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마음 아가페로 이기자


일본이 역사상 최악의 상황을 겪었다. 대지진과 쓰나미로 인해 사망자가 1만 명이 넘고 실종자만 해도 1만 6000명이 넘었으며, 원전이 폭발하여 인체에 치명적인 방사능이 유출되는 등 엄청난 위기 속이다. 우리는 이런 사태를 어떻게 보아야 할 것인가?

원수까지도 사랑으로

일본은 우리에게 마음의 응어리 같은 나라다. 만연된 우상숭배, 심심하면 독도를 자기네 땅이라 우기기, 한국을 침탈한 죄를 합리화하여 중학교 교과서에서 왜곡된 역사를 가르치기. 지금 그들의 위기를 보면서 인과응보로 치부하고 싶은 마음도 든다.

하지만 최근 중국과 한국에서는 일본을 향한 진심어린 연민과 도움의 손길을 마다하지 않고 있다. 그 중에 한국 구호단체인 ‘해피나우’는 지난 14일 일본에 입국해 쓰나미의 최대 피해지역인 센다이로 향했다. 그들은 주변에서 “왜 그렇게까지 합니까?”하고 만류하는 소리를 수없이 들어야 했다. 6명의 구호팀은 만단을 극복하면서 센다이로 향했지만 실제 어려움은 상상 이상이었다.

가는 길 곳곳에 쓰레기장을 방불 하는 광경이 벌어지고 있었다. 여기저기 전파된 집들과 자동차들이 아무렇게나 방치되어 있었다. 일본에서 라면, 생수 등 생필품을 구입해서 가져 가려했지만 이미 위기의식을 느낀 사람들이 사재기를 시작해서 충분히 구입하기 어려웠고 휘발유가 절대 부족하여 목적지까지 도착할지도 의문이었다. 센다이로 가고 있는 구호팀 조차도 “우리가 꼭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하는 회의가 들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장 어려울 때 가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달려갔다. 가면서 순간순간 기도하며 하나님의 뜻을 구했다. 다행히 가는 길에 문을 닫았다가 갑자기 영업을 시작한 주유소를 발견하여 여분의 휘발유도 확보할 수 있었다. 국도 사정이 좋지 않아 고속도로를 타야 하는데, 방사능의 위험이 커지고 있는 후쿠시마현을 지나가야 했다. 설상가상으로 눈이 쏟아졌다. 창문을 완전히 닫고 마스크까지 쓰고 묵묵히 북쪽으로 달렸다.

이렇게 해서 센다이 사랑의 교회에 도착해보니, 위험하다며 오지 말라고 하였던 교회분들과 마을 주민들이 반가이 맞아주었다. 비록 양이 얼마 안 되는 구호품이었으나 이재민들의 표정이 밝아졌다.

하나님은 악인과 선인에게도 동일하게 햇빛과 비를 내리신다. 우리 주님께서는 천상보좌를 마다하고 이 땅에 오셔서 죄인들을 구원하기 위해 십자가를 지셨다. 그러니 우리 또한 그 주님을 본받아 원수까지도 사랑해야 하겠다.

고멜도 사랑하라

북이스라엘은 우상숭배에 빠져 여호와의 율법을 버리고 타락하여 범죄가 만연되었다. 이런 이스라엘에 대해 하나님은 호세아 선지자를 통해 당신의 마음을 전달하셨다. 여호와 하나님은 호세아에게 음란한 여자 고멜을 데려다가 함께 살고 자녀를 낳으라고 하셨다. 순종한 호세아는 고멜과 결혼하였고, 고멜은 자녀를 셋이나 낳고도 다른 외간 남자와 눈이 맞아 값나가는 패물을 챙겨서 가출하고 말았다. 하나님은 다시 호세아에게 바람난 고멜을 찾아가 데리고 와서 살라고 하셨다. 호세아는 다시 고멜을 찾아가 창녀가 된 그녀의 몸값을 지불하고 잘 타일러서 집으로 데려와 살았다.

