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많이 기도해야 합니다

연세중앙교회에서 주최한 느헤미야 국가 금식기도회에 참석했다. “Call To Prayer! 주님의 소집 명령입니다!”라는 문구에 답하듯 강대상 바로 아래까지 올라가 무릎을 꿇은 청년들, 맨 앞자리부터 3층까지 여러 단체와 성도들로 성전이 가득 찼다.

황교안 전 국무총리, 이정훈 교수, 이용희 교수가 강사진으로 나섰고, “아멘이라고 화답하며 매 시간 뜨거운 기도를 이어갔다. 황교안 전 국무총리는, “위기가 오면 좌절하는 사람이 많지만 그리스도인은 달라야 한다.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 기도하며 길을 찾으면 길이 있다. 사도행전에 베드로가 복음을 전하다 옥에 갇혔는데, 성도들이 합심하여 간절히 기도했고 베드로를 묶었던 쇠사슬이 풀리고 옥문이 열렸다. 하나님께서 함께하신 것이다. 어떤 위기에도 길이 있다. 기도하면 하나님께서 길을 열어주신다. 기도가 답이다.”라고 말하였다. 또 윤석전 목사님은 기도의 필요성을 못 느끼게 하는 것과 기도를 못하게 하는 것은 마귀 역사라고 말하며, “성경은 쉬지 말고 기도하라 한다. 기도하라고 하신 것은 우릴 도와주신다는 것이다. 단 하나도 우리 스스로의 능력으로 할 수 없다. 하나님의 도움 없이 할 수 없다며 기도를 독려했다.

두 손을 번쩍 들고 목 놓아 주님을 부르는 수많은 성도들의 기도의 향연에 오랫동안 기도를 소홀히 했던 내 안에도 작은 불씨가 당겨졌다.

주님, 저 좀 살려주세요. 주님 없이 살아갈 수 없습니다. 다시 기도할 수 있는 힘과 십자가를 달게 지고 갈수 있는 은총을 주소서. 게으르고 악한 죄인을 긍휼히 여겨주소서.” 볼을 타고 눈물이 흘러내렸다. 주님께 죄송했다. 직분이 부끄러울 정도로 기도를 등한시하고 성전에서 멍한 표정으로 앉아 있던 날이 반성이 되었다. 요 몇 달간, 여러 가지 질병을 통해 하나님께서는 영혼의 호흡을 멈춘 자에게 주시는 고통과 불편함이 어떤 것인지 뼈저리도록 느끼게 해주셨다. 그만 기도의 자리로 나오라고 몸을 통해 말씀하신 것이었다.

그리스도인들은 사무엘처럼,‘나는 기도를 쉬는 죄를 범치 않으리라고 거듭 거듭 고백해야만 한다. 하나님을 뜨겁게 사랑하고, 그 안에서 하나님의 사역을 펼쳐나갔던 이들은 모두가 끊임없이 기도하는 사람이었다.

마더 데레사(1910-1997)가 미국을 방문했을 때, 수많은 취재진이 기다리고 있었다. 기자들이 많은 질문을 던졌다. “미국인들에게 전할 메시지는 무엇입니까?” “사랑하십시오. 베푸십시오.”라는 말들을 예상했지만 데레사는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힘 있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미국인들은 더 많이 기도해야 합니다.” 데레사는 자신을 하나님과 연결해주는 기도의 힘에 자신이 얼마나 전적으로 의지하는지를 자주 언급했다. “모든 것은 기도에서 시작됩니다. 사랑할 수 있도록 하나님께 청하지 않고서는 사랑할 수 없고, 다른 이에게 줄 수 있는 사랑도 적어집니다. 오늘날 사람들이 그토록 자주 가난한 사람들에 대해 말하면서도, 가난한 이들에 대해서는 잘 모르듯이 기도에 대해서도 늘 많은 말을 하지만 실제로는 기도할 줄 모릅니다.”

또한 기도하는 방법을 모르면 기도하기 어렵다면서 기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침묵이라고 했다. “침묵 없는 기도의 삶이란 있을 수 없습니다. 모든 것은 기도에서 시작되는데 이 기도는 마음의 침묵에서 탄생합니다. 그러기에 우리는 영혼의 고요함, 눈의 고요함, 입술의 고요함을 지닐 수 있도록 끊임없이 자신을 훈련해야 합니다.”

