니라, 그리스도를 위하여 어떠한 유능한 인간으로서 살 것인가 하는 대망을 품어라.”

하나님은 우리가 소망을 품은 자가 되기 원하신다. 자신의 욕망이 아니라 하나님이 원하시는 뜻을 품되, 크게 품기를 원하신다. 아브라함은 아들 하나 얻고자 하는 작은 꿈을 가진 사람이지만 하나님은 그를 통해 큰 민족을 이루고 복의 근원으로 삼고자 큰 소망을 품고 부르셨다. ‘내가 너를 열국의 아비가 되게 하겠다.’ 그는 연약함이 찾아올 때마다 곧잘 자기중심적인 소망으로 돌아가곤 했다. ‘이스마엘이나 하나님 앞에 살기를 원하나이다.’ 그때마다 하나님은 다시 그에게 자신의 큰 뜻을 불어 넣으셨다. 그 소망에 응답한 아브라함은 자신의 외아들까지도 아낌없이 바치는 믿음의 조상이 되었다.

베드로 또한 예수님의 부르심을 받기 전까지는 갈릴리 바다에서 그저 가족들과 잘 먹고 잘 사는 것이 꿈이었다. 예수님은 그에게 사람을 낚는 어부로서의 위대한 사명을 불어 넣으셨다. 힘들 때마다 갈릴리로 돌아가 소시민적인 삶을 구하는 모습은 여전했다. 사랑하는 스승을 세 번이나 부인한 수제자라는 사실에 자신도 포기하고 동료들도 떠났다. 하지만 부활하신 후에도 찾아오셔서 하나님 나라의 목양사업을 맡기시는 주님의 사랑이 결국 승리했다. 교회를 향한 하나님의 꿈을 품은 베드로는 십자가에 거꾸로 매달려 순교하기까지 온 몸을 바쳐 전진하였다.

하나님을 위해 내 꿈을 포기했다고 생각했다. 이제 내가 할 일은 하나님이 시키시는 일만 조용히 하면서 내 욕심만 올라오지 않게 더 조심하면 된다고 여겼다. 어느새 목표 없이 게으른 삶을 살고 있었다. 그러면서도 나는 내 뜻을 내려놓았으니 할 일을 다했다며 나태함을 합리화하고 있었다. 추억을 미화하는 죄된 본성의 특기를 발휘하여 이전의 욕심을 따라 열심히 살던 과거를 회상하기도 했다.

하나님께서 궁극적으로 원하시는 것은 내 뜻을 내려놓는 것이 아닌 하나님의 뜻을 품는 것이다. 내가 세운 목표를 위해 달려갔던 삶에서 방향을 틀어 그분의 나라와 의를 위해 전력 질주하는 삶을 위해 부르신 것이다. 위대한 부르심으로 초대받았음에도, 아직 하나님의 꿈이 나의 꿈이 되지 못하였음이 안타깝다. 어차피 하나님의 뜻은 때가 되면 이루어질 거라는 늘어지는 소리로 하나님 나라의 완성을 얼마나 지연시켰는가.

하나님의 이름이 땅에 떨어져 짓밟히고 있는 마지막 때, 눈물과 땀과 피를 회복해야 한다. 세상에서 성공하기 위해 애썼던 것보다 갑절로 열심히 그리스도를 위해 살아가야 한다. 영원히 빛날 하나님의 나라의 소망을 품고 전진하리라 다짐한다. 하나님을 위한 보다 더 큰 꿈, 하나님의 꿈이 나의 꿈이 되기를 기도하며 거룩한 길로 더 힘차게 전진한다.

박하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