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복음은 없습니다

권사님이신 시어머니 덕분에 결혼 후 제사상은 한 번도 차려본 적이 없어 늘 감사한 마음이었는데, 최근 들어 새로운 스트레스가 몇 개 덧붙었다.

어머니가 하시던 장사를 이어받은 큰집이 명절이면 대목이라서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보니 가까이 사는 입장에 돕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명절 며칠 전부터 장사를 돕다보니 안 해본 일이라 몸살에 스트레스가 이만 저만이 아니다. 게다가 혹 하나 더 붙은 것은 장사를 하시는 형님이 앞으로 5년 동안 명절음식은 나보고 다 하라고 엄포를 놓은 것이다. 시집와서 거의 평생 맞벌이를 하다가 이제 장사까지 하게 되어 몸도 마음도 한계를 느낀 것 같다. 그래서 둘째 며느리인 나만 두둔하시던 시어머니에 대한 원망과 미움의 불똥이 내게 튄 것이다. 그러나 그것도 내가 예수님을 믿는 입장에서 사랑으로 수용하기로 했다. ‘사랑으로 종노릇하라고 하지 않았던가. 형님이 주시는 수고비도 받지 않고 자비량으로 간식까지 사가면서 봉사를 했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오랜 세월 같은 신앙 속에서 거의 유일하게 말이 통하던 시어머니께서 이단인 신천지에 빠지셨다. 신천지에 빠지신 이후 집안이 조용할 날이 없다. 더욱이 며칠을 같이 있어야 하는 명절에는 더욱 고역스러운 일이다.

어머니는 나를 신천지에 데려가시고자 갖은 방법을 다 쓰셨다. 본인은 안 되니까 신천지 전도사라는 아주머니 두 명까지 대면시키셔서 논쟁까지 했다. 이단이라 하면 집에도 들이지 말고 인사도 하지 말라고 하는데 시어머니시니 그럴 수도 없는 입장이고 정말 난감하다.

어머니께 애타는 마음으로 이만희가 보혜사가 될 수 없는 이유와 성경이 말하는 이긴자의 개념에 대해서도 성경을 찾아가며 말씀을 드려도 아예 믿으려고 하지 않으시고 당신이 신천지에서 배우신 그 교리만 옹고집처럼 내세우고, 말이 전혀 통하지 않았다.

그래서 매번 논쟁 끝에는 나보고 성령 훼방죄라고 하시면서 마음이 상해서 눈물지으시기 때문에 더 이상 교리 변증으로는 돌이킬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것은 영적인 전쟁이고 하나님만이 어머니의 마음을 바꾸실 수 있는 것이다. 그냥 기도만 하고 아무 대꾸도 하지 말자!’ 굳게 결단하고 어머니를 대면했는데, 어머니는 여전히 이만희교주 광고를 하셨다. 듣다못해 이만희가 본처를 두고 그 후계자로 지목한 김남희라는 여자와 동거중인 동영상을 보여드리는데도, 어머니는 다 조작이고 누명이라며 보려고 하지도 않으셨다. “어머니, 사진은 조작이 돼도 동영상은 조작이 안 되는 거예요.” 하고 말씀드려도 생각조차 해보려고 안하셨다. “, 이 큰 죄를 어떻게 다 받으려 하냐?”며 오히려 나를 나무라신다. 큰집 조카들도 합세해서 할머니를 설득해보려고 했지만 막무가내, 일방통행이셨다. 결국 이번 추석에도 어머니는 한숨만 쉬다 가셨다.

추석 후 6일째 되는 날이 생신이셔서 며느리로서 처음으로 생일상을 봐드렸다. 시원찮은 솜씨나마 미역국과 함께 정성껏 차려 생일 케이크에 꽃 화분까지 풀코스로 준비했다. 그리고 아들 시온이와 찬양까지 불러드렸더니 무척이나 흡족해하셨다. 그리고 맛있게 먹고는 또 신천지 광고를 시작하신다.

한 번도 그냥 지나가는 법이 없어 결국 또 논쟁이 되고 말았다. 어머니께서 한번만 들어보라며 사정을 하시길래 제가 따로 신천지 교리에 대해 꼭 연구해보겠다고, 그렇지만 그곳에는 갈 수 없다고 강경하게 말씀드렸다. 어머니는 굽히지 않는 내 자세에 마음이 상해서 너는 마음이 착하지만, 이 진리를 안 믿으니까 지옥 간다. 그때 가서 나를 원망하지 마라.” 하시면서 돌아가셨다.

그리고 어머니를 보내고 신천지에서 전교육장 직책을 맡았다가 하나님의 은혜로 바른 신앙을 갖게 된 신현욱 전도사님의 이단대책세미나 동영상 강의를 보게 되었다. 그것을 통해 신천지 교리가 얼마나 허무맹랑한 짜깁기 교리인지 알게 되었다. 신천지에 들어가서 받는 기본적인 성경교육부터가 정말 이단임을 입증하는 것이다.

성경을 세 시대로 구분하면서 구약은 옛 언약의 시대이고, 신약시대에 와서 그 옛 언약의 목자로 예수님이 오셨고, 이제는 계시록시대라고 하면서 계시록시대는 새 언약이 성취되는 시대라는 것이다. 그래서 새 언약의 목자로 이만희가 온 것이라는 논리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착각하고 넘어갈 수밖에 없는 교묘한 부분이 예언과 약속을 동일시한 것이다. 사실상 옛 언약이라는 것은 율법을 지킬 때 하나님 백성이 되는 것이라고 하는 것이고, 예수님을 보내주신 것은 인간이 율법을 지킬 수 없는 완전히 타락하고 전적으로 부패한 존재이기 때문에 속죄제물과 구원주로 보내 주신 것이지, ‘옛 언약의 목자라는 교리는 신천지가 만들어 낸 교리다. 새 언약의 목자라는 자리에 이만희 교주를 등장시키기 위한 시나리오에 불과한 것이다.

성경에 약속된 목자는 오직 예수 그리스도 한 분뿐이다(12:11,25:32). 나보다 먼저 온 자는 다 절도요 강도라고 하셨다(10:8). 또한 이만희가 계시록시대의 유일한 대언자인 양 자처하는데 우리에게 대언자는 오직 한분 예수 그리스도(요일2:1)밖에 없으시다. 대언자의 원어는 파라클레토스인데, 요한복음 1526절의 진리의 성령과 같은 단어다. 또 다른 보혜사(14:16)도 마찬가지로 똑같은 단어 파라클레토스다. 오늘날 많은 이단교주가 또 다른이라는 미묘한 말장난으로 자신이 성령이며 보혜사임을 자처하고 있다.

결단코 다른 복음은 없다(1:7). “이 예수는 너희 건축자들의 버린 돌로서 집 모퉁이의 머릿돌이 되었느니라. 다른 이로서는 구원을 얻을 수 없나니 천하 인간에 구원을 얻을 만한 다른 이름을 우리에게 주신 일이 없음이니라 하였더라”(4:11-12). 예수님만이 유일한 구원자시다.

이제는 나만 조심하면 된다는 안일한 사고방식에 머물러서는 안 되겠다. 정말 제대로 알고 연구해서 대처하고 더 이상 피해자가 없도록 알리는 일을 적극적으로 해야겠다. 그리고 진심으로 기도해야겠다. 이리들에게 빼앗긴 주님의 양들과 교회들을 위해서 말이다. 양을 위해 목숨을 바치신 목자 예수님의 심정을 품고 기도해야겠다.

주선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