소음과 끊임없는 불안 사이에서는 결코 하나님을 발견할 수 없다. 그래서 데레사는 하나님과 홀로 있기 위한 시간을 일부러라도 만들기를 당부했다.

우리는 개인적으로든 공동체적으로든 하나님과 홀로 있기 위한, 깊은 침묵으로 들어가는 시간을 일부러라도 만들어야 합니다. 모든 것에서 온전히 벗어나 하나님의 사랑스러운 현존에만 머물 수 있어야 합니다.”

데레사는 매일 일과 중에 자주 기도하려고 노력하면 더욱 훌륭한 기도를 바칠 수 있을 것이라고도 했다. “여러분은 일하는 동안에도 기도할 수 있습니다. 일은 기도를 방해하지 않으며 기도 또한 일을 방해하지 않습니다. 그분을 향해 아주 조금만 마음을 들어 올리는 것으로 충분합니다. ‘하나님, 저는 당신을 사랑합니다. 저는 당신을 신뢰합니다. 저는 당신을 믿습니다. 지금 저에겐 당신이 필요합니다.’ 이렇게 단순한 고백도 훌륭한 기도입니다.”

기도로 하나님의 마음을 움직이십시오, 라고 하며 건강을 잃어도, 물질을 잃어도, 수많은 사람들이 외면해도, 아무리 해야 할 일이 많아도 기도를 잃지 않았던 데레사는 위대한 기도의 사람으로 죽는 그날까지 살았다.

죽으면 기도할 필요가 없으니 살아 있는 동안 열심히 기도해야 한다고 말씀하셨던 이용도 목사는, 처음 목회를 시작할 때 10일간의 금식기도를 한 날부터 기도의 사람이 되었다. 새벽이나 밤중에나 산기슭에서나 교회서나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기도하는 기도 꾼이었다. 눈이 쌓여 발이 푹푹 빠지는 겨울에도 바위위에 엎드려 기도하시고, 세찬 바람에 숨이 헉헉거려도 밤새도록 일어날 줄 모르고 기도했다. 집회를 하기 전에도 기도, 집회를 끝내고도 기도, 무슨 일이든 기도로 시작하여 기도로 마쳤다.

기도보다 더 큰 일이 없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나는 종종 기도를 못할 때가 있습니다. 기도가 없어 밥을 굶는 것보다 더 가련하고 옷을 벗은 꼴보다 더 불쌍한 것입니다. 마귀는 나의 기쁨을 빼앗으려 하지 않습니다. 저는 지혜로운 놈이라서 나의 평화와 힘과 신앙과 열심을 빼앗으려고 직접 손을 대지 않습니다. 저는 무엇보다도 내 기도 하나만을 빼앗으려고 하는 아주 묘한 자입니다. 나의 신앙으로 되는 생활의 전체가 모두 기도 위에 건설되어 있으며, 기도 속에서 형체를 이루는 것이므로 저는 나의 기도를 상하고 무너뜨리는 것을 가장 큰 일로 삼습니다.”

가뭄이 오래면 바닥이 갈라지듯 기도의 가뭄이 오래면 마음 밭은 갈라진다. 기도를 놓아버리면 사명의 끈도 녹슬고, 사랑도 식어버린다. 오직 기도만이 살 길이요, 모든 문제의 답이다. 기도 없이는 살 수도 없고, 죽을 수도 없고, 말할 수도 없고, 잠잠할 수도 없으니 그저 기도하라고 하였던 이용도 목사의 가르침을 힘써 따르자.

우리의 메마른 심령에 다시 은혜의 빗줄기가 내리도록 더 많이 기도하자. 우리의 소원을 이루어 주시든 안 주시든 이는 주님의 일이다. 낙심치 말고 우리는 단지 기도의 향을 피우는 일을 그치지 말자. 내 몫에 태인 십자가가 제 아무리 어렵더라도 늘 기도하면서 주님께로 더 가까이 나가자. 주님이 곧 문 앞에 이르리라. 정신을 차리고 깨어나 기도의 무릎을 다시 꿇자. 주님의 긍휼이 강같이 흘러 메마른 이 땅을 적시도록 두 손을 높이 들자. 우리의 무릎이 하나님의 나라를 위한 거룩한 터전으로 확장되도록 하자. 기도의 용사들이 되어 개인의 영성과 속한 단체와 나라와 민족을 위해 우리의 손을 높이 들자. 주님의 성령이 나에게 임하시도록. 우리 단체에 임하시도록. 이 나라와 이 민족위에 어서 임하시도록.

이지영