이것이 바로 음란하게 우상숭배에 빠져있는 이스라엘을 향한 하나님의 마음이다. “내가 너의 남편이 되겠다. 그러니 너희는 다시 외간 남자를 따라가지 말라.”

일제강점기 전남 화순에 이세종(사람들은 그를 ‘이공’이라 불렀다)이란 분이 살았다. 이공은 등광리에서 30세에 10년간 작심하고 일하여 마을의 최고 부자가 되었다. 그가 40세에 주님을 영접하고 신앙생활을 시작했는데, 그에게는 14살 차이가 나는 문순희라는 아내가 있었다. 이공이 예수님을 믿은 지 10년째 되던 해 고민하다가 큰 결단을 내렸다. 빈자를 구제하고 빚진 자를 모두 찾아가 탕감해주는가 하면, 순결한 삶을 강조하여 아내와도 분방하고 밥도 겸상하지 않고 따로 먹었다. 이런 생활을 견디지 못한 문순희는 “나는 남편처럼 살 수 없다. 나대로 행복을 찾아야겠다.”고 생각했다.

두 번이나 외간 남자와 눈이 맞아 가출한 아내, 갈 때마다 이공은 짐꾼을 불러 주방 살림을 다 챙겨주었다. 한번은 능주골에 아이 셋 딸린 홀아비를 따라 간 아내. 이공은 아내가 그리울 때면 그 영혼이 불쌍하여 찾아가곤 했다. 문순희는 부엌에서 설거지를 하고 있었는데 이공이 온 것이다. 그녀는 “여기 뭐 하러 왔어? 나 망신주려고 또 왔지?” 하면서 구정물을 한바가지 퍼부었다. 물벼락을 맞은 이공은 한마디를 남기고 떠났다. “살다 살다가 힘들면 다시 나에게 오시오. 그리고 하나님을 잊지 마시오.”

그렇게 몇 해를 살다가 문순희는 돌아왔다. 이공은 돌아온 고멜과 같은 아내를 받아주었지만, 이번에는 마을 주민들이 저런 행실이 부덕한 여자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하며 난리가 났다. 이공의 형님도 “천하의 강태공도 자기를 버린 아내를 용서하지 않았는데 너는 어찌된 인간이기에 저런 여자를 받아들이느냐?”며 공박했다. 이공은 “강태공은 세상 선지자이지만 저는 하나님의 선지자이니 원수까지 사랑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했다.

이공은 돌아온 아내를 전혀 책망하지 않고 그때까지 일자무식한 아내를 가엽게 여겨 글을 가르치고 성경을 읽게 했다. 문순희는 차츰 주님 안에서 평안을 찾았고, 나중에 이공이 죽은 뒤에도 남편의 무덤 옆에 움막을 치고 회개하는 마음으로 3년 상을 지냈다. “나는 비록 죄가 많지만 예수님을 잘 믿는 남편을 만난 복 받은 여자다. 나 같은 죄인이 어찌 하늘을 보고 똑바로 누울 수 있단 말인가!” 하며 참회하는 일생을 보냈다.

“네 원수를 사랑하며 핍박하는 자를 위해 기도하라”(마5:44). 배은망덕한 죄인, 바람난 아내까지도 용서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하나님의 마음이다. 아무런 조건 없이 내 것을 희생하지 않으면 못하는 것이 아가페다. 빈번히 뒤통수를 치고 아픔을 주지만 다시 한 번 믿어주고 잘 되기를 바라는 것이다. 저 사람이 나에게 잘 해주고, 인격이 괜찮으니까, 유익이 있으니까, 사랑하는 것이 아니다. 비록 나에게 손해를 주고 가시로 찌르고 할퀸다 할지라도 품어주는 것이다.

주님은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 같이 너희도 서로 사랑하라” 하신다.  일본을 향한 그리스도인의 마음은 아가페다. 그리고 우리의 주변을 둘러보자. 가까이에는 가정과 교회, 교단과 공동체에서 조건을 따지지 않는 아가페의 마음이 모든 것을 새롭게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