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전하고 아름다운 헌신
컴퓨터 작업을 한참 하다가 알람 소리에 고개를 드는데, 365 묵상 캘린더가 눈에 들어왔다. 날짜가 개월 그대로이다. 나의 게으름이 들켜버린 듯해 후다닥 캘린더를 넘겼다. No. 16 밑에 “당신의 삶의 평가는 성공이 아니라 신실함이며 진정한 목표는 당신의 삶을 통해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것이다.”는 글이 보였다. 글을 읽던 성경속의 여인과 얼마 보았던 짧은 영상이 마음속에 조용히 내려앉았다
예수님께서 베다니 한센병 환자 시몬의 집에서 식사를 하고 계실 때였다. 여인이 매우 값지고 순전한 나드 향유 옥합을 가지고 왔다. 예수님의 앞에서 여인은 망설임도 없이 옥합을 깨트리더니만 향유를 주님의 머리에 부었다. 곁에 있던 사람들이 화를 내면서 여인을 비방하고 나무랐다. “어찌하여 향유를 낭비하였는가? 향유를 삼백 데나리온 이상에 팔아서 돈으로 가난한 사람들에게 있었으면 훨씬 값어치가 있었을 텐데”(14:4-5). 그때 예수님은 말씀하셨다. “가만두어라. 그를 괴롭히느냐? 그는 내게 아름다운 일을 했다. 여자는 자기가 있는 일을 하였다. 몸에 향유를 부어서, 장례를 위하여 일을 미리 셈이다. 세상 어디든지 복음이 전파되는 곳마다 여자가 일도 전해져서 사람들이 여자를 기억하게 것이다.
사건을 두고 사람들의 평가와 주님의 평가는 너무나도 상반되었다. 업적이나 돈의 가치에 중점을 사람들의 눈에는 막달라 마리아는 참으로 어리석은 여인이었다. 하지만 주님은 이를 아름다운 일이라고 재해석하며 여인을 칭찬하였다. 그리고는 놀랍게도 천하에 널리 전해지고, 이를 기념할 일이라고 말씀하셨다.
나드 향유가 비싼 이유는 원천적으로 야생 나드 () 희귀한 데다 딱딱한 뿌리 아름을 쪄야 방울 얻을 있는 분량, 고산지대라는 여건, 흙을 씻고 쪄야하는 까다로운 과정, 팔레스타인까지의 대상 운반비와 국경세 때문이다. 나드 가격, 300데나리온은 근로자의 일년치 연봉에 해당된다. 그렇게 금액의 옥합을 단번에 깨트렸으니 사람들의 반응이 납득할 만도 하다. 그러나 진정한 값어치는 세상의 계산법이 아님을, 29 젊은 나이에 순교한 청년의 삶을 통해 일깨워준다
엘리엇(1927-1956) 1927 미국의 오리건 포틀랜드에서 태어났다. 그는 글을 썼고, 재능 있는 연설가이자 교사였다. 휘튼 재학시절 탁월한 지도력으로 두각을 나타냈고, 레슬링부의 챔피언이자 스타이기도 했다. 그의 친구들 많은 이들은 엘리엇이 그의 재능과 영적 은사를 미국에서 교회개척 사역에 집중하리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그러나 엘리엇은 사람의 뜻을 구하지 않고 오랫동안 혼자 기도한 이국땅, 남아메리카를 향한 하나님의 부르심을 느꼈다.
짐과 그의 아내 엘리자베스는 번도 복음을 듣지 못한 아우카족에게 들어갈 계획을 세웠다. 1955 가을, 비행 아우카 마을을 발견하였는데, 다음 달부터 엘리엇과 여러 동료선교사들은 호전적인 부족민들과 친구가 목적으로 비행기에서 선물을 떨어뜨렸다. 그리고 마침내 1956 1, 엘리엇과 4명의 선교사들이 에쿠아도르 동쪽에 있는 쿠라라이 강가에 착륙했다. 그런데 다섯 모두 아우카족 전사들에게 창과 도끼로 무참히 죽임을 당하였다.
당시 LIFE」지에서는 사건을 10페이지에 달하는 기사로 다루면서 “그들은 부인들과 퀴추아 인디언과 히바로 인디언 사역을 하면서 아우카족을 알게 되었다. 아우카족은 수백 동안 외부인들은 모두 죽여 왔다. 다른 인디언들은 그들을 두려워하였으나 선교사들은 아우카족에게 가기로 결심했다. 얼마나 불필요한 낭비인가!”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엘리엇의 아내였던 엘리자벳은 질문하는 기자에게 이렇게 말했다. “낭비라니요? 나의 남편의 죽음은 낭비가 아니었습니다. 그는 생애를 이것을 위해 준비했던 사람입니다. 바로 시간을 위해 살아왔던 사람입니다. 그는 자기의 책임을 수행한, 그리고 자기 목표를 달성하고 죽은 행복한 사람입니다!
이러한 엘리자벳의 말이 사실임은 엘리엇의 대학시절 일기에 남겨진 다음과 같은 글들을 통해서 충분히 입증되었다. "하나님께 기도합니다. 쓸모없는 나무개피에 불을 붙여주소서. 그리고 주를 위해 타게 하소서. 나의 삶을 소멸하소서. 나의 하나님이여, 저는 주님의 것입니다. 나는 오래 살기를 원치 않습니다. 오직 풍성한 삶을 살게 하소서. 당신과 같이. 예수님이여!"
또한 그가 남긴 다음과 같은 유명한 말이 그러한 짐작을 뒷받침해 주고 있다. "결코 잃어버릴 없는 것을 얻기 위해 지킬 없는 것을 버리는 자는 결코 어리석은 자가 아니다!"
엘리엇이 죽고 , 이번에는 그의 부인 엘리자베스 엘리엇이 남편의 뒤를 따라 그곳의 선교사로 나섰다. 엘리자베스 엘리엇은 일년간 간호사 훈련을 받고 아우카족에게로 갔는데 아우카족은 여자를 해치는 것은 비겁한 짓이라고 생각하여 부인을 해치지 않았다. 부인은 그런 사실도 모르고 목숨을 걸고 그곳에 갔던 것이다. 그녀는 그곳에서 아우카족을 위해 여러 동안 헌신하였다.
아우카족의 추장이 어느 부인에게 물었다. "당신은 누구이고 우리를 위해 이렇게 애써서 수고하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부인은 이렇게 대답했다. "나는 5 전에 당신들이 죽인 남자의 아내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사랑 때문에 여기에 오게 되었습니다."
부인의 말을 들은 아우카족은 감동을 받고 모두 예수 그리스도를 영접하게 되었다. 중에 엘리엇을 죽인 청년은 나중에 아우카족의 목사가 되었다. 엘리엇 일행은 아무 성과도 없이 죽은 것처럼 보였지만 그들이 흘린 피는 결코 헛되지 않았다.
사도 바울은 말한다. ‘내가 너희 영혼을 위하여 크게 기뻐함으로 재물을 허비하고 자신까지 허비하리니’(고후12:15).
결코 잃어버릴 없는 것을 얻기 위해 시간과 물질을 드리며 자신의 삶을 기꺼이 낭비하는 이들은 바보가 아니다. 손해와 희생을 치루더라도, 자신은 산산이 깨어져도 하나님의 나라를 준비하는 이들은 진정 행복한 사람들이다. 수많은 믿음의 선진들은 고통이 따를지라도, 자신의 목숨이 빼앗길지라도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자신을 온전히 허비하였다.
썩지 아니할 영원한 면류관을 얻기 위해 달려가는 이들은 땅의 계산법으로 살아가지 않는다. 가난해도, 매를 맞아도, 질병이 들어도, 겹겹이 불행이 닥쳐도, 모든 것을 잃어도 감사할 뿐이다. 헛된 명예와 돈을 좇으며 아등바등하는 것이 자신의 삶을 낭비하는 것이다. 비록 것을 잃어버릴지라도 천국에서 해같이 빛난다면 그것으로 족하다. 사람들에게 밟히고 비방거리가 될지라도 주님이 기억하시는 일이면 족하다.
하나님의 나라 기념비에 이름이 새겨지는 그날까지 죽도록 충성하자. 영원한 것을 얻기 위해 순전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삶을 주님께 기꺼이 헌신하자. 비록 땅에서는 벌거숭이 나무처럼 될지라도 하나님의 생명이 우리 영안에 좌정하시기까지 매순간 자아를 떨쳐내자. 모든 것을 낭비할지라도 영혼 안에 하나님 나라를 이룬다면 일만큼 아름답고 값비싼 일은 없다

